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버 소재 투자관리협회 카스넬슨씨 주장

        세계최대 정보기술(IT) 기업인 애플이 자동차 산업에 진출할 경우 전통적인 내연기관 자동차들이 거리에서 퇴출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브랜드 가치 1위인 애플이 자동차를 생산할 경우 애플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 때문에 빠른 속도로 자동차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월가의 저명한 투자 매니저이자 덴버 소재 투자관리협회(Investment Management Associates)의 수석투자관을 맡고 있는 비탈리 N. 카스넬슨(사진)은 최근 마켓워치에 기고한 ‘애플 자동차가 전통 자동차들을 도로에서 퇴출시킬 수 있다’(The Apple Car could run traditional automakers off the road)라는 제하의 기고문을 통해 멀지 않은 미래에 내연기관 자동차들은 박물관의 유물 신세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카스넬슨은 최근 테슬라를 방문해 전기차를 본 뒤 “아하! 바로 이거로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커다란 수박 크기의 엔진 등 모두 18개의 파트로 구성돼 있는 테슬라 전기차를 본 뒤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기존 자동차들의 시대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다음은 그의 기고문을 요약한 것이다. 월가에서는 요즘 자동차 제조회사와 딜러십 회사의 주식이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러나 파티는 곧 막을 내릴 것이다. 테슬라와 애플이 자동차를 팔기 위해 기존의 딜러십 모델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자동차 회사와 소비자간 직거래가 불법인 주들도 있다. 그러나 미국의 헌법도 27번이나 수정을 거쳤다. 자동차 판매와 관련된 법률이 바뀌지 말라는 법이 없는 것이다. 전기차의 부품은 몇가지 안된다. 고장 날 것도 별도 없다. 그렇다보니 서비스 받을 일도 적을 것이다. 전통적인 딜러십의 가장 중요한 수입원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전기차의 놀라운 점은 스마트폰과 그리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테슬라는 자동차 회사라기보다 소프트웨어 및 배터리 생산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들은 차에 대한 동경을 지니고 있다. 웬만한 베이비부머들은 자신이 몰던 자동차의 출력과 엔진 스펙 등을 줄줄이 꿴다. 그러나 X세대(1960년대 출생한 세대) 꼬리부분에 해당하는 막내들과 밀레니얼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들에게 자동차의 출력을 물어볼 경우 이들은 그 답을 얻기 위해 인터넷 검색을 해야 할 것이다. X세대 막내들과 밀레니얼세대들은 차에 대한 동경을 그다지 지니고 있지 않다. 대신 그들은 애플과 구글 브랜드에 대한 높은 충성도를 지니고 있다. 애플이 자동차 산업에 뛰어들 경우 큰 성공을 거두게 될 것이다. 매우 위력적인 파장이 일 것이다. 애플은 또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지니고 있다. 무한정하다고 할 정도의 자원도 지니고 있다. 애플은 연간 1500억달러 규모의 순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당시 지배적 휴대전화 제조업체였던 노키아가 아이폰과의 경쟁에서 패배한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노키아는 너무나도 많은 제도적 지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노키아는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의) 피처폰에 아이큐(IQ)를 입히기 위해 애를 썼다. 노키아는 그동안 사용해온 심비안 운영체계(OS)를 스마트폰 OS로 전환시키는 데 매달렸다. 애플은 노키아에게 스마트폰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노키아는 이를 스마트폰으로 인식하지 못했다. 단지 또 다른 피처폰으로만 여겼던 것이다.  테슬라를 바라보는 제너럴모터스(GM)의 태도 역시 처음 아이폰을 대하던 노키아의 반응과 다르지 않다. GM의 전기차인 ‘볼트 EV’는 기존의 내연방식 차량인 쉐비 볼트에 전기차 엔진만 얹은 것이다. 만일 전통적인 내연기관 자동차 회사들이 기존 조직과는 완전히 분리된 ‘사일로 조직’을 만들어 운영하지 않는다면 기존의 엔지니어들이 전기차 엔지니어로 사고방식으로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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