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는 어느 어머니에게 감정적인 훈육에 대한 상담의뢰를 받았습니다. 어머니는 아이 때문에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르는 것이 일상화 되어 있었습니다. 언젠가부터는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게 되어 점점 더 언성이 높아지고 매사에 감정적이 되고 있다고 느끼던중 어느날 화장실에서 아이를 야단 치다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자제심을 잃고 소리를 지르고 있는 자신의 모습에 놀라 문을 잠그고 주저 앉아 한참 동안 울었다고 합니다.

사실 누구든 사람이라면 화를 낼수 있습니다. 행복, 슬픔, 사랑과 더불어 분노 또한 인간으로서 느끼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하지만 자녀를 훈육함에 있어서 보이는 감정적인 분노는 자녀에게 심각한 영향을 끼칠수 있습니다. 어떤 분은 화를 내다 보면 아이 때문에 화를 내고 있는지, 자신에게 화를 내고 있는지, 도대체 왜 그렇게 화를 내고 있는지도 판단할수 없을때가 종종 있으며 자녀의 잘못을 핑계삼아 억눌려 있던 복잡하게 엉켜있던 다른 감정들이 폭발하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대부분의 부모는 이런 자신의 모습을 보지 못하고 자신의 분노함은 자녀를 올바른 길로 인도하기 위해 내는 화라고 합리화 시키고는 합니다.

지난주에 Karate Kid 라는 영화를 관람했습니다. 26년전의 영화를 각색한 영화로 제가 예전에 좋아하던 잭키챈이 등장해 어릴때 중국영화를 보던 기분으로 즐겁게 봤습니다. 영화중에 잭키챈은 무술지도자로 연출해 어린 학생을 가르치며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나쁜 선생은 있어도 나쁜 제자는 없단다.” 저에게 인상깊게 남는 말이었습니다. 선생님이란 존재는 제자에게 막대한 영향력이 있기 때문에 제자의 배움과 행동 그리고 성품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수 있다는 말처럼 들렸습니다. 사실 그 말은 자녀 양육에 있어 정곡을 찌르는 말입니다. 우리는 부모로서 우리가 자녀에게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지 이해를 못할때가 많습니다.

부모가 소리를 지르거나 때리며 훈육하는 가정을 관찰하면, 이런 훈육이 비 효과적이라는 것을 쉽게 볼수 있습니다. 자녀는 순간적으로는 문제행동을 멈추지만, 행동의 근본적인 교정보다는 부모의 분노에 집중하고 그저 혼나는 순간에 대한 두려움만 생기게 됩니다. 자녀는 부모의 눈치만 보게 되고 마음 속에서는 점점 부모가 내 편이 아닌 두려움의 대상이 되게 됩니다. 쉬운 예를 들어, 6살의 존은 쿠키가 먹고 싶어 주방 찬장으로 손을 뻗다가 엄마가 소중히 여기는 차이나 접시를 깨뜨리게 됩니다. 이층에서 놀라 달려온 엄마는 존에게 “존! 엄마가 조심하라고 그랬지! 아유, 이거 얼마짜린데!”하며 언성을 높이며 야단을 칩니다. 화를 내뿜는 엄마의 얼굴을 대하는 존의 마음 속에는 이제 자신이 실수한 것에 대한 죄책감과 책임감과 앞으로 어떻게 하면 이런 실수를 하지 않을까 하는 것에 대한 걱정은 증발해버리고 어떻게 하면 이 위기를 모면할까 하는 생각만으로 가득 차게 됩니다. 따라서 이렇게 혼내는 것은 백번을 반복해도 효과가 없습니다.

아이가 실수를 할때는 부모가 효과적으로 가르칠수 있는 기회입니다. 이런 기회를 매번 분노를 이기지 못해 져버리는것은 참 아까운 일입니다. 이렇게 격하게 화를 내는 부모의 눈치를 보며 자라는 아이는 모든 것에 대한 자신감을 잃게 되는 모습을 자주 보이게 됩니다. 실수를 할까봐 걱정하고, 지레 겁을 먹고 시도도 하지 못하는 가 하면 불안증과 우울증으로 중요한 시기에 자신의 지적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거나 학창시절동안 대인관계의 문제로 고통을 받기도 합니다. 때로는 자아발달에 문제가 생겨 권위주의를 앞세우는 부모에게 반항적인 행동으로 일관하거나 섭식장애나 성격장애등의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수 있습니다. 격앙된 부모의 모습이 자녀에게 줄수 있는 심각한 후유증을 알면서도 자녀가 이렇게 자라길 바라는 부모는 없을 것입니다.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는 부모는 일반적으로 다음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휴식시간이 부족해 피로함이 가득합니다. 자녀를 올바로 잘 키울수 있는지에 대한 (예를 들면 자신이 좋은 엄마라는 것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합니다. 몇가지 특정한 촉발점 (옷을 더럽힌다든지, 음식물을 흘린다든지)에 민감합니다. 원리 원칙에 대해 유연한 입장을 취하거나 스스로 다독일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부족합니다. “엄마가 화를 내서 미안해” 라고 표현하는 등아이에게 솔직한 감정을 표현할줄 모릅니다. 우울증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부모의 분노를 조절하는 몇가지 방법을 소개하겠습니다.
첫번째는 화가 날때 자신의 모습을 관찰할수 있어야 합니다. 화가 날때 얼굴이 붉어지는지, 심장이 마구 뛰는지, 말소리가 커지는지, 빨라지는지, 속이 쓰리는지, 손에 땀이 나는지 등, 자신의 상태를 파악하고 감정이나 신체의 변화를 어떻게 가라앉힐수 있는지 이해해야 합니다.
두번째는 아이의 행동을 감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반항적인 모습을 보일때 부모의 감정이 콘트롤 되지 않는다면 그 내면의 이유가 무엇인지를 스스로 파악하고 일단은 아이가 일부러 그런것이 아닌것을 믿고 이해해야 합니다. 아이가 밉고 아이를 보기만 해도 화를 낼 준비가 되고 있는 것을 느낀다면 뭔가가 잘못 된것입니다.
세번째, 객관성을 지녀야 합니다. 매일 보는 자녀와의 생활속에 쉽지는 않지만 아이에게 감정이 격해질 때는 집착하지 않고 한두걸음 뒤로 물러나 상황을 관망하는 여유를 가져야 합니다.
네번째, 자신과의 긍정적인 대화를 통해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솔직하게 이해하고 자신의 잊었던 자의식을 되찾아야 합니다.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볼때, 엄마가 평소 아이의 특정한 행동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면 어떤 내면의 촉발원인이 있는지를 점검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엄마 스스로 자신의 성장과정에 있었던 사건들이 자신의 자녀양육에 어떤 영향이 되고 있는지는 짚어보는 것도 도움이 될수 있으며 자녀에 대한 많은 기대와 욕심이 어디에서 오는지 스스로를 돌아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이의 심리상태를 이해하는것 또한 간과할수 없습니다. 자녀의 반복되는 심각한 문제행동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인지 그리고 왜 반복되는 것인지에 대해 인터넷과 교육서를 통해 정보를 얻고,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도움을 받을수 있습니다.

아이의 문제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대처방법을 갖추는 것도 또한 자녀를 훌륭하게 키울수 있는 현명한 부모의 과제입니다. 중요한 것은 부모의 감정적인 훈육방법은 자녀의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할수 없는 것 뿐 아니라 해가 될수 있으며 솔직함과 자신감을 바탕으로한 양육 방법을 습득한 부모는 자녀와의 공감대를 이룰수 있고 자녀 양육에 있어서 보다 나은 결과를 얻을수 있다는 것 입니다.

져스틴 최 임상심리학 박사, (714) 293-0123, www.drjustincho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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