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곳에서 코로나 이야기가 화제의 중심이 되고 또 좋은 일보다 나쁘고 슬픈 이야기가 많기에 이제 코로나와 연관된 이야기는 좀 거부감이 생깁니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는 지금까지 당연하던 우리의 평범한 생활을 워낙 심하게 흔들어 놓아서 그 영향을 빼고는 이야기가 안 됩니다. 자동차 산업도 그렇습니다. 이동 제한으로 각 가정의 수 많은 차량들이 차고에만 머물러 있었으며, 어쩌다 장보러 나가거나 필수적인 외출의 짧은 시간만 운행되었습니다. 한동안 자동차 딜러들의 차량 판매도 금지되었고 주유소에서 개스를 넣는 과정에서 주유건을 통해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에, 개스를 채울 때마다 일회용 장갑을 사용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주유건을 통한 감염 가능성에 전혀 개의치 않은 분들이 있었으니, 바로 전기차 테슬라를 타는 분들입니다. 집에서 전용 충전기를 사용하니까 다른 사람이 만졌던 주유건을 만질 이유도 기회도 없는 것이지요. 테슬라 홈페이지의 정보에 의하면 테슬라는 1/4분기 88,400대를 출고했습니다. 이것은 1분기 실적으로는 테슬라사상 최고 성적입니다. 처음으로 2억8천3백만 달러의 영업 이익을 냈으며 생산과 출고 모두 사상 최고입니다. 다른 브랜드들의 2020년도 1분기 실적이 작년에 비해 엄청나게 줄어든 것에 비교하면 대단한 성과입니다. 더구나 작년보다 성적이 좋은 소수의 브랜드들도 대략 1~2% 수준의 증가인데 테슬라는 독보적으로 2019년 대비 70% 이상의 판매 증가가 기록되었습니다. 이런 수치는 아주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테슬라는 그 동안 생산이 시장의 수요를 미처 따라가지 못하여 기다림에 지친 고객들을 다른 브랜드에 빼앗겼습니다. 그러나 이제 생산이 늘어나며 안정적으로시장에 차량을 공급합니다. 또한 영업 이익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이제까지의 투자가 이제 성과를 내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테슬라의 주장대로 정말 이익율이 차량가격의25%에 달한다면 이제 테슬라를 따라올 자동차 제조업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이렇게 높은 마진이 가능한 이유는 차량 가격에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 가격의 반영이 크기 때문입니다. 그런 자신감 때문인지 최근에 테슬라는 차량의 가격을 내렸습니다. 모델S와 X의 가격은 5천불을 깎았습니다. 청신호만 켜진 것은 아닙니다.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과 저유가등은 같은 크기의 내연기관 차량보다 아직까지는 비교적 고가인 전기 자동차에게 불리한 조건입니다. 이동제한 조건으로 재택근무가 널리 보편화 되었습니다. 그런 조건에서 사람들은 가정당 여러 대의 차량이 필요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차량 한 대만 필요한 가정에서 아직 주행거리의 제한이 존재하는 전기차 하나를 구입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테슬라 이외의 다른 브랜드 전기차들도 꾸준히 경쟁시장에 뛰어 들고 있습니다. 따라서 전기차의 생명인 배터리의 안정적인 공급대책도 필요합니다. 게다가 6월 첫날 타이완의 고속도로에서 테슬라의 오토 파일럿 기능을 사용하던 운전자에게 황당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전복되어 옆으로 넘어져 있는 화물차를 인지하지 못하고 그대로 들이 받는 사고를 낸 것입니다. 다행스럽게도사망사고는 아닙니다. 테슬라의 운전자가 전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에 책임이 있다고 추측하지만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기능이 도로상의 너무도 뻔히 보이는 장애물을 인식하지 못한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우려합니다. 특히 전복된 트럭의 운전자가 경고를 위해, 넘어진 트럭 100피트 앞의 고속도로 중앙분리대 옆에 서 있었음에도 위험요소나 이상신호로 인식하지 않은 것은 결함이라고 여깁니다.


   테슬라의 부분 자율주행기술인 오토파일럿은 현재 양산 차량 중 가장 발달된시스템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테슬라 혐오자들은 테슬라 회사가 불완전한 시스템을 과장 광고하여 팔고 있으며 카메라에만 의존하지 말고 라이다 같은 값비싼 장치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테슬라 옹호자들은 홈페이지에 공개된 사고자료를 살펴보라고 합니다. 테슬라는 분기별로 자사 차량의 사고 데이터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2020년 1분기 자료에 의하면 테슬라의 오토파일럿기능이 작동한 경우 460만 마일 주행에 1회 사고가 발생하고 오토 파일럿은 없이 능동적 안전장치만 있었을 때는 199만 마일당 1회, 능동안전장치가 없는 경우 142만 마일에 1회 사고가 발생하는 한편, 미국의 평균 사고는 47만9천 마일 주행당 1회씩 발생한다고 밝힙니다. 사고 데이터는 오토 파일럿의 사고 확률이 실제 운전자보다 월등히 낮다는 것을 보여주며, 테슬라 예찬론자들은 불안전하고 미숙한 인간 운전자들이 일으키는 사고가 훨씬 많다고 주장합니다. 팬데믹에서 아직 완전히 회복 되지 못한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 테슬라 모델 3의 5월 판매량이 11,095대로 4월에 비해 세배 증가했다는 뉴스에 테슬라의 주가는 900불 넘도록 치솟았습니다. 이번 타이완의 사고가 중국시장에서의 테슬라의 인기를 막지는 못할 것입니다. 테슬라의 주가가 스페이스X의 로켓처럼 곧장 하늘로 치솟을지는 모르겠지만, 영업이익을 내고 있는 기업은 잉여 자금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집니다. 20세기초 포드가 자동차 업계의 혁신을 이루었을 때 포드는 새로운 형태의 차를 만든 것이 아니었습니다. 생산 속도의 단축과 저가의 대규모 물량 공세로 성공했습니다. 2008년도 테슬라가 최초의 로드스터를 판매했을 때 전기차는 자동차 업계의 혁신이라기 보다 흥미거리에 불과했으나 지금의 테슬라는 아닙니다. 가격을 내리고 물량을 올리는 테슬라는 이제 업계의 혁신에 정말가까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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