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정간섭" … 우한 미 영사관 폐쇄 검토

    미국이 중국에 휴스턴 주재 총영사관을 72시간 이내에 폐쇄하라고 전격적으로 요구해 양국의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조치를 강력히 비난하면서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휴스턴 총영사관은 미국과 중국이 외교 관계를 맺은 1979년 중국이 미국에 처음 개설한 영사관이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정부가 미국에 맞대응으로 우한 주재 미 영사관 폐쇄를 검토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 국무부는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 폐쇄 요구가 "미국인의 지적 재산권과 개인 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비엔나협약에 따라 각 국가는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을 의무가 있다"면서 "미국은 중국이 우리의 주권을 침해하고 우리 국민을 위협하는 것을 용인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이 미국의 지적재산권과 개인정보를 침해하고 미국 내정에 간섭하는 모종의 활동을 했다는 주장으로 관측된다. 미 법무부는 최근 코로나19 백신 개발 관련 정보를 비롯해 각종 기업정보를 10여년간 해킹해온 혐의로 중국인 2명을 기소했다.  휴스턴 총영사관은 미국 측의 통보를 받고 곧바로 기밀문서 소각 작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미 언론은 21일 저녁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 뜰에서 서류가 소각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차가 출동했다고 보도했다. 휴스턴 경찰은 트위터 계정에서 총영사관에서 연기가 관찰됐으며 경찰관들이 영사관 내로 들어가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총영사관 직원들이 24일 오후 4시까지 퇴거하라는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미국의 이번 조치는 미중 양국이 코로나19 확산 책임론부터 홍콩보안법, 남중국해 영토 분쟁, 신장위구르자치구 인권 문제, 대만 문제, 화웨이 제재 등 온갖 사안에서 충돌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중국 외교부의 왕 대변인은 미국에 대해 신랄한 비난을 퍼부었다. 그는 미국이 지난해 10월과 지난 6월 2차례에 걸쳐 중국 외교관에 대해 제한 조치를 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국 측이 여러 차례 외교행낭을 동의 없이 열어보고 중국 공무 용품을 압수했다고 덧붙였다. 미국 주재 중국 공관과 외교관에 대해서도 폭탄과 살해 위협이 가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중 양국은 우한 총영사관에 복귀하려는 미국 외교관들의 코로나 검사를 놓고 갈등을 빚어왔는데 중국은 우한이나 다른 곳에 있는 미국 총영사관을 폐쇄할 수도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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