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신이 마비된 홍콩 출신의 스포츠등반가 라이치와이(黎志偉)가 휠체어를 탄 채 고층 빌딩 외벽을 250m나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18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라이는 이틀 전인 지난 16일 홍콩 카오룽(九龍) 반도에 있는 300m 높이의 니나 타워에 오르는 도전에 나섰다. 자신과 같은 척수 환자들을 위한 기금 마련을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에서 와이는 건물 외벽을 몸에 연결된 로프를 잡고 250m까지 오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라이는 강풍 등으로 정상에 오르는 데는 실패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라이는 로이터통신에 “암벽등반과 달리 빌딩 외벽엔 붙잡을 만한 곳이 거의 없었다”며 “솔직히 무서웠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번 행사로 라이는 약 520만 홍콩 달러(약 7억4245만 원)을 모금했다. 라이는 암벽등반 아시아 챔피언 네 차례, 국제스포츠클라이밍협회(IFSC) 스포츠클라이밍 스피드부문 아시아 챔피언을 두 차례나 차지하는 촉망받는 스포츠맨이었다. 2011년 교통사고로 하반신을 사용할 수 없게 됐지만 그는 도르래와 로프를 이용해 등반활동을 이어갔고, 5년 전에는 홍콩의 유명 랜드마크 중 하나인 495m의 사자산에 오르는 데도 성공했다. 라이는 “장애인이 된 뒤, 한동안 내가 꿈을 꿀 수 있는 사람이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잊었다”며 “단순히 살아가는 것을 떠나 내가 무엇 때문에 살았는지에 대한 고민했고, 휠체어를 탄 몸으로도 등반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도전했다”고 말했다. 라이는 “몇몇 사람은 장애인들이 항상 약하고 도움과 연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장애인도 기회를 받아 원하는 것을 성취할 수 있으며, 무조건 약자로 대우받을 필요는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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