오버부킹 탑승객 강제로 끌어내려

         정원을 초과해 항공권을 판매(오버부킹)한 유나이티드 항공사가 탑승객을 강제로 끌어내려 비난이 일고 있다. 9일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을 출발해 켄터키주 루이빌로 향할 예정이었던 유나이티드 항공 3411편에서 한 아시안 남성 승객이 공항 경찰 등 당국자에 의해 강제로 끌려 나오는 일이 발생했다. 다른 승객이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린 동영상을 보면 공항 경찰이 창가에 앉은 한 승객과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무력으로 이 승객을 끌어냈다. 이 과정에서 승객은 비명을 지르며 끌려 나오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장면이 보인다. 이 승객은 두 손을 잡히고 배가 드러난 채 출입문 쪽으로 질질 끌려갔다. 한 목격자는 “끌려 나오면서 좌석에 부착된 팔걸이에 입을 부딪혀 피를 흘렸다”고 전했다. 이날 폭력은 항공사가 오버부킹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이 비행기에 탔던 승객 타일러 브리지스는 “비행기에서 내리겠다는 승객에게 처음에 400달러를 제시했다 이어 800달러와 호텔숙박권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런 제안에도 지원자가 없자 항공사 측은 무작위로 네 명을 찍었고 세 명은 어쩔 수 없이 수락했으나 한 승객이 끝내 거부했다. 목격자는 이 승객이 “다음 날 아침에 환자를 진료해야 하기 때문에 내릴 수 없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끌려나간 승객은 몇 분 뒤에 다시 기내에 돌아왔으나 쫓아온 경찰에 다시 끌려나갔고 비행기는 예정시간보다 세 시간 늦게 이륙했다. 한편, 끌려나온 유혈 승객은 ‘베트남계 의사’로 밝혀졌다. 켄터키 주 한인회 강원택 회장은 연합뉴스에 유나이티드 항공 피해자가 베트남계 내과 의사인 데이비드 다오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다오는 베트남 사이공에서 의대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온 베트남계 미국인 의사다. 사건 직후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 등에서 피해자를 화교 의사라고 전하며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의 일방적인 결정과 조치에 항의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확인 결과 이는 사실 무근으로 밝혀졌다. 데이비드 다오는 미 방송매체 NBC와 인터뷰에서 “유나이티드 항공 탑승객 강제 퇴거 사태를 겪은 당사자로 현재 시카고 병원에 입원 중에 있다”며 “모든 것이 상처받은 상태다”고 말했다. 한편, 데이비드 다오는 9일 일리노이 주 시카고의 오헤어국제공항에서 켄터키 주 루이빌로 향하는 유나이티드 항공 여객기에 탑승했다가 변을 당했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보상금 800달러를 제시해도 지원자가 나오지 않자 하차 대상 4명을 무작위로 선발해 강제 하차시켰다.  승객을 끌어내리는 과정에서 다오 박사의 얼굴이 피투성이가 되는 등 거친 몸싸움이 오간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도 포착됐다.

유나이티드항공 시총 2억5500만달러 날아가

         시장이 복수했다. 승객을 강제로 끌어내린 유나이티드 항공이 주식시장에서 급락을 면치 못했다. 11일 뉴욕증시에서 유나이티드항공의 주가는 장중 4%나 급락해 10억 달러의 시가총액이 사라졌다. 그러나 오후에 오스카 무노즈 유나이티드항공 최고경영자(CEO)가 사과를 하자 낙폭을 줄여 전일대비 1.1% 하락하는 선에서 마감했다. 이로써 유나이티드 항공은 하룻새 2억5500만달러의 시총이 날아갔다. 지난 10일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서 이륙, 켄터키 루이빌로 향할 예정이던 유나이티드항공 3411편은 정원보다 많은 탑승객 예약을 받았단 사실을 뒤늦게 확인하고 승객 중 4명을 임의로 택해 강제로 내리도록 했다. 4명 가운데 3명은 항공사의 요구에 응했지만 한 중년 남성이 내리기를 거부하며 항의하다 공항 경찰에 의해 끌려 나갔다. 이 중년의 남성은 베트남계 미국인 의사로 다음날 환자와의 예약 때문에 반드시 비행기에 탑승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영상에는 비행기 밖으로 나가기를 거부하는 남성의 모습과 승무원이 그를 강제로 끌어내는 장면이 담겨 있다. 피해자는 셔츠가 위로 말려올라간 채 비행기 바닥에 눕혀 끌려나갔고 입술에서는 피가 났다. 승객들이 휴대폰으로 이를 촬영했고, 동영상은 트위터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문제의 동영상은 전세계인의 분노를 자아냈다.

유나이티드항공 강제퇴거 승객 막강 변호인단 구성

        강제로 끌어내려진 피해자가 막강 변호인단을 구성하고 법적 대응에 나섰다. 12일 시카고 언론은 유나이티드항공 사태 피해자인 베트남계 미국인 의사 데이비드 다오(69, 사진) 박사가 개인 상해 소송 분야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토머스 데메트리오(70) 변호사와 기업 상대 소송 전문 스티븐 골란(56) 변호사에게 소송 대리를 맡겼다고 보도했다. 데메트리오 변호사는 미국 법률전문 매체 ‘내셔널 로 저널’(NLJ)이 선정한 미국 톱10 변호사, 일리노이주 톱10 소송전문 변호사에 이름을 올린 바 있는 베테랑 법조인으로, 시카고 변호사협회장과 일리노이 소송변호사협회장 등을 지냈다. 시카고 트리뷴은 데미트리오의 로펌 웹사이트를 인용, 그가 의료과실·제조물 책임·항공사고·상업분쟁 관련 소송을 대리하면서 성사시킨 합의금 규모가 10억 달러이상이라고 전했다. 시카고 원고대리전문 변호사협회 밥 클리포드는 “데미트리오 변호사가 이 사건을 수임하면서 유나이티드항공은 발 디딜 틈이 없어졌다”며 “그는 항공 소송 전반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다오 박사의 입장을 잘 대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유나이티드항공의 대응을 좌지우지할 능력을 갖췄다”고 평했다. 뉴욕주 형사소송 전문 변호사 랜디 젤린은 보상금 논의가 최소 수백만 달러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방검사 출신 마이클 윌즈 변호사는 다오 박사가 의도적 감정침해, 명예 훼손, 환자들에게 미친 영향, 업무상 손실, 본인과 가족에게 가해진 심리적, 육체적 고통 등에 대한 보상을 요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오 박사는 베트남 호치민 의대를 졸업한 내과 전문의로, 켄터키 주 루이빌 인근 엘리자베스타운에서 부인(테레사 다오, 69, 소아과 전문의)과 함께 병원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일요일인 9일 일리노이 주 시카고의 오헤어국제공항을 출발, 켄터키 주 루이빌로 가는 유나이티드항공 여객기에 탑승했다가 상상 밖의 변을 당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여객기에 좌석이 초과 예약됐다며 탑승객에게 자발적 좌석 포기를 요구했고, 보상금 800달러를 제시해도 지원자가 나오지 않자 하차 대상 4명을 “무작위”로 선발했다. 그러나 그 4명에 포함됐던 다오 박사는 “내일 오전 예약 환자가 있다”며 하차를 거부했고 항공사 측이 공항 경찰을 동원, 폭력적으로 강제 퇴거시키는 과정이 소셜미디어에 공개되면서 세계적인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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