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주말극 '철인왕후' 측이 역사 왜곡 논란에 사과하고 다시보기 서비스에서 해당 내레이션을 삭제했다. 앞서 일부 시청자는 극 중 중전 소용(신혜선 분)이 철종(김정현)을 향해 "주색으로 유명한 왕의 실체가…조선왕조실록 한낱 지라시네"라고 독백한 부분을 두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국보를 깎아내렸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700여 건의 민원이 접수되기도 했다. 이에 tvN은 15일 "조선왕조실록 관련 대사는 해당 표현이 부적절했음을 무겁게 받아들여 문제된 내레이션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풍양 조씨 종친회는 조선시대 실존 인물이자 극 중에도 등장하는 신정왕후 조씨가 미신에 심취한 캐릭터로 왜곡됐다며 불쾌함을 표하기도 했다. tvN은 이와 관련해서는 "그 밖에 역사적인 인물과 사건 등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표현할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방송 2회 만에 시청률과 화제성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한 '철인왕후'이지만 역사 왜곡 외에도 성인지 감수성 부족 등 여러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극 중 기생집 '옥타정'이 지난해 집단 성폭행 사건이 터진 클럽 옥타곤을 연상케 하고, 주요 인물 대사도 성희롱 성격이 다분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 누리꾼은 "성희롱과 유흥문화를 남성의 시각으로 다루면서, 성별 반전을 방패막이로 사용하는 것 같아 영 뒷맛이 찝찝하다"고 꼬집기도 했다.


    방송 초반부터 이처럼 논란이 커진 것은 작품이 기대 이상으로 흥행한 탓도 있지만, 원작이 된 중국 소설의 작가가 혐한 성향을 보였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면서 '미운털'이 박힌 영향도 큰 것으로 보인다. 원작 '태자비승직기' 작가 선등은 전작인 '화친공주'에서 한국 비하 단어를 여러 차례 사용해 국내에서 논란이 된 바 있다. "몽둥이로 때려 줄 한국 놈들" 같은 대사나 등장인물이 식탁보를 몸에 두르며 한복이라고 조롱하는 모습 등이 대표적이었다. tvN은 이에 대해 "원작 소설이 아닌 웹드라마의 리메이크 방영권을 구입한 것이고, 계약 당시에는 원작 소설가의 또 다른 작품에 한국 관련 부정적 발언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드라마 제작과 기획이 상당 부분 진행된 후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해당 사실을 확인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해당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시청자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원작과 차별화된 새로운 창작물로 보시는 데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제작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철인왕후'는 대한민국의 카사노바 봉환이 조선 시대 철종 비 철인왕후 김소용의 몸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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