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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M 2단계: 어휘력과 영어실력
2009년 09월 24일 (목) 15:19:03 이철범 교수 lee@btmschool.com

BTM 2단계는 이미 여러번 명시하였듯이 1단계에서 시작한 말하기 훈련을 계속하면서 읽기 훈련을 병행하는 것이다. 따라서 BTM 2단계가 읽기 훈련만이라고 생각하면 잘 못된 것이다. 2단계가 시작되는 이상적인 시점은 1단계 과정의 말하기 훈련을 통하여 생후 40개월 아이의 영어수준으로 영어를 습득한 시점이다. 2단계에서 읽기 훈련을 시작하는 것은 BTM의 실천모델인 자연적 언어습득 과정이 보여주는 것과 일치한다.

BTM 2단계에서 시작되는 읽기 훈련은 고급수준의 말하기와 듣기훈련을 위한 초석 역할을 한다. 생활영어 수준의 듣기는 이미 1단계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해결되기 때문에 별도의 훈련이 요구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라디오나 TV 및 영화 등과 같은 고급수준의 영어를 듣기 위해서는 복잡한 문장에 대한 이해력과 방대한 양의 어휘력이 요구된다. 생활영어 수준에서는 거의 모든 표현들이 짧고, 화자들이 문맥과 직접적으로 연결되고, 전달되는 메시지가 간단하기 때문에 각 표현에서 쓰이는 단어와 숙어 등의 소리만 파악할 수 있으면 쉽게 알아듣고 말할 수 있게된다.

그렇지만 주제발표와 강연 및 회의 등과 같은 고급수준의 말하기와 위에서 소개된 각종 매체를 소화시켜야 하는 고급 듣기 수준에서는 상당히 복잡한 구조의 문장들과 폭넑은 어휘능력 및 다양한 표현의 기법에 익숙해지는 것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그처럼 복잡한 구조의 문장과 표현기법 및 어휘력을 익히는 과정으로는 읽기 훈련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본다. BTM에서 읽기 훈련을 2단계에서 시작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읽기 훈련은 영한대역을 이용하여 학습자가 읽은 내용을 대역내용과 비교확인 하는 반복적인 과정의 추측독해 훈련이라고 지난 번 글에서 밝혔다. 독학을 하는 학습자들에게는 바로 대역본이 학습을 지도하는 선생님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원어민의 육성으로 편집된 오디오 자료를 활용하여 반복적으로 듣고 따라하면서 각각의 표현을 암기, 암송 및 습득하는 말하기 훈련과정에서 오디오 자료가 훌륭한 선생님 역할을 해주는 것과 같은 것이다. 내가 알기로능 어떠한 원어민 선생님도 생활영어 테이프와 같은 오디오 자료를 능가할만큼 효율적이지 못하다.

종종 영어실력은 바로 어휘력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래서 수 많은 사람들이 무조건 사전을 외우기도 하고, 숙어사전과 단어집에 매달리기도 한다. 이 말은 영어교육과 관련된 여러가지 주장들과 같이 그 자체의 단편적인 의미에서 볼 때 꼭 틀리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그러한 주장이 맞다라고 인정할 수도 없다. 그와 같은 주장의 문제점은 영어습득이라는 종합적인 과정의 차원에서 볼 때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

어색하지만 굳이 비유를 들자면 피아노 실력이 악보력이라고 주장하는 격이다. 수 많은 악보를 생생하게 기억하는 것 그 자체로는 대단한 실력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그것이 피아노 실력이라고 인정할 수는 없다. 엄청난 악보력이 진정한 피아노 실력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악보력에 선행되는 그 무엇이 있어야만 된다. 바로 피아노의 건반을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능력이 우선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엄청난 어휘력이 진정한 영어실력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는 그 무엇이 있어야만 된다. 바로 영어 그 자체를 능숙하게 구사할 수 있는 그 능력이 무엇보다도 우선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영어공부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처음부터 어휘력에 집중하면 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가 말하는 일반적인 영어실력은 곧 얼마나 유창하게 영어를 잘 구사하느냐 하는 것이다. 즉, 영어로 얼마나 기교와 세련미가 넘치는 훌륭한 표현을 할 수 있느냐, 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점에서 영어실력은 1차적으로 영어를 얼마나 잘 구사할 수 있느냐 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영어를 잘 구사한다는 것은 영어에 대한 올바른 언어적 직관과 신체적 능력 및 일상적인 수준의 언어적 자원의 습득을 의미한다.

영어학습에서 말하기 훈련과정이 가장 중요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그와 같은 3가지의 요건을 동시에 영어활동이 가능하게 되는 상당한 수준까지 습득할 수 있도록 해주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한편, 말하기 능력이 습득되면 풍부한 표현능력을 키워주는 가장 중요한 역할은 바로 어휘력에서 나온다. 어휘력이 부족하면 아무리 언어적 감각이 뛰어난 사람이라고 해도 풍부한 표현능력을 갖추는 것은 어렵게 된다. 영어의 저력은 어휘력에 있다는 것은 바로 이와 같은 이유때문인 것이다.

읽기 훈련은 다양한 문장구조와 표현들을 익히고 궁극적으로 방대한 양의 어휘력을 쌓기 위한 훈련과정이다. 영어습득 및 구어기량의 개발 과정에서 어휘력을 축적하는 방법으로 읽기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 이러한 점에서 읽기 훈련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효율적인 어휘관리이다. 매일같이 무수히 발견되는 어휘를 효율적인 방법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아무리 많이 읽는다 해도 그러한 과정에서 발견되는 단어와 숙어를 우리의 언어공간에 저장하기 못한다면 결국 우리의 영어실력은 사전없이는 발휘될 수 없는 장애를 겪을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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