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수리 업체 KS Automotive 신영수 대표

    여성들의 유방암은 정확하게 조기진단할 경우 완치율이 매우 높은 암입니다. 조기 발견이 아주 중요하며 이를 위한 사람들의 관심과 지식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유익한 건강관련 정보전달 차원에서 간단한 퀴즈 하나를 내겠습니다. “가장 많은 유방암 조기 발견은 누구에 의해서인가?”

1.  환자 본인 2. 남편 3. 의료진

    세개 밖에 안 되는 보기에도 정답을 못 맞추시는 분이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정답은 본인도 아니고 남편도 아니고 3번 의료진입니다. 지난 8월 25일자 세계비즈 기사는 전문가의 조언을 인용해“유방암은 정확하게 조기진단할 경우 완치율이 매우 높은 암이므로, 정기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 필수”라며 “자가진단으로는 유방암의 조기 발견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유방암 검진 경험이 많은 의료진에게 정확한 진단과 필요한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2008년 네덜란드에서 유방암과 관련된 자동차 광고가 올라온 일이 있습니다. 정면 충돌 시험을 하는 벤츠 차량의 운전석에 한 여성이 앉아 있고, 차량은 전방의 벽에 충돌을 하는 상태로 에어백이 터져서 운전자인 여성이 얼굴로 그 충격을 다 감당하는 장면입니다. "Some tests you're better off not doing yourself (직접 하지 않는 편이 더 나은 몇가지 테스트들)" 이라는 광고 카피가 아래쪽에 나타납니다.

    자동차회사 연구소에서 진행하는 충돌시험과 유방암 자가 진단 테스트를 비교하며 전문가에 의한 올바른 테스트를 권장하는 내용입니다. 유방암은 전문의료진의 경험과 판단에 의지해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조치가 필요합니다. 자동차의 충돌 시험도 그렇습니다. 전문가의 시험과 그 결과를 신뢰하고 인정하는 것이 옳은데 이를 믿지 않고 본인이 목숨 걸고 충돌 시험을 하는 사람은 없어야 합니다. 휘발유 냄새가 심하게 나고 불완전 연소로 매끄럽지 못한 엔진을 고치고자 진단을 의뢰한 고객이 있었습니다. 엔진룸을 살펴 보니 연료 분사 노즐에서 휘발유가 새고 있었으며 관련된 여러 부속이 어디론가 사라진 상태였습니다. 처음 오는 고객이었지만 숙련된 정비사들은 이 정도 상태를 보면 대충 정비 이력이 짐작이 갑니다. 아는 친구나 남편의 자가진단에 의거하여 누군가 비전문인이 DIY 정비를 시도한 것입니다. 그러다 능력에 부쳐서 엉망으로 조립을 한 것이 틀림없습니다.

    어떤 부품이 어디에 장착되는지 기억도 못하고 이것저것 만지다 보면 수리하기 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이상 증상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다시 인터넷 검색을 하고 유튜브를 찾아 보고 고치려고 또 뜯고 그러다 더 망쳐 놓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차주인에게 간략한 설명을 드리고 이전에 정비한 곳이 정상적인 사업체라면 다시 잘 이야기해서 원상복귀를 요청하라고 권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리고 짐작대로 “아는 친구”의 만행이었습니다. 없어진 부품을 구해서 조립을 해 보았으나 이미 너무 늦어 엔진을 살릴 수 없는 상태가 되고 말았습니다. 차주는 결국 수십달러를 아끼고자 수천달러를 날린꼴이 되었는데 엔진의 사망 선고를 내릴때 고객의 그 노엽고도 참담한 표정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때로는 차주의 분노와 억울함이 밖으로 표출되어 애꿎은 저희에게 날아오기도 합니다.

    영업 시간이 지난 후에도 아는 분의 전화를 받게 되는 일이 있습니다. 그 중에는 안부나 개인 용건 말고 자동차의 문제에 대해 의견이나 진단을 부탁받기도 합니다. 그럴땐 참 난감합니다. “차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는데 계속 운전해도 될까요?”, “차에 처음 보는 경고등이 들어왔는데 뭐가 고장이죠?”, “오버히트 하는데 얼마나 더 운전할 수 있을까요?” 이런 전화를 받고 정확히 답변을 할 수 있으면 제가 왜 자동차 고치면서 살겠습니까? 파워볼을 사서 인생 역전했거나 쪽집게 주식투자로 대박이 났겠지요.  제대로 된 정비사들은 완전한 설비와 적절한 진단장비를 거치고 필요한 단품들에 대한 시험과 정비이력에 대한 문진들이 모두 종합되고 난 뒤에 조심스럽게 결론을 내리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유튜브나 인터넷에 떠도는 자가진단, 자가정비 경험담들은 요행히‘성공’한 것만 있습니다. 실패한 경험담들은 본인들이 올리지도 않고 올려도 사람들이 보지 않습니다. 조회수가 올라가지 않아서 돈이 안됩니다. 그러니 실패담은 더욱 안 올립니다. 인터넷에는 수백, 수천분의 일의 가능성에 불과한 성공신화만 올라 있고 또 그런 성공담을 믿고 싶은 것이 사람 마음입니다.

    DIY 실패들을 보자면 한국의 주식신화나 치킨집 신화가 생각납니다. 거의 다 실패하는데도 창업한다는 치킨집, 거의 다 털리는데도 뛰어드는 주식시장. 복권에 당첨된 것만 뉴스가 되니, 당첨될 꿈을 가지고 복권을 사게 되고, 큰 돈을 아낀 DIY 정비가 조회수 많으니 따라하고 싶어집니다. 검색에는 쉬운 성공담만 나열되어 몇 번 키보드 자판을 두드리면 자신감도 생기고 실패를 고려하지 않게 됩니다. 실패사례보다 상공사례만 기록에 많이 남기 때문입니다. DIY 정비 관련된 정보가 틀린 것은 아니지만 현실과 다르게 낙관적으로 또 쉽게 과장되어 있습니다.그러니 유방암 진단이나 자동차 진단은 남편에게 맡기면 안됩니다. 그리고 남편보다 더 큰 진정한 문제들은“아는 친구”들입니다. 아는 친구들이 좀 만져주고 진단해 주겠다고 하면 절대 사양하십시오. 자동차는 폐차하면 그만이지만 가정은 어떻게 하고 사람은 어쩝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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