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만에 올림픽 성화 국내 봉송 및 월드컵 본선진출 공동 1위

타오른 평창 불꽃
30년 만에 올림픽 성화 국내 봉송

          고대 올림피아 헤라 신전에서 뜨거운 불꽃을 피운 ‘평창 성화’가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우리나라에 도착해 전국을 돌며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 개최의 기운을 불어넣고 있다. 모두를 빛나게 하는 불꽃’이라는 평창올림픽 성화는 지난 10월 24일 그리스 올림피아의 헤라 신전에서 채화돼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을 100일 앞둔 11월 1일 그리스를 떠나 전세기를 타고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안전램프에 담겨 전세기에 실린 ‘평창 불꽃’은 기내에서 3인 1조로 이뤄진 ‘성화 지킴이’의 세심한 보호 속에 긴 비행을 마치고 우리나라 땅을 밟았다.

한국축구, 천신만고 끝에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한국축구가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을 시작으로 9회 연속 본선 무대를 밟게 된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대표팀이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보여준 부진한 경기력 탓에 거센 비판에 휩싸였다가 마지막 경기까지 가서야 겨우 티켓을 거머쥐었다. 최종예선 도중 감독이 교체되는 초유의 사태도 맞았다. 감독이 바뀐 이후에도 경기력은 나아지지 않으면서 본선행을 장담할 수 없었다. 지난해 10월 테헤란에서 열린 최종예선 4차전에서 홈팀 이란에 0-1로 패하면서 시작된 대표팀에 대한 불신은 올 3월 들끓었다. ‘공한증’을 앓았던 중국과 원정 6차전에서 0-1로 패하고, 이어진 홈 경기에서 약체 시리아에 졸전 끝에 1-0으로 간신히 이겼기 때문이다.

LPGA 슈퍼루키 박성현 열풍
39년 만에 신인 3관왕

          이미 국내에서 골프 스타로서 인기를 누리던 박성현(24)은 올해 미국 진출로 명실공히 국제적인 스타가 됐다. 여자골프 최고의 무대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올해 정식 데뷔한 박성현은 신인을 넘어 최고 여자 골퍼 자리에 올랐다. 3월 HSBC 위민스 챔피언스 3위로 정식 데뷔 첫 무대를 가뿐하게 출발한 박성현은 데뷔 첫 우승을 메이저대회인 7월 US여자오픈에서 차지했다. 박성현은 8월 캐나다 퍼시픽 여자오픈에서 시즌 2승을 달성하면서 대세 자리를 굳혔다. 올해 출전한 23개 대회에서 ‘톱10’에 11차례나 이름을 올린 박성현은 신인답지 않은 성적으로 일찌감치 신인왕을 확정했다.

KIA, 8년 만에 통합우승
양현종 MVP 석권

          KBO리그 한국시리즈 최다 우승팀 KIA 타이거즈는 2017시즌 ‘왕좌’에 복귀하며 우승 횟수를 11번으로 늘렸다. 시즌을 앞두고 최형우(34)를 4년 총액 100억원에 영입한 KIA는 전반기 강력한 타선을 앞세워 선두로 치고 나섰다. 6월 27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7월 5일 문학 SK 와이번스전까지 달성한 세계 기록 ‘8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은 가공할만한 KIA 타선을 설명한 키워드다. 고비도 있었다. 시즌 초부터 허약한 뒷문으로 골머리를 앓았던 KIA는 기억에 남을만한 역전패도 적지 않게 겪었다. 특히 두산 베어스의 추격이 거셌다. 전반기 KIA에 13게임 뒤졌던 두산은 후반기 맹추격을 벌여 시즌 막판 공동 선두로 올라서기도 했다.

전설 속으로 떠난 이승엽
KBO리그 첫 은퇴투어

           ‘국민타자’ 이승엽(41·삼성 라이온즈)은 마지막까지 ‘홈런왕’의 위용을 잃지 않았다. 이승엽은 10월 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2017 KBO리그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연타석 아치를 그렸다. 팬들에게 전하는 마지막 선물이었다. 이승엽은 2017시즌을 끝으로 은퇴했다. 영원히 타석을 지킬 것 같던 국민타자가 떠났다. 이승엽이 택한 마지막 모습은, 단호하고도 아름다웠다. 이승엽은 일찌감치 자신이 은퇴 시점을 정했다. 아쉬워하는 팬들의 목소리에도 “떠날 때가 됐다. 내가 현역으로 남으면 팀에 부담만 안긴다”며 ‘2017시즌 뒤 은퇴’를 선언했고, KBO리그는 최초로 은퇴 투어를 치르며 국민타자를 예우했다. 8월 11일 대전을 시작으로 9월 30일 잠실까지, 9개 구단은 방문 팀 타자 이승엽을 위한 은퇴행사를 열었다.

박지성 넘은 손흥민
아시아선수 EPL 최다 골 달성

            올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25)은 그간 아시아 선수들이 유럽 무대에서 세운 기록을 줄줄이 갈아치웠다. 기록 행진은 일찍부터 시작됐다. 손흥민은 4월 왓퍼드와의 2016-2017 EPL 정규리그 경기에서 시즌 10호·11호 골을 넣으며 기성용이 보유한 아시아 선수 EPL 정규리그 시즌 최다 골(9골)을 넘어섰다. 탄력을 받은 손흥민은 5월 레스터시티와의 경기에서 리그 13·14호 골, 시즌 20·21호 골을 한꺼번에 넣으며 차범근이 1985-1986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기록한 한국인 한 시즌 유럽리그 최다 골(19골)을 31년 만에 경신했다. 이 경기에서 손흥민은 박지성이 보유하고 있던 한국 선수의 잉글랜드 통산 시즌 최다 골 기록(27골) 역시 새로 썼다.

‘10초07’…
육상 김국영, 100m 한국 신기록

           김국영(26·광주광역시청)은 2017년에도 한국 단거리 육상의 역사를 새로 썼다. 김국영은 6월 27일 강원도 정선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7 코리아오픈국제육상경기대회 남자 100m 결승전에서 10초07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로써 그는 한국신기록 달성과 동시에 런던 세계선수권대회 기준 기록(10초12)도 통과했다. 한국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김국영의 다섯 번째 한국신기록이다. 김국영은 2010년 6월 7일 대구에서 열린 전국 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예선에서 10초31을 기록, 고 서말구 해군사관학교 교수가 1979년 멕시코에서 세운 한국기록 10초34를 31년 만에 바꿔놨다. 그리고 당일 준결승에서 10초23으로 또 한 번 한국신기록을 작성했다.

축구감독 수난
슈틸리케·히딩크 논란

           ‘갓(God)틸리케’라고 불리던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이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졸전을 거듭하다가 끝내 경질됐다. 지난 3월 중국 창사 원정경기에서 0-1로 패하더니 6월 약체 카타르와 원정경기에서도 2-3으로 져 본선 진출마저 위태롭게 됐다. 팬들의 거센 비난에 직면한 대한축구협회는 결국 슈틸리케 감독을 퇴진시켰고 이용수 기술위원장도 함께 물러났다. 이용수 위원장 후임인 김호곤 전 기술위원장은 기술위원회 위원들을 물갈이한 뒤 난상토론 끝에 ‘전문 소방수’ 신태용 감독을 선임했다. 신 감독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2017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지휘봉을 잡아 적극적인 공격 축구로 축구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아듀’ 태릉선수촌
진천선수촌 시대 개막

          국가대표 선수들의 새 보금자리인 진천선수촌 공식 개촌과 함께 태릉선수촌은 소임을 마감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국가대표 진천선수촌은 지난 9월 27일 개촌식을 열고 한국 체육 새로운 100년을 선도할 진천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충북 진천군 광혜원면의 159만4천870㎡ 부지에 조성된 새 금메달의 산실 진천선수촌은 시설과 규모에서 세계 최대 종합 스포츠 훈련 시설을 자랑한다. 총 5천130억원을 투입해 착공 8년 만인 올해 9월 완공된 진천선수촌은 숙소 8개 동 823실, 21개 훈련 시설을 갖춰 최대 35개 종목 1천150명의 선수가 한꺼번에 훈련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탄생했다. 숙소 3개 동 358실, 12개 훈련소에 불과하던 태릉선수촌보다 훨씬 큰 인프라다.

정현, 한국 선수로
14년 만에 ATP 투어 우승

           한국 테니스의 희망 정현(21·한국체대)이 14년 넘게 끊어졌던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에서 한국 선수의 명맥을 이었다. 정현은 11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ATP 투어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총상금 127만5천 달러) 단식 결승에서 안드레이 루블레프(20·러시아)를 3-1(3-4<5-7> 4-3<7-2> 4-2 4-2)로 제압하고 자신의 첫 투어 대회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올해 5월 BMW오픈 4강이 자신의 투어 최고 성적이었던 정현은 이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면서 한국 선수로는 무려 14년 10개월 만에 ATP 투어 우승의 쾌거를 이뤄냈다. 한국 선수가 ATP 투어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2003년 1월 이형택(41)이 아디다스 인터내셔널 정상에 오른 것이 최근 사례였다. 정석진 전 삼일공고 테니스부 감독의 차남인 정현은 형인 정홍(24)도 실업 현대해상에서 선수로 활약 중인 ‘테니스 가족’의 막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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