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교회 허성영 담임목사

    어느 날 토끼가 낮잠을 자고 있는데 야자나무 열매가 하나 “꿍”하고 떨어졌습니다. 깜짝 놀란 토끼는 뭔가 큰일이 일어났음을 알고 온 줄 알고 달리기 시작했지요. 토끼가 정신없이 달리니까 노루도 달리기 시작하고, 여우도 달리기 시작하고 들짐승들이 다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모두가 그렇게 한참을 달리다 보니 동물 중에 하나가 우리가 왜 달리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정신없이 달리고 있는 다른 동물에게 물었습니다. 야 너는 지금 왜 달리고 있니? 여우는 노루가 달리니 달린다고 하고 노루는 토끼가 달리니 달린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토끼에게 물어봤더니 ‘아마 지구에 종말이 오는 것 같아! 내 생애에 그렇게 큰 소리는 처음 들었어!’ 하는 겁니다. 그래서 모든 동물들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하기 위하여, 토끼가 처음 소리를 들었던 곳으로 바짝 긴장하고 가 보았는데, 그곳에는 야자나무 열매 하나만 땅에 떨어져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현대인들이 아무런 목적과 방향성도 없이 그저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살고 있는 사람들을 풍자한 이야기입니다. 사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는 남이 하는데 나는 안 하고 있으면 불안을 느끼게 되니까 하는 일이 너무 많습니다. 자녀들을 양육하는 교육의 현장에도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지요. 옆집 아이들은 이것, 저것을 공부하니 우리집 아이들도 가르쳐야 할 것 같은, 그렇지 않으면 시대에 뒤떨어지게 아이를 키우지 않을까 조바심이 나지 않습니까? 우리가 먹고사는 식생활에도 이런 일들이 있습니다. 다이어트에는 뭐가 좋고, 콜레스테롤 예방, 성인병 예방에는 뭐가 좋고 이야기 하면 그렇게 안하고 있는 사람은 불안을 느낍니다. ‘내가 요즘 그런 것을 안 먹어서 배가 나오나? 아니면 속이 불편하나?’하는 생각도 드는 것입니다. 


    건강관리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사람이 어디가 안 좋다고 하면 나도 안 좋은 것 같고 불안하고, 건강이 좋은 사람의 건강 비결을 들으면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는 자신을 생각하면서 불안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 이럴까요? 2020년, 전 세계가 중국발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참으로 우울한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코로나로 인한 우울증이란 의미를 가진 ‘코로나 블루(Corona Blue)’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였지요. 지난 5월 미국 국립보건통계센터(NCHS)에 의하면, 미국인의 1/3이 이 코로나 블루를 겪고 있다고 합니다. 메마른 감정으로 서로를 향한 비난 또한 거세지고, 이는 종교적, 인종적 갈등 등 여러가지 사회적 문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왜 이럴까요? 그러면, 하나님은 지금 우리에게 무엇을 원하실까요? 개인적으로 요즘상황을을 바라보며 말씀을 묵상하다가 아주 오래전에 읽었던 책이 생각났습니다. 그것은 고든 맥도날드의 2003년 저서“내면세계의 질서와 영적 성장”이라는 책입니다. 이 책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있습니다. <미 해군 핵잠수함이 지중해를 지나던 어느 날의 일이다. 잠수함 위로 많은 배들이 지나고 있었고 잠수함은 충돌을 피하며 가동을 하느라 여러 차례 요동쳤다. 급작스럽고도 심한 격동이 일어나자 함장이 조타실에 나타나 물었다. “아무 이상 없나?”“네, 아무 이상 없습니다!” 함장은 잠깐 조종실 안을 둘러보더니 “내가 보기에도 괜찮아 보이는군."라며 승강구를 통해 나가버렸다.


    함장과 조타실 장교와의 이 대화는 우리 내적 세계의 단면을 명확히 설명해 주고 있다. 잠수함 주위에는 수많은 충돌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함장이 나타나 돌아볼 만큼 위험한 상황이었다는 것을 말해 준다.  그러나 배의 운명을 결정짓는 곳은 복잡한 외부 환경이 아니라 잠수함 내부에 있는 조용한 조타실이었다. 함장이 본능적으로 들여다본 곳도 바로 그곳이었다. 조타실 내부는 당황의 빛이 조금도 보이지 않은 채 오직 고도로 숙련된 탑승원들에 의해 차분하고 재빠른 동작만이 진행되고 있었다. 따라서 아무리 바깥 상황이 위험해 보이더라도 잠수함의 안전은 보장되는 것이다.>  주변에 아무리 크고 많은 위험과 도전이 도사리고 있다 할지라도 조타실의 숙련된 조종사가 평안하면 그 잠수함은 안전합니다. 시절이 악하고 세태가 혼란스러워도 우리의 삶을 조종하는 우리의 깊은 내면의 영이 평안하면 모든 염려는 그저 염려에 지나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가 우리 내면의 평안함을 유지하지 못하고 주변의 요동에 흔들리고 그것에 일일이 대응하다 보면 환경에 휩쓸리고 충돌하여 부서지는 실수를 범할 수도 있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지만, 언젠가 이 시기가 끝이 날 것을 기대하며, 우리의 내면을 잘 가꾸고, 준비하는 시간이 되면 어떨까요? 나의 영혼아 잠잠히 하나님만 바라라 무릇 나의 소망이 그로부터 나오는도다 오직 그만이 나의 반석이시요 나의 구원이시요 나의 요새이시니 내가 흔들리지 아니하리로다(시편 6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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