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역대 박스오피스 순위 10위권 안에 4개 작품 선정

    ‘아이언맨’ ‘어벤져스’ 등으로 유명한 마블 코믹스의 창시자인 스탠 리(Stan Lee·본명 Stanley Martin Lieber)가 향년 95세로 12일 세상을 떠났다. 17세이던 1939년 타임리 코믹스에 입사하면서 업계에 발을 들인 그는 80년 가까이 영화계의 숱한 기록을 깨며 할리우드 문화를 바꾼 인물로 남게 됐다. CNN은 스탠 리가 미국 대중문화 역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고 중요한 업적을 남기고 떠났다며 그가 헐리우드에 남긴 기록과 유산을 재조명했다.

    우선 스탠 리의 창작물을 바탕으로 영화 세계관을 구축한 디즈니의 마블 스튜디오는 발표한 20개 작품이 연달아 박스오피스 개봉 1위를 차지한 기록을 갖고 있다.  2009년 디즈니사가 40억 달러(4조5280억원)를 들여 인수한 마블 스튜디오는 10년동안 인수금액의 4배가 넘는 180억 달러를 벌어들이며, 헐리우드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브랜드로 성장했다. 인터넷 마케팅 연구 기업 컴스코어에 따르면 마블이란 이름 아래 디즈니, 20세기 폭스, 소니 등 여러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영화들이 지금까지 전 세계를 통틀어 약 300억 달러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컴스코어의 수석미디어 분석가인 폴 더개러비디언은“스탠 리가 만든 제작물과 그의 세계관이 세계 영화와 문화계에 미친 영향력은 헤아릴 수 없다”며“사실상 그 어떤 현대 예술가와도 비교할 수 없다”고 극찬했다.

    CNN은 스탠 리의 기념비적인 다섯 작품을 소개했다. 2000년 개봉한‘엑스맨’과 2002년작 ‘스파이더맨’은 할리우드에서 만화책도 엄청난 수익을 안겨줄 수 있음을 보여준 작품이다. 엑스맨은 전 세계에서 3억 달러를 벌어 들였고, 배우 휴 잭맨은 슈퍼스타 반열에 올랐다. 토비 맥과이어 주연의‘스파이더맨’은 개봉 당시 박스오피스 역사상 가장 많은 상영관을 기록하며 8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거둬들였다. 스파이더맨은 스탠 리가 만든 가장 인기 있는 캐릭터로 지금까지 50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2008년 등장한‘아이언맨’은 영화 산업을 완전히 뒤바꿔놨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주연을 맡은‘아이언맨’은 디즈니가 만든 마블 시네마틱 세계관과 스탠 리의 만화 책 히어로들 간의 이야기를 함께 연결해 주는 역할을 했다.

    2012년 개봉작‘어벤져스’는 미국 내에서만 개봉 일주일 만에 2억 달러의 수익을 거둔 첫 번째 영화다. 이 작품을 통해 스탠 리가 만든 작품 중 네 개의 작품이 역대 박스오피스 순위 10위권 안에 들게 되는 영광을 얻게 된다. 올해 개봉한‘블랙팬서’는 흥행 기록에 앞서 처음으로 흑인 감독이 제작하고 흑인이 주인공을 맡은 마블의 첫 번째 영화라는 의미가 있다. 할리우드에서 유색인종을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는 전 세계적인 흥행을 얻기 힘들다는 편견을 깬 작품이기 때문이라고 CNN은 평가했다. 백발에 선글라스를 쓴 모습으로 기억되는 스탠 리는 시력을 잃어 가는 것을 가장 힘들어했다고 전해진다. 그가 좋아하는 만화를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사실 때문이다. 그가 떠난 지금 많은 이들은 그가 남긴 다음 작품들을 볼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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