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라디오국 PD들이 파업에 돌입한 날, MBC 상암동 사옥은 변함없는 모습으로 일상을 보내고 있다. MBC 라디오국 소속 PD 40명은 28일 오전 5시를 기점으로 전면적인 제작 중단에 들어갔다. 이로 인해 MBC FM4U ‘세상을 여는 아침 이재은입니다’ ‘굿모닝FM 노홍철입니다’ 등이 결방, 음악 특집 프로그램으로 대체됐다. 같은 날 상암동 MBC 홀에서는 드라마 ‘병원선’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제작발표회에 앞서 둘러 본 MBC는 고요했다. MBC 경영, 방송센터 1층 입구 한켠 기둥 옆에서는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의 총파업 찬반 투표가 진행중이었다. 이들은 ‘조합원 여러분 투표하세요’ ‘기자에게 펜을, 아나운서에게 마이크를!’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세우고 투표를 독려했다. 2m 거리에서는 ‘병원선’ 제작발표회 준비가 한창이었다. ‘병원선’ 제작발표회로 인해 MBC 사옥은 오히려 축제 분위기였다. ‘병원선’ 주연배우들을 보기 위해 온 팬들이 엘리베이터 앞에 진을 치고 있었고, 제작발표회장 주변에는 주연배우들 팬들이 보낸 쌀 화환이 즐비했다. 제작발표회에 참여한 MBC 직원들 표정도 밝았다. 삼삼오오 모여 웃으며 수다를 떨기도 했다. MBC 라디오 PD들은 지난 24일 성명서를 통해 “제작 자율성 말살의 최종 책임자인 김장겸 사장,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 백종문 부사장, 라디오 추락의 주범인 김도인 편성제작본부장은 사퇴하라”고 밝히고 이날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여기에 더해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는 24일부터 총파업 찬반 투표를 시작한 상태다. 블랙리스트 노조파괴 저지, 공정방송 단체협약 체결, 총파업 등을 안건으로 한 이번 투표는 29일까지 진행된다. 안건이 가결되면 MBC는 9월 4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MBC 파업은 2012년 170여 일간의 파업 이후 5년 만의 일이다. 한편 김장겸 사장은 지난 23일 확대간부회의에서 MBC 블랙리스트에 대해 “본 적도 없는 문건으로 교묘히 ‘블랙리스트’라는 단어로 연결해 경영진을 흔들고 있다”며 음모론을 제기했다. 이어 “언론노조가 회사를 전면파업으로 몰고 가려는 이유는 한 가지로밖에 생각할 수 없다. 유례없이 언론사에 특별근로감독관을 파견하고 각종 고소·고발을 해봐도 경영진에게 책임을 물을 근거가 없으니, 정치권력과 결탁해 합법적으로 선임된 경영진을 억지로 몰아내려는 게 아닌가”라는 입장을 밝혔다.

제작비 회당 10억대‘김은숙 드라마’SBS와 결렬

         김은숙 작가의 차기작으로 이병헌과 김태리가 주연을 맡은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방송사가 SBS에서 tvN으로 바뀌었다. 이를 두고 “제작사 측이 방송국에 회당 제작비로 15억원을 요구했기 때문이다”거나 “회당 15억 요구는 말도 안 된다”는 등 말들이 오가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10억이 넘게 투입되는 대작 드라마가 지상파인 SBS에서는 안되는데, 케이블 채널인 tvN에서는 어떻게 가능한가 하는 점이다. SBS에서도 열심히 계산기를 두드렸을 것이다. 특히 김은숙 작가와 김은희 작가는 SBS에서 작품 대부분을 써온 만큼 1차적 딜은 SBS에서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김은숙 작가의 초대박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KBS에 보내게 됐고, 제작비 문제가 아닌 대본에 대한 의견 차이때문이었지만 최고의 드라마였던 ‘시그널’을 tvN으로 넘겨야 했다. 현재 드라마 제작 환경은 지상파가 케이블보다 더 열악한 편이다. SBS는 회당 10억 넘는 드라마를 제작하기 어렵다. 요즘 상황으로는 최대 회당 제작비가 5억~6억원선이다. 회당 5억8천만원이 투입된 ‘육룡이 나르샤’가 SBS의 최대 마지노선이다. 동남아 한류 저변이 올라오는 중이라고 하지만, 여전히 광고 판매시장이 좋지 않고 중국판권 판매 금지는 아직 풀리지 않았다. 게다가 내년에는 평창동계올림픽, 러시아 월드컵, 지방선거 등 빅이벤트가 3개나 된다. 빅이벤트가 많으면 지상파 드라마는 무조건 적자가 난다. 드라마를 방송하다가 중단하고 한달 후에야 후반부를 봐야할지도 모른다. 드라마 제작편수는 늘어나, 높은 제작비를 들이고도 캐스팅이 잘 안된다. 과거 같으면 2~3번째 주인공이 이제 모두 첫 번째 주인공이 되는 상황이 왔음에도 제작비는 줄지 않고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반면 CJ E&M 같은 케이블 방송사는 16개의 방송채널을 한꺼번에 돌리면 수십 번의 재방송을 내보낼 수 있다. 보다 안정적이고 다양하며 공격적인 편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중간광고 PCM을 회당 2번이나 할 수 있다. 재방 편성에 제한이 많은 지상파와 달리 케이블은 16개 채널에서 계속 재방을 하며 패키지 광고료를 높일 수 있다. 과거에는 케이블 광고료가 지상파보다 훨씬 낮게 책정됐지만 요즘 tvN과 JTBC의 몇몇 편성시간대 광고료는 지상파보다 훨씬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설경구,‘설현 백치미’ 발언 사과“순수하다는 뜻, 잘못 표현”

         배우 설경구가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 김설현에 대해 “백치미가 있다”고 표현한 점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설경구는 29일 자신의 공식 팬카페에 “어제 기자간담회 때 설현 씨에 대한 저의 표현이 적절하지 못한 잘못된 표현이었던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좋게, 순수하고 하얀 도화지 같다는 표현을 하고 싶었는데 저의 짧은 생각으로 표현이 잘못됐다”면서 “설현씨에게 사과 드렸고 언론개별 인터뷰 때 공식적으로 사과를 드리겠습니다”라고 거듭 사과의 뜻을 밝혔다. 또 설경구는 “앞으로 말하고 표현하는 데 있어도 항상 신중하도록 하겠습니다. 걱정해주셔서 감사하고 모든 서툰 점 늘 배우는 마음으로 살겠습니다.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설경구는 지난 28일 ‘살인자의 기억법’ 언론시사회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설현 씨는 순백의 느낌이 있다. 일찍 활동을 시작해 나이보다 성숙된 모습을 보일 수 있을텐데, 이 친구는 전혀 그런 게 없고 백치미가 있다. 여배우가 백치인 건 좋은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저작권자 © 주간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