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물리학상은 블랙홀의 신비를 밝혀낸 물리학자와 천문학자들에게 돌아갔다. 로저 펜로즈(89) 영국 옥스포드 대학 교수와 라인하르트 겐젤(68) 미국 UC버클리대 교수 겸 독일 막스플라크 연구소 박사, 앤드리아 게즈(55·여) 미국 UCLA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우주 블랙홀 발견에 대한 공로로 이들 3명을 2020년 노벨 물리학상 공동수상자로 선정했다고 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노벨위원회는 “펜로즈 교수는 블랙홀 형성이 일반 상대성 이론의 강력한 증거임을 규명했고, 겐젤 교수와 게즈 교수는 우리 은하 중심에 있는 초거대 질량 블랙홀 연구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앤드리아 게즈 교수는 노벨 물리학상에서 여성 과학자로 네 번째 상을 받았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9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0억90000만 원)가 주어진다. 상금은 단독연구인 펜로즈가 절반인 450만 크로나를 받으며, 공동연구인 겐젤과 게즈는 나머지 450만 크로나를 절반씩 나눠 갖는다.


    블랙홀은 빛조차 탈출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중력을 가진 천체를 말한다. 하나의 블랙홀이 은하 전체의 물질을 중력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이영웅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겐젤과 게즈 교수의 발견 전까지만 하더라도 블랙홀은 주위의 가스나 항성을 흡수하면서 나오는 강력한 제트 분출현상을 통해서만 관측됐다”며 “우리 은하 중심에서 초거대 질량 블랙홀(태양 질량의 450만배)의 존재를 처음으로 관측을 통해 밝혀낸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노벨 물리학상은 미국 프린스턴대의 제임스 피블스 교수와 스위스 제네바대의 미셸 마요르, 디디에 켈로 교수가 공동 수상했다. 이들은 우주 진화의 비밀과 우주 내 지구의 위상을 이해하는 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 받았다. 1901년부터 수상을 시작한 노벨 물리학상은 지난해까지 총 213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과학 관련 노벨상 부문 중 여성 수상자가 가장 적다. 213명 중 여성 수상자는 3명으로, 전체의 1%밖에 되지 않는다. ‘퀴리부인’으로 잘 알려진 마리 퀴리(1867~934)가 1903년 첫 수상을 했고, 1963년에 마리아 괴퍼드 메이어(1906~1972)가 받았다. 나머지 한 명은 지난 2018년 수상한 캐나다 워털루대의 도나 스트릭랜드(1959~ ) 교수다. 올해 노벨상은 5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6일 물리학상, 7일 화학상 순서로 진행되었다. 이어 12일까지 평화상ㆍ경제학상ㆍ문학상도 공개된다. 매년 12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던 시상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오프라인 시상식 대신 TV 중계로 대체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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