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교회 허성영 담임목사

    인류가 만든 지상에서 가장 힘든 스포츠인 "트라이애슬론(triathlon: 철인3종경기)"가 있습니다. 라틴어에서 "3개"를 뜻하는 "treis(tri)"와 "경기"를 뜻하는 "athlos (athlon)"가 합쳐진 영어 단어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한 사람이 수영, 사이클, 마라톤의 세 종목을 연이어 실시하는 경기로 극한의 인내심과 체력을 요구하는 경기입니다. 1989년 하와이에서 이 철인 3종경기 대회가 개최되었습니다. 여기에 약 1,800여명의 선수들이 참가하였는데, 이 중 가장 큰 화제를 모은 사람은 장애를 가진 몸으로 휠체어에 앉은 27세의 아들 릭 호이트(Rick Hoyt)와 휠체어를 밀어주는 49세의 아버지 딕 호이트(Dick Hoyt)였습니다. 이들 부자를 Team Hoyt라고 부르지요. 이날 경기는 아침 7시에 출발해 밤 12시까지 제한시간 17시간 안에 수영 3.9km, 사이클 180.2km, 마라톤 42.195km로 구성된 총 226km를 완주해야 하는 것입니다. 일정한 시간이 지나자 하나, 둘, 선수들은 결승선을 통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참가자들이 모두 결승선을 통과하지만, 날이 어두워져도 호이트 부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흘러 17시간의 제한 시간이 가까워지자, "역시 불가능한 일이었지"라고 고개를 흔들며, 사람들이 하나, 둘씩 경기장을 떠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저 멀리서 흑암을 뚫고, 두 사람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기다리던 사람들은 뜨거운 감동의 박수를 보내고, 어떤 이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답니다. 이 날 이들 부자가 세운 기록은 16시간 15분이었습니다. 그 어느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기적같은 일이었지요. 1962년, 당시 스물 두 살이었던 딕 호이트는 소중한 아들 릭 호이트를 얻습니다. 그런데 릭은 출산과정에서 탯줄이 목을 감아 뇌에 산소 공급이 중단되었고, 결국 온몸이 마비되어 생후 8개월, 의사는 부모에게 이 아이를 포기하라고 했습니다. 아이의 진단명은 "중증 뇌성마비"였습니다. 그러나 부모는 이 아이를 포기할 수 없었답니다. 몸이 불편하다는 것 때문에 아들이 평생을 방안에 지내도록 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로 아이를 교육합니다. 시간이 흘러 릭은 머리를 움직여 모니터에 글을 띄울 수 있도록 컴퓨터를 배웠고, 아빠, 엄마 정도의 간단한 단어를 컴퓨터를 통해 쓸 수 있게 되었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릭은 처음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그것은 "RUN"이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아버지는 아들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마음 먹었고,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아들과 함께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열 다섯 살이 되던 해에 릭은 아버지와 함께 농구경기를 구경하러 갔고, 거기서 부상으로 하반신이 마비된 농구 선수의 치료비 마련을 위해 개최되는 "8km 자선 달리기 대회"의 포스터를 보고는 참가를 원했습니다. 릭의 희망에 따라 릭은 아버지와 함께 휠체어를 타고 8km 자선 달리기 대회 참가하고, 비록 끝에서 2등의 성적이었지만, 그들은 완주했습니다. 릭은 경기 후에 아버지에게 이렇게 말했답니다. "아버지, 오늘 난생 처음으로 제 몸의 장애가 사라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아버지는 아들이 평생 이런 기분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고, 이들은 이때부터 정규 마라톤에 도전하여 완주에 성공합니다. 그렇게 그들은 지금까지 6차례의 철인 3종 경기를 완주했고, 206차례 단축 3종경기를, 64차례 42.195km 마라톤을 완주했습니다. 특히 1982년부터 2005년까지 보스턴 마라톤 대회를 24년 연속 완주한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이들은 달리기와 자전거로 6,000km 미국대륙을 횡단하기도 했습니다. 아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아버지가 끌어주는 보트나 자전거에 누워 있는 것뿐이었습니다. 그저 실 것에 실려서 아버지께서 이끄시는 대로 갈 수 밖에 없었던 것이지요. 후에 어느 인터뷰에서 아들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아버지가 없었다면 할 수 없었어요" 이에 아버지는 이렇게 대답하지요. "네가 아니었다면 아버지는 하지 않았을 꺼야" 이제 다음 주면 예수님께서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하여 육신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심을 기념하는 성탄절입니다. 성탄을 준비하며, 우리를 향한 예수님의 마음을 묵상해 봅니다. 아마도 아버지 릭 호이트의 마음이 예수님의 마음이지 않았을까요? 이렇게 말씀하시는 듯합니다. "네가 아니었다면, 나는 십자가에 달리지 않았을 것이다" 이 추운 겨울, 높은 보좌를 버리시고, 낮은 곳에 평화의 왕으로 오신 그리스도의 평강이 이 글을 읽는 우리 모두에게 넘쳐나기를 축복합니다.  “그래서 그는 아버지 집으로 돌아갔다. 아들이 멀리서 걸어오고 있는 것을 본 아버지는 측은한 마음에 달려가 아들을 끌어안고 입을 맞추었다(현대인의 성경, 누가복음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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