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개막식 이모저모

김현주 국장(이하 김): 오늘은 평창올림픽 아닌가요? 콜로라도 스프링스 행사 때 많이 추웠다면서요?
이강규(이하 이): 네, 평창올림픽을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사실은 이재용 판결을 하려고 했었는데요, 뭔가 밝은 뉴스가 나은 것 같기도 하고, 콜로라도 스프링스 행사도 다녀오고 해서 올림픽으로 속칭 뽕을 뽑으려고요.(웃음)
김: 추워야 동계올림픽이죠.(웃음) 행사 후기는 다른 기사로 나가는데, 뭔가 다른 이슈가 있나요?
이: 사실 이번 올림픽이 우려가 많았던 올림픽이라서요. 최순실 국정농단의 핵심이 문화·예술·스포츠였고 그 중심에 평창도 있었거든요. 게다가 일반적으로 올림픽의 저주라고 올림픽을 치르면 그 적자로 인한 후유증으로 주최국이 고생한다는 것인데 여기에 국정농단 사태까지 겹쳐서 정말 속칭 ‘망작’이 될 뻔했죠.
김: 대통령이 나서서 독려하고 이러는 게 여러 차례 보도되었었죠? 그만큼 여건이 좋지 않았다는 거겠죠?
이: 네, 그렇습니다. 일단 국민적 관심이 저조하니까 기업체들의 후원도 어렵고 그랬죠. 그래서 문 대통령이 평창 올림픽 홍보대사를 맡아서 발벗고 나섰습니다. 송승환 총감독이 문재인 정부 출범 후에 바로 예산이 100억 증액되면서 숨통이 트였다고 할 정도였으니까요. 그 덕분인지 모르겠지만, 동계 올림픽 사상 최대 규모가 달성되었고요. 북한까지 와서 그야말로 IOC도 함박 웃음이죠.
김: 북한이 참가한 게 IOC까지 기뻐할 정도인가요? 안전 때문에 그랬나요?
이: 그보다는 돈 문제죠. 전 세계 이목이 확 쏠리면서 홍보효과가 엄청나 졌고요. 덕분에 광고와 스폰서 계약이 급증했다는 후문입니다. 평창 조직위에도 1조원 가까운 금액이 배분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김: 개막식 총감독 자리를 놓고도 최순실 입김이다 뭐다해서 말이 많았죠?
이: 네, 그렇습니다. 송승환 총감독인데요. 배우로도 유명했지만, 난타 기획자로도 유명하죠. 당시 정구호 연출가가 돌연 사임하면서 송 총감독이 차은택 라인이라는 말들이 많았죠. 아무튼 이번에 개막식이 잘 마무리되어 이런 논란은 불식될 것 같습니다.
김: 그럼 개막식 자체를 좀 살펴보죠. 이 기자는 생방송으로 봤나요?
이: 저도 사실 생방송으로는 못봤고요, 나중에 관련 영상들을 봤는데요. 개막식 다음 날 우연히 미국인 교수랑 이야기할 일이 있었는데요, 한국 사람이냐고 묻더니 개막식 봤다고 엄지척을 하더라고요. 아주 성공적이었다는 평이 대세입니다.
김: 뭔가 세련되면서도 감동적이고 그렇더군요. 한국의 공연수준이 많이 높아진 걸 실감했어요.
이: 네, 가장 화제가 된 것이 드론 오륜기인데요. 1218대의 드론이 하늘을 날면서 오륜기를 만든 겁니다. 사실 이 많은 드론들을 조종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쉬운 일이 아닌데 정말 멋지게 완성했죠. 기네스북에도 등재될 예정이라고 하고요.   
김: 통가 선수와 인면조도 화제된데요?
이: 통가 기수인 타우파토푸아 선수는 영하 10도에 육박하는 날씨에 상의를 완전 탈의하고 깃발을 들고 입장해서 주목을 끌었고요, 인면조는 사람 얼굴을 한 새 퍼포먼스인데 처음에는 흉측하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전세계 네티즌들이 여러가지로 패러디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김:  압권은 역시 김연아죠?
이: 맞습니다. 최종 성화주자는 계속 베일에 가려져 있었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김연아 선수를 예상하기는 했습니다. 그런데 그 등장방식이 감동적이었죠. 성화점화대 부근에 작은 아이스링크를 만들어서 김연아 선수가 간단한 스케이팅을 보여준 것인데요. 엘사의 실사판이라는 극찬이 쏟아졌습니다. 심지어 김연아 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었던 밴쿠버 올림픽의 주최국이었던 캐나다 중계자는 김연아를 다시 봐서 감동이라고 떨면서 말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김: 성화를 남북아이스하키 단일팀 선수들이 건네준 것도 인상적이었어요. 리허설도 안하고 한 거라면서요? 그 날 김연아 선수는 의상도 잘 어울렸고 분위기도 아주 좋더라고요. 여왕이라는 호칭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였어요. 아들만 둘이다 보니 그런 딸 하나 있으면 너무 좋겠어요.(웃음)
이: 지금도 늦지 않았습니다. 열심히 노력해보세요.(웃음)
김:  그 밖에 또 이야깃거리가 있나요?
이: 슬쩍 말을 돌리시는군요.(웃음) 개막식 후일담인데요, 개막식 공연이 다 끝나고 관람객들도 다 퇴장한 뒤에 공연팀들이 무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었는데요. 관중석에 이들 이름을 하나하나 대형으로 띄워줬다고 합니다.  약 3천 명 정도 되는데요. 연습 장면도 메이킹 필름으로 만들어서 깜짝쇼를 해줬다고 해요.
김: 정말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가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것으로 바뀐 느낌이 확 드네요.
이: 해외 언론단의 분위기도 매우 좋다고 합니다. 숙소나 프레스 센터 등 시설에 대해서도 호평이 이어지고 있고요, 더군다나 가장 중요한 밥이 화제라네요.
김: 먹는 게 중요하기는 하죠.(웃음) 원래 선수들 식단은 엄청 신경을 쓰잖아요?
이: 네, 그런데 이제는 해외 언론인들도 평창 구내 식당에서 아침을 먹기 위해 기본적으로 20분은 줄을 설 정도라고 하네요. 리우 올림픽 때 식사가 형편없었다던데 이번에 평창은 맛있다고 소문이 퍼져서 아침부터 몰린다고 하더라고요.
김: 세세한 것까지 잘 진행되고 있군요. 마지막까지 순조롭게 마쳤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 그런데 논란거리도 있었습니다.
김: 뭐죠? 공연 자체는 잘 마무리된 것 같아 보이던데요.
이: 네, 공연 자체 얘기가 아니고요. 미국 올림픽 주관 방송사가 NBC인데요, 개막식 중계과정에서 해설자인지 아나운서였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만,  망언을 해서 미국의 한인사회가 난리가 났습니다.
김: 콜로라도는 조용한데요.(웃음) 도대체 뭐라고 했나요?
이: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NBC 아나운서가 일본 대표단이 입장할 때 “일본이 한국을 1901년부터 1945년까지 강점했지만 모든 한국인들은 일본이 문화·기술·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본보기였다고 말할 것”이라고 발언했다고 합니다.
김: 미친 거 아니에요?
이: 네, 그런데 정중하게 사과를 해도 모자랄 판인데 오히려 NBC에서는 하도 사람들이 항의를 하니까 자사의 올림픽 공식 인스타그램에 한국 IP로는 아예  접속이 불가능하게 차단해버렸습니다. 나중에 결국 사과했지만 성의가 없었죠.
김: 첫 날부터 큰 잔치에 미국이 찬물을 끼얹네요. 펜스 부통령이 리셉션에 늦게 와서 5분 만에 떠난  것은 북한에 대한 메시지 때문이라는 점에서 외교적 결례에도 불구하고 양해가 될 수 있겠지만, NBC 가 아나운서의 실수를 바로 사과하지 않고 저렇게 대처했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네요. 올림픽 주최국에 대한 공부가 하나도 안되어 있다는 것이잖아요?
이: 네,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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