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에서 발생한 ‘부활절 연쇄 폭발 참사’ 관련 사망자 수가 321명으로 증가했다. 아울러 이번 테러가 지난 3월 무슬림 50명의 목숨을 앗아간 뉴질랜드 테러에 대한 복수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정부 측의 예비 조사 결과도 나왔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23일 스리랑카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연쇄 폭발로 인한 사망자 수가 321명으로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전날 사망자 수가 290명이라고 발표했던 경찰 측은 “지난 밤사이 다친 이들이 여럿 숨졌고, 아직 500여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엔아동기금(UNICEF)은 이날까지 집계된 전체 사망자 가운데 최소 45명이 아동이었다고 밝혔다. 스리랑카 정부는 이번 테러가 지난 3월 15일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이슬람사원(모스크)에서 발생한 백인우월주의자의 총격 테러에 대한 복수 차원에서 감행됐다는 예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뉴질랜드 테러 직후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인 이슬람국가(IS)가 이 같은 테러에 복수를 다짐한 바 있다. 스리랑카 정부는 이번 테러의 배후로 현지 극단주의 이슬람조직 NTJ(내셔널 타우히트 자마트)를 지목하면서 그간 IS 등 국제테러조직과 연관 여부를 조사하고 있었다. 실제로 이날까지 체포된 테러 용의자 40명 중에는 시리아인이 한 명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IS도 자체 선전 매체인 아마크 통신을 통해 자신들이 이번 연쇄테러의 배후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IS는 이런 주장의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IS는 시리아 등에서 활동하다가 최근 중동에서 밀려난 상태다. 이번 테러 조사에는 미국 연방수사국(FBI) 등 국제수사기관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루완 위제와르데네 스리랑카 국방부 부장관(공식 직함은 국무장관)은 이날 NTJ 외에 JMI(잠미야툴 밀라투 이브라힘)라는 자국내 조직도 테러에 가담했다고 밝혔다. 이날 현지에서는 테러 희생자를 위한 첫 장례미사도 열렸다. 스리랑카는 이날 오전 8시 30분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3분간 전국적으로 묵념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테러 발생 후 문을 닫았던 주식시장이 다시 가동되는 등 스리랑카는 조금씩 일상으로 돌아가는 분위기다. 다만 추가 테러 가능성이 여전히 제기되는 상황이라 경계 태세는 여전히 최고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스리랑카 정부는 전날 자정을 기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요 시설물에 군경을 추가 배치했다. 지난 21일 스리랑카에서는 호텔과 교회 등 전국 8곳에서 동시다발적인 폭발 테러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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