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성과가 뛰어난 직원들에게 명품 시계를 선물한 호주의 한 공기업 대표가 세금 낭비 논란으로 사퇴했다. 영국 BBC방송은 크리스틴 홀게이트 호주 우정총국 대표(사진)가 고가의 시계 스캔들에 휘말려 사퇴했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논란의 사건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호주 우정총국 직원들은 2018년 회사를 위해 2억2천만 호주 달러(한화 1천779억원)의 투자금을 확보하는 등 재무 실적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홀게이트 대표는 업무 성과가 뛰어난 직원 4명에게 부상으로 1천600만원 상당의 카르티에 시계를 선물했다. 이 사실은 지난달 호주 국정조사에서 드러나 논란이 됐다. 그녀가 세금을 낭비했다는 것이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깜짝 놀랐다"며 "그녀가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정총국 자금은 납세자들을 대신해 관리되고 납세자들이 존경받을 수 있는 방식으로 지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정총국이 독립적인 이사회에 의해 운영되지만, 정부 소유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세금 낭비 논란으로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홀게이트 대표는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녀는 성명서에서 "연말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우정총국이 혼란에 빠지지 않고 고객을 위한 우편 배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려고 (사퇴를) 결심했다"며 "우편 서비스에 방해가 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막대한 투자금을 확보하고 재무 실적을 개선한 직원들의 긍정적인 행동에 감사하고 보상할 필요가 있다"며 명품 시계 선물은 업무실적에 대한 보상이라는 기존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크리스틴 홀게이트 대표는 우정총국 대표로 취임하기 전 호주의 대표적인 비타민 및 건강보조제 블랙모어스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찬사를 받았던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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