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의사의 말이다. "진료실에서 환자분들을 보다보면 의외로 나이가 어리거나, 신체가 장대하여 성기능 문제로 고민할 것 같지 않은 분들을 많이 만난다. 특히나 성기능을 제외한 다른 건강상태는 아주 양호하고 오히려 다른 이들 보다 자신의 건강상태에 대한 자신감이 넘치는 분들도 있다. 운동도 열심이고 자신의 몸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는 이런 분들이 도대체 무슨 이유로 성기능 때문에 고민을 하는 것일까 살펴보았다. 이들의 얘기를 찬찬히 듣다보면 대개는 비슷한 이유들이 있다. 자신의 신체나 스테미나에 대한 자신감으로 또는 정서적인 의존 문제로 성관계나 자위 등이 지나치게 많은 것이다." 이처럼 잦은 성관계는 남성에게 악영향을 미친다.

20대 초반의 젊은 남성 들은 이제 막 성(性)에 눈을 뜨기 시작하며 만난 여자친구와 자신을 과시하듯 섹스를 하는 경우가 많다. 하루 밤에 여러 차례 성관계는 물론이려니와 기회만 된다면 매일이라도 섹스를 하려든다. 물론 몸이 피로하고 무겁다고 느끼는 순간에도 말이다. 파트너가 없는 남성들이라도 쉽게 접할 수 있는 동영상을 벗삼아 매일 같이 자위를 할 수도 있다. 사실 몸이 피로한 듯도 하지만 심리적 위안에 자위만한 게 없다는 생각이 들어 쉽게 금욕을 실천하기가 어렵다.

30대나 40대는 성관계의 빈도도 지나친 경우가 있지만, 상당수는 과음과 포식후 성관계가 문제다. 한두 잔의 술이야 오히려 긴장을 완화하고 흥분을 돋울 수 있으니 나쁠 것은 없다. 문제는 한잔 두잔 쌓인 술이 지나칠 때이다. 옛날처럼 한잔 두잔 산가지 놓고 술잔을 세어가면서 술마시는 풍류객이 얼마나 있겠는가? 신속한 알콜섭취가 주 목적인 현대의 남성들에게 과음은 어쩌면 당연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과음과 섹스는 아쉽게도 성적 과로를 남긴다. 지나치게 배부른 상태에서의 섹스도 마찬가지이다.

앞서 언급한 지나친 성관계나 사정행위, 과음이나 포식 후의 성관계는 과로로 인한 후유증상을 남기기 마련인데, 동의보감에서는 허로(과로로 인해 쇠약해짐)편에서 ‘칠상’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칠상증이란 남자에게 있어 신허(생식기의 쇠약)하여 생긴 일곱가지 증상이다.

첫째는 음한이다. 생식기의 양기가 쇠약해고 원기마저 떨어져 있는데 찬 기운이 아래로 몰리면서 나타나는 증상으로 음낭이 차고 습해진다. 음한이라고도 한다. 둘째는 음위이다. 정기가 소모되고 명문화라고 하는 인체의 성흥분자극 에너지가 부족되면서 나타나는 증상으로 성욕이 감퇴하면서 발기가 이루어지지 않거나 설령 발기가 이루어져도 발기유지가 곤란하여 곧 수축하고 만다. 셋째는 이급이다. 아랫배가 당기면서 아프고 뒤가 묵직해진다. 생식기를 둘러싸고 있는 골반 안쪽의 긴장이 높아진 탓이다. 넷째는 정루이다. 때 없이 정액이 배설되는 것으로 성적 흥분 만으로 정액이 새어 나오는 유정이나 수면중 사정인 몽정 따위가 여기에 속한다. 다섯째는 정소이다. 정액량이 적어져서 심하면 고작 한두 방울에 불과할 경우도 있다. 여섯째는 정청이다. 즉, 정액이 묽고 매우 멀건상태를 말한다. 일곱째는 소변삭이다. 소변이 자주 마려운 것을 말하는데 양허하면 소변이 자주 마려우면서도 잘 배출되고 색이 맑지만 음허하면 소변이 마려우면서도 잘 배출되지 않고 색도 누렇다.

‘정기적인 성관계’는 건강한 성기능을 꾸준하게 유지하기 위한 최고의 강령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즉 규칙적으로 꾸준하게 성관계를 맺으라는 얘기로 용불용설처럼 안쓰면 퇴행이 되기 쉽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칫 무조건 많이 하면 좋다는 식으로 받아들이면 곤란하다. 사람마다 자신의 정도에 따라 성능력은 차이가 있으므로 자신의 수준에 맞게 사정주기를 고려해야 한다. 아무리 훌륭한 투수라도 적절한 등판 주기를 유지하지 못하고 혹사하게 되면 자신의 최고 컨디션을 유지하기 어렵고 투수 생명 또한 짧아진다.

혹시 잦은 등판으로 칠상증상의 일부가 나타났다면 회복을 위한 휴식 즉 금욕생활이 필요하다. 만약 장기간의 혹사로 증상이 만성적으로 나타나고 금욕생활에도 회복이 어렵다면 재활치료가 필요한 수준인 것이다. 치료야 어렵진 않겠지만 욕심을 조금만 버리고 미리 예방함만 같겠는가? 자신의 건강에 자신 있는 남성일수록 더욱 경계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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