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 넝쿨 키우면서 달래요”

     주간 포커스 신문사 김현주 사장이 오로라 6가와 포토맥에 위치한 애스펜 메도우 시민아파트에 살고 있는 홍춘자(77)씨를 찾아 직접 마스크를 전달했다. 방문 일주일 전, 홍씨는 신문사에 전화를 걸어 답답한 속내를 전했다. 홍씨는 지난달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사망한 김모씨(90)와 신모씨(85)와 같은 아파트, 같은 층에 거주하고 있다. 더구나 자신의 집을 기준으로 바로 오른쪽이 김씨의 집이고, 바로 왼쪽이 신씨의 집이다 보니 홍씨의 상실감은 너무도 컸다. 이에 대해 홍씨는 “양옆으로 살던 사람들이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너무 두려워서 문밖으로 한 걸음도 나갈 수가 없다. 지난주에는 내 생일이었는데 딸과 사위, 손녀도 못 만나고 창문 너머로 손 인사만 나누었다. 생일날만은 가족들과 즐겁게 보내고 싶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아파트 안으로 들어오지도 못했다. 정말 너무 슬펐다.

      코로나에 대한 두려움과 이웃을 잃은 상실감이 너무 크다”면서 복받쳐 오르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이런 우울증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고 있다. 밖에 나가지 않는 대신 집안에 나만의 정원을 만들어 여럿 식물과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거실 한 켠에는 잘 자란 여럿 식물들과 오이 넝쿨이 따사로운 햇살을 받고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홍씨는 “신문사에서 여기까지 찾아와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힘이 난다. 나 같은 사람도 희망을 잃지 않고 잘 살고 있으니, 다른 분들도 오이나 고추 같은 식물들을 키우면서 이 어려운 시기를 잘 견뎠으면 한다. 모두 힘내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이 아파트에는 한인 24가구가 살고 있으며 현재까지 추가 확진자는 밝혀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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