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수리 업체 KS Automotive 신영수 대표

    콜로라도주에서 자동차 도난 사고가 현저히 늘었습니다. 지난 9월 중순 덴버포스트의 통계에 의하면 2020년 차량 도난 사건은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5.3%가 증가했습니다. 강력범죄들의 추이와 비교해도 심각한 증가세입니다. 강도사건은 3.6%, 성범죄는 21.7%, 마약사건은 45.1%가 줄었습니다. 자동차 관련 통계만 살펴보면 음주운전 31.3% 감소, 뺑소니 26.1% 감소인데 유독 차량도난 사건만 증가세입니다. 9뉴스 보도에서는 팬데믹 기간만을 고려한 덴버 지역의 도난율은 두배 이상인 125%가 증가했습니다. 미처 보고가 되지 않은 미수 사건이나 차량파손 사건까지 감안하면 더 많을 것입니다. 최근 한 달 사이 5대 이상의 도난 관련 차량들이 수리를 위하여 저희 회사로 입고되었으며, 각각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들었습니다. 그 중에는 차량의 부품 일부를 떼어가는 지능적 범죄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했기에 차량의 배기장치에 달려있는 촉매(Catalytic Converter)를 잘라가는 것입니다. 자동차의 촉매는 로듐, 팔라듐, 백금 같은 값비싼 원소들로 만들어집니다. 또 촉매는 자동차 엔진 크기에 비례하여 커집니다. 따라서 픽업트럭의 촉매는 좋은 표적이 되는 것입니다.

 

     지상고가 높아 차 밑으로 기어 들어가기 쉽고 공간이 많으니 공구를 사용해 절단도 쉬운데, 크기까지 커서 가격도 비쌉니다. 픽업트럭이나 커머셜밴은 차량의 크기가 커서 차고에 넣지 않는 운전자가 많습니다. 범인들이 보기엔 길거리에 자기들 돈이 널려 있는 것으로 보이지요. 촉매를 훔쳐가는 특수절도의 경우 원자재 리사이클링 회사를 중심으로 중고 촉매의 매매를 추적하고, 정상적인 유통망 이외의 것을 막아 버리면 근절시킬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만, 여전히 계속되는 것을 보면 그것도 쉬운 일은 아닌가 봅니다. 배기장치만 전문적으로 수리하는 업체는 거의 매일 같이 촉매를 잘라간 차량을 수리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다른 도난유형은 차를 통째로 훔치는 것인데, 예전엔 이모빌라이저(Immobiliser) 옵션이 있는 차들은 피해가 적었습니다. 이모빌라이저는 자동차 키에 칩이 있어서 자동차가 이 칩을 인식해야만 시동이 걸리는 것입니다. 90년대 중반부터 적용되다가 스마트키가 적용되던 2000년대 중후반까지 사용되었는데 요즘 유튜브를 보면 이 도난방지 장치를 우회하여 무력화하는 요령들이 너무나 자세히 나와있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뛰어난 도둑들은 스마트키의 주파수를 해킹하여 키 없이도 잠긴 차의 문을 열고 아무렇지도 않게 시동을 걸어 훔쳐서 운전하고 가는 것도 가능한 세상입니다.


      차량 자체나 부품을 훔쳐가지 않고 차문을 열고 안에 있는 사물을 가져 가는 일도 많습니다. 대부분의 자동차들은 주인이 시동을 끄고 리모트로 문을 잠근뒤 약 1분 정도 지나면 주차모드로 전환됩니다. 브랜드별로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일단 주차 모드로 바뀌면 유리에 작은 구멍을 내거나 문 틈으로 도구를 넣어서 도어열림 버튼을 눌러도 자동차의 잠김 상태는 해제되지 않으며 유리창을 깨고 수동으로 문을 열면 경보가 울립니다. 그러나 자동차 문에 있는 열쇠구멍을 통해 잠김상태를 해제하면 자동차의 컴퓨터는 주인이 키로 문을 여는 것으로 착각하고 경보를 울리지 않습니다. 물론 차에 맞는 정상키가 아니기 때문에 열쇠구멍은 망가지게 됩니다. 안타깝게도 어떤 차량이 부수기 쉬운지 어떻게 부숴야하는지에 대한 정보도 얼마든지 인터넷상에서 얻을 수 있습니다. 올린 사람들은 실수로 키를 안에 두고 문이 잠겼을때를 대비한 비상수단이라고 설명 하지만 나쁜 사람들은 이런 정보를 이용해 손쉬운 범죄를 저지릅니다. 일단 문이 열리고 나면 차를 가져가지 못한다 해도 선글라스, 동전, 카메라 등 값어치가 나갈만한것은 다 뒤져갑니다. 때로 팔지도 못할 조잡한 것들까지 긁어가는 것을 보면 돈 때문이 아니라 재미로 터는듯한 느낌입니다. 게다가 거라지도어 오프너가 도둑들의 손에 들어가면 집도 위험한 상황이 되어 2차 피해까지 가능합니다. 집주소는 보험증이나 차량 등록증에 친절하게 프린트 되어 있습니다.


      인터넷에는 다양하고 많은 종류의 정보가 넘쳐납니다. 그 중에는 필요한 정보 전달이나 진실도 있고 확인되지 않은 유언비어나 특별한 목적을 지니고 생성되는 거짓말도 있습니다. 누구나 자기가 아는 정보를 올리고 공유함이 가능하므로 그 한쪽으론 부적절한 정보도 흘러 다닙니다. 인터넷은 전세계를 한데 묶어주고 지역적으로 사회적으로 지식과 정보에서 소외되었던 사람들에게 큰 혜택이 되고 있습니다. 정보접근에 불리했던 계층에게 다양한 기회가 주어지는 장점도 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지만 여기에 도덕성은 없습니다. 부적절하게 사용될지 모르는 지식이라도 조회수만 높일 수 있으면 올리는 것이 인간의 욕심입니다. 오용될 가능성을 가늠하여 정보 자체를 처벌하지는 못하며 인터넷에서 이미 사라진 양심을 탓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실제 세상에는 도덕도 법도 엄연히 존재합니다. 정보의 전파와 전달은 기술의 영역이지만 의지와 행위에 대한 책임은 사람의 몫입니다. 시내 곳곳에서 남의 차에 피해를 주는 악당들은 범죄의 경중을 떠나 모두 잡아들여서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합니다. 모방범죄의 확산을 막고 호기심에 차량절도를 시도하는 청소년들이 생기기 전에 서둘러야 합니다. 바늘도둑이 소도둑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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