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의회, 동성결혼법 부결시켜

 지난주 목요일, 주 하원의회는 동성애자 커플에게 결혼할 수 있는 권리와 자격을 부여하는 법안인 상원법안 172를 부결시켰다.

  이 법안은 주 하원의회에 있는 5명의 민주당 의원은 찬성을, 6명의 공화당 의원은 공공연하게 반대를 표명해와 부결이 이미 예상된 바 있다. 이 법안의 스폰서는 동성애자인 마크 페란디노 하원의원과 팻 스테드만 상원의원 이다.

  법안에 대한 히어링은 저녁 8시 30분까지 격렬한 찬반 논란 양상을 보이며 진행되었다. 동성애자 커플들은 증인으로 나서 이 법안이 자신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에 대해 증언했고, 이 법안의 반대자들인 기독교 단체들은 어린이들까지 동원해 주 청사 바깥에서 무릎을 꿇고 십자가 목걸이를 손에 든 채 기도를 하는 옆에서, 동성애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을 펄럭이며 동성결혼을 지지하는 동성애자들의 시위가 함께 벌어지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페란디노를 비롯해 이 법안의 지지자들은 이 법안이 하원 본회의까지만 진출하면 통과는 따논 당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왜냐하면 하원에서는 공화당이 33대 32로 인원수에서 민주당을 앞지르고 있기 때문이다.
 페란디노와 10년을 함께 동거해온 동성 파트너인 그레그 워트슈를 비롯해 페란디노의 쌍둥이 여동생 니콜 맥워터 등이 이 법안을 옹호하는 증언을 했다. 워트슈는 페란디노와 함께 수차례 자녀를 입양하려는 시도를 했지만, 동성애자 커플이라는 이유만으로 번번히 입양에 실패했다는 사실을 증언했다. 

 사실 콜로라도에서 동성결혼법을 통과시키려는 시도는 이전에도 한차례 있었다. 2006년에 주민 투표에 부쳐졌던 동성결혼법안은 주민들의 외면으로 통과에 실패한 바 있다. 페란디노는 법안이 부결된 후 인터뷰를 통해, “결과에 실망했지만, 이것이 끝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콜로라도에서 동성애자들이 결혼 등 미국인으로서의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받을 때까지 계속해서 법안을 올릴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민주당 출신의 잔 히큰루퍼 주지사는 만약 이 법안이 의회를 통과해 주지사 책상까지 올라왔다면 서명을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동성결혼이 합법화된 주는 뉴 햄프셔, 메사츄세츠, 버몬트, 코네티켓, 아이오와, 그리고 디스트릭 오브 콜롬비아이며, 최근에 하와이에서 동성결혼법이 승인돼, 동성 커플도 결혼 등에서 동등한 권리를 보장받게 됐다.  <이윤희 기자>

(사진: 지난달 31일, 덴버의 주 의사당 건물 앞에서 동성애자들이 동성결혼법 통과를 지지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 법은 결국 6대 5로 통과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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