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전문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기간에 술을 마셔도 되는지에 대해 서로 다른 견해를 밝히면서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의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를 개발한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 소장 알렉산드르 긴츠부르크는 9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전후해 8주 동안 음주를 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에 대해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긴즈부르크는 "매회 접종 후 3일 동안 금주할 것을 강하게 권고한다"면서 "완전한 금주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인체에 면역력이 형성될 때까지 제한적인 금주가 필요할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백신 개발사 측의 이 같은 설명은 전날 현지 보건당국자가 백신 접종을 전후해 최소 56일(8주) 동안 술을 마셔서는 안 된다고 권고한 것과 차이가 나는 것이다. 러시아 보건·위생·검역 당국인 '소비자 권리보호·복지 감독청'(로스포트레브나드조르) 청장 안나 포포바는 전날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으려는 사람은 접종 2주 전부터 술을 마셔서는 안 되며, 1차 접종 후 42일 동안에도 금주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스푸트니크 V는 첫 번째 접종 3주 뒤 두 번째 접종을 받고, 그로부터 3주가 지나야 제대로 면역력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포바는 알코올 섭취가 인체의 독성 제거 시스템을 활성화해 면역력 형성을 저해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또 다른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 후에도 포도주 같은 약한 술을 소량 마시는 것은 문제가 없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음주가 백신 접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 같은 논쟁은 평소 술을 즐기는 러시아인들에게 큰 관심사가 되고 있다. 특히 현지에서 지난주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가운데 연말연시 다양한 행사와 모임으로 인해 술을 마셔야 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5일 수도 모스크바를 시작으로 코로나19 백신 일반인 접종에 들어갔다. 우선 의료진, 교육계 종사자, 공무원 등 주민들과 접촉이 많은 고위험군부터 접종하기로 했으며 백신은 자체 개발한 스푸트니크 V를 이용하기로 했다. 스푸트니크 V는 가말레야 센터가 개발해 러시아 정부가 지난 8월 세계 최초로 승인(공식등록)한 코로나19 백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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