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기세가 걷잡을 수 없는 상태로 치닫고 있다. 애초 우려대로 북반구가 가을로 접어들고 학기가 시작되면서 신규 확진자는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사실상 '코로나 종식'을 선언했던 중국도 58일 만에 본토 감염자가 나오면서 비상이 걸렸다. 이에 따라 각국은 서둘러 학교 수업을 온라인으로 전환하고, 식당·술집의 영업을 중단하는 등 대비책을 강화했다. 다만 이미 경제에 내상이 큰 만큼 올해 초와 같은 전면적 봉쇄 카드는 꺼내지 않은 상태다.


◇ 유럽, 지난주 신규 확진 70만명
    세계보건기구(WHO)는 유럽 대륙에서 지난주 발생한 신규 확진자가 70만명이라고 보고했다. 지금껏 작성한 이 지역 통계 중 최고치다. 이에 앞선 주에는 52만명 수준으로 무려 36%가 증가한 것이다. 유럽 대륙의 전체 인구는 7억4천만명이다. 영국은 지난 3주 동안 신규 확진자가 4배 증가했다. 독일도 13일 하루 신규 확진자수가 5천132명으로 지난 4월 이후 최대였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내주 말이면 중환자 병실의 90%가 채워질 것이라고 보건 당국이 전망했다. 인구 1천700만명의 네덜란드에서는 지난주 3만6천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보고됐다. 이밖에 러시아에서도 하루 신규 확진자로는 가장 많은 1만4천명, 사망 244명이 각각 나왔다.


◇ 문 걸어 잠그는 유럽
    체코는 지난 3월 국경을 봉쇄하고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등 엄격한 제한 조치를 내렸다. 그러나 지난 6월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하고 코로나19 종식을 축하하는 대규모 저녁 파티를 열기도 했다. 이제는 다시 7개월 전으로 돌아가고 있다. 마스크 의무화가 재도입됐고, 6명 이상의 모임은 금지됐다. 또 학교와 술집, 클럽은 오는 11월 3일까지 문을 닫도록 했다. 음식점도 오후 8시까지 포장·배달만 허용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유럽의 진앙으로까지 불렸던 이탈리아는 12일 새로운 방역 대책을 승인했다. 사적 모임과 아마추어 스포츠는 금지됐고, 음식점도 일찍 영업을 종료해야 한다. 지난주 2만6천700명의 신규 확진자가 보고된 게 결정적 계기였다.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14일 강화된 방역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네덜란드 역시 앞으로 4주 동안 이어질 강화된 방역 대책을 발표했다. 스페인 중앙 정부는 마드리드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에 따라 중앙 정부는 마드리드시 결정을 뒤집고 시 경계 밖으로 출입을 제한했다. 이 지역에서 지난주에만 2만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딜레마에 빠졌다. 코로나19의 확산을 막아야 하지만 전면적 봉쇄에 따른 경기 부진도 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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