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시간에 그린 그림이 문제

 

 아베다에서 11살짜리 소년이 수업 시간에 그림을 그렸다가 경찰에 체포되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이 소년은 집중력 결핍 장애(ADHD)를 가지고 있어서 정기적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데, 소년의 테라피스트는 화가 나면 그림을 그리라고 권고했다고 한다. 그래서 지난해 10월에 이 소년은 동그란 머리와 막대기 몸을 가진 채 권총을 들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그리고 다른 4명의 모습을 그린 후 “선생은 죽어야 해”라는 글을 썼다. 소년은 자신의 분노를 표출하기 위해 이 조잡한 그림을 그렸을 뿐이며, 소년의 부모와 테라피스트는 이 소년이 절대 위협적이거나 누구를 해칠 사람이 아니라며 입을 모았다. 

 소년의 선생님은 이 그림을 본 후 소년을 교장실로 보냈으며, 이 소년이 치료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교장은 소년이 어떠한 위협도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다시 교실로 보냈다고 한다.
그러나 그날 밤, 소년의 집에 아베다 경찰이 출동해 소년에게 수갑을 채운 채 순찰차에 태워 유치장에 가두자, 소년과 소년의 부모는 기절 초풍했다. 소년의 부모는 아이를 직접 자신의 차에 태우고 경찰서에 가서, 유치장 수감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아이와 함께 있게 해달라고 애원했지만 거절당했다. 경찰은 법적 절차임을 강조하며 소년의 죄수인증사진을 찍고 지문을 채취했으며, 유치장에 가둬버렸다.

 학교측은 처음에는 이 소년이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으나, 나중에 마음을 바꿨다고 밝혔다. 청소년 교화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이 소년은 예전에 한번도 법적으로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으며, 같은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도 낮다.

 소년은 3급 경범죄로 기소되었으며, 현재 집행 유예 중으로 만약 집행 유예를 성공적으로 이행한다면 범죄 기소는 기각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소년의 부모는 이 사건으로 인해 지금까지 수 천 달러의 비용이 들어갔다고 한다.

 소년의 부모는 아들이 경찰에 순순히 협조해 진술한 내용이 추후에 불리한 증거가 될 줄 미리 알았더라면 변호사를 고용해 묵비권을 행사했을 것이라며 밝혔다. 이들은 경찰이 11살짜리 소년에게 수갑을 채우고 유치장에 가둔 것이 매우 과장된 행동이었으며, 오히려 아이에게 독이 되었다며 분개했다.   <이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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