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양성애자였다는 연구자들의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셰익스피어 생가보존위원회의 스탠리 웰스 명예회장과 폴 에드먼드슨 연구지식실장은 최근 셰익스피어가 남긴 소네트(고전시의 한 형식)들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주장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두 연구자는 오는 9월 10일 이번 분석 결과를 담은 저서 '셰익스피어 소네트 전집'을 출간한다. 이들은 1609년 출판된 소네트 모음집 '소네트'에 실린 154편 등 총 182편을 분석한 결과, 일부 작품은 남성, 일부는 여성에 관한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에드먼드슨 실장은 "몇몇 작품에 나오는 성적 언어는 분명히 남성 대상을 향한 것"이라며 "이 때문에 셰익스피어는 의심할 여지 없이 양성애자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1980년대 중반부터 셰익스피어를 동성애자로 보는 게 유행이었지만, 그는 결혼해 자녀까지 뒀다"면서 "일부 소네트는 여성을 향해, 일부는 남성을 향해 쓰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자들은 또한 작중 인물인 '아름다운 젊은이'(Fair Youth)와 '검은 여인'(Dark Lady)이 각각 1명의 실존 인물을 가리킨다는 기존의 해석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신 두 캐릭터는 모두 여러 명의 사람을 상징한다고 해석했다. 웰스 명예회장은 "소네트에 수신인이 단 2명만 등장한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연구자들은 그러면서 "셰익스피어의 전기를 다루는 일부 자료들은 소네트들을 통일된 연작으로 보고 단 하나의 서사를 찾는다"고 지적하면서 사실 작품들을 관통하는 공통된 서사는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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