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preschool이나 kindergarten에 다니는 자녀를 둔 부모는 집에 돌아오는 아이의 손에 자주 art project가 들려 있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처음에는 기대이상의 아이솜씨에 기특해하며 감격하기도 하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때때로 너무 많은 분량에 처치곤란을 느낄 때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어린아이를 키우는 많은 부모로부터 받는 질문 중에 하나는 ‘몇 살부터 미술지도를 실시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사실 미술교육은 아이가 (대개 2살 정도) 무엇인가를 손에 쥐고 긁적이기 시작하면 실행해야 한다.

왜냐하면 Art가 언어 시스템의 가장 기본적인 부분이기 때문이다. 언어로 자기의 의사를 충분히 표현하기에 어려움을 느끼는 어린이들은 자신의 아이디어와 감정을 그림으로 (scribble) 표현함으로써 새로운 형태의 지각의 개념을 인식하게 된다. 이 시기의 아이를 잘 관찰해 보면 종종 익숙한 그림책에 눈을 고정시키고 한참 동안 몰두해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처럼 사물에 관심과 흥미를 나타내는 자기표현을 시작하면, 부모는 아이의 창의력과 상상력에 자극을 주는 알맞은 미술 재료와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도와 주어야 한다.   나이에 맞는 다양한 미술 재료와 도구의 사용을 통해서 아이는 재미와 잠정적인 또 다른 형태의 communication인 visual art를 배우게 된다. 부모가 가정에서 일찍 이처럼 놀이 감으로 미술 재료를 준비해 주면 아이들은 쉽게 ‘nonverbal language’ 에 반응을 나타내고, 창조적인 모험을 개척하게 된다.  부모 역시 아이의 재질과 능력을 가름할 수 있게 되는 이점이 있기도 하지만, 가장 성과는 아이가 열심히 만들고 그릴 때 아이의 얼굴에 나타나는 기쁨과 만족감을 함께 나누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처럼 아이들이 미술에 관심을 가질 대는 일반적으로 미술 자료상에서 손 쉽게 구입할 수 있는 art package보다는 이것 저것 집에서 직접 준비해 주는 것이 차라리 효과적일 때가 많다. 어른의 도움을 받아 쓰다가 남은 헝겊이나 실, 단추, 폐품을 이용하면 의외로 재미있고 교육적인 작품을 만들 수 있다.  예를 들면, 작은 상자를 모아 색칠한 후에 실로 이어 기차를 만드는 것도 시도해 볼만하며, 빈 병이나 나무 젓가락으로 사람을 만들기도 하며, 고체 비누로 조각을 시도하는 것도 유익하다. 부엌에서 음식을 만들다가 버리는 토막 채소는 붓 대신 물감을 묻혀 사용하면 pattern 과 texture를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어 좋다. 특히, 번거롭더라도 찰흙대신 밀가루 반죽을 자주 만들어 주면 경제적이기도 하고 아이에게도 좋은 경험이 된다.

아이에게서 재능이 발견되면 항상 아이 가까이에 색종이와 크레파스, 도화지, 가위, 사인펜, 풀과 테이프 등을 준비해 주고, 작업 할 수 있는 자신만의 작은 공간을 따로 정해주는 것이 좋다. 이곳이 아이의 studio가 된다. 아이들에게 작업 자체뿐만 아니라 준비 과정과 뒷정리도 혼자 할 수 있도록 훈련시켜야 한다. 즉 paint를 할 때는 신문지를 깔도록 하고, 사용한 풀이나 marker는 꼭 뚜껑을 닫도록 주의를 주며, 물감 묻은 붓은 사용 후 반드시 깨끗이 닦도록 시키며 그 이유도 타당하게 설명해 주어야 한다. 재료, 용구 등을 쓰고 난 뒤에 제자리에 정리하는 과정은 좋은 습관을 기르는데도 유익하거니와 재료와 용구를 적절히 선택 활용하는 미술과의 기능을 기르는데도 유익하다.  가정에서 지도할 때에 부모가 주의해야 할 사항은 자신의 생각을 아이에게 주입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아니, 이게 뭐야? 틀렸잖아, 다시 해.” 라고 하기보다는 그 아이가 의도한 사항이 무엇인지 “이 그림을 설명해 줄래?” 라고 아이의 생각을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그림이 부당하게 취급될 때 아이는 자신감을 잃고 상처를 입게 되며, 미술과 점점 멀어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그러므로 상대적으로 미술 작업을 통한 높은 단계의 사고의 유익한 점들을 습득하는 기회를 상실하게 된다.  지도하는 사람은 열린 마음으로 아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칭찬에 인색하지 말아야 한다. 미술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점인 “It’s the process, not the product.” 를 상기해야 한다. 즉, 미술 교육은 작업 진행과정이 결과인 작품보다 우선 시 되어야 한다. 가정에서의 지도는 아이의 표현 의욕을 고무하고 창의성을 존중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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