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가 약 7개월 전 쏘아 올린 아랍권 최초의 화성 탐사선 ‘아말’(아랍어로 ‘희망’)이 10일 0시 57분(한국 시간) 화성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 구소련이 세계 최초로 화성 궤도에 진입했던 1971년 건국된 UAE가 50년 만에‘화성 탐사국’ 반열에 오른 것이다. ‘우주 열강’인 미국·구소련·유럽·인도에 이어 5번째로 이룬 쾌거이기도 하다.  특히 이날은 1972년 마지막 7번째 토후국이 UAE에 합류한 날로, 중동 전역에서 “아랍 과학 역사의 새로운 무대가 열렸다”는 환호가 쏟아졌다. 석유 부국으로만 인식됐던 UAE의 우주탐험은 ‘아말’ 성공을 계기로 2024년 달 탐사, 2117년 화성 개척까지 앞으로 100년간 쭉 진행될 예정이다.


◇ 아랍 과학사 새 무대 열려
     지난해 7월 20일 일본 다네가시마(種子島)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크기의 아말은 시속 12만1000㎞의 속도로 4억9350만㎞의 우주 공간을 여행한 끝에 이날 화성 궤도에 도달했다. 화성의 중력에 의해 포착될 만큼 충분히 탐사선의 속도를 늦추기 위한 27분간의 고위험 비행과 지구에 무선 신호를 보내기까지 11분간의 초조한 기다림. 그 끝에 아말이 궤도를 돌면서 목표했던 데이터를 수집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두바이에 위치한 UAE 우주센터의 지상 관제사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치고 환호했다. ‘에미리트 화성 탐사 프로젝트’(EMM)를 총괄해 온 옴란 샤라프는 “UAE와 아랍, 그리고 이슬람 국가의 국민에게 UAE가 화성에 성공적으로 도달했음을 알린다”고 공식 선언했다. 


◇ 2024년 달 탐사, 2117년 화성 개척 
      화성에 착륙하지 않고 그 주위를 돌 예정인 아말의 주요 임무는 우주 과학 역사상 최초로 화성의 대기 정보를 수집해 이곳의 1년을 모두 담은 기후도를 완성하는 일이다. 적외선·자외선 분광계, 고해상도 영상 장치를 통해 하층 대기와 온도 구조, 오존 농도, 산소·수소 수치 등을 측정한다. 아말은 최소 2년 동안 55시간을 주기로 타원형의 궤도를 돌면서 화성의 계절 변화를 연구하고 그 결과를 국제 과학계에 공유할 예정이다.  UAE의 우주 구상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2019년 9월 국제우주정거장을 방문한 최초의 아랍인 3인을 배출한 UAE는 2117년까지 화성에 인간 정착지를 건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때까지 두바이 외곽 사막에 하얀색 돔 모양의 ‘과학 도시’(Science City)를 조성해 화성 환경을 시뮬레이션하면서 그곳을 개척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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