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버삼성장로교회 이동훈 담임목사

    성경에는 다윗과 골리앗 이야기가 나옵니다. 교회 다니지 않는 사람들도 다 아는 이야기입니다. 다윗은 베들레헴에 사는 이새의 막내아들입니다. 전쟁에 나갈 수 있을 만큼 장성한 사람이 아닙니다. 아직 유소년입니다. 반면 골리앗은 블레셋의 장수입니다. 일반 사람에 비해 거의 두 배의 몸집을 가진 사람입니다. 골리앗은 블레셋 군대의 챔피언입니다. 이스라엘과 블레셋 군대가 40일 동안 ‘엘라 골짜기’를 사이에 두고 서로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아침저녁으로 이 블레셋의 챔피언 골리앗이 나타나 이스라엘 군대를 모욕하며 이렇게 소리칩니다. 이스라엘 군대를 향해 쏟아 내는 골리앗의 말 폭탄을 조금 각색해 보면 얼추 이런 말입니다. “나는 우리 군대의 챔피언이다. 너희 군대의 챔피언은 누구냐? 그자를 내려 보내라. 나와 일대일로 싸워서 진정한 챔피언을 가려보자!” 이런 골리앗을 보고 그가 하는 말을 들은 사울 왕을 비롯한 이스라엘 군대는 크게 놀라 두려워했습니다. 그리고 골리앗 앞에서 도망치기에 급급했습니다. 자신들의 눈앞에 버티고 서 있는 골리앗만 보면 이렇게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와 함께하시고 친히 싸워주시고 지켜 주시는 만군의 여호와 하나님을 신뢰한다면, 그리고 믿음의 눈으로 그 하나님을 바라볼 수만 있다면 아무리 기가 질리는 골리앗 앞에서도 놀라거나 두려워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골리앗’이라는 이름의 뜻은 ‘떠나는 자, 유랑자, 방랑자’입니다. 그의 이미지와 너무도 잘 맞는 이름이 아닙니까? 우리는 늘 삶 속에서 무수히 많은 골리앗들과 마주치며 살아갑니다.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보다 해결할 수 없는 거대한 문제들과 힘과 권력들이 우리를 두렵게 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못하게 하고, 말씀대로 살지 못하도록 가로막습니다. 그 수많은 골리앗들에게 우리가 전부 죽을 것 같고, 살아남을 수 없을 것 같고, 낙오자가 될 것만 같아 두려워합니다. 그래서 어떤 이들을 싸워보지도 않고 골리앗의 종이 되기를 선택하는 자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승패는 내 능력으로, 물리적인 힘의 크기로 결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아무리 골리앗이라도 만군의 여호와 앞에서는 ‘종이호랑이’에 불과합니다. 우리가 비교해야 할 것은 지금 우리의 전력과 상대의 전력을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전력과 하나님의 전력을 비교해야 하는 것입니다. 성도의 영적 싸움은 골리앗을 이길 수 있는 객관적인 전력을 확보해야 승리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얼마나 신뢰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사울을 보십시오. 그는 골리앗이 나타나기 전에는 적어도 이스라엘 안에서는 “다른 사람보다 어깨 위나 더 큰” 사람이었습니다. 어쩌면 골리앗이 찾고 있는 이스라엘의 챔피언은 사울 왕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는 두려워 떨고 있습니다. 화려한 외모는 더 나은 외모 앞에서 늘 상대적으로 초라해지는 것입니다. 반면, 아버지의 심부름을 위해 전장에 나가 있는 형들의 안부를 물으러 갔다가 골리앗을 본 다윗은 “이 할례 받지 않은 블레셋 사람이 누구이기에 살아 계시는 하나님의 군대를 모욕하겠느냐” 라고 말했습니다. “이 사람이 누구이기에” 무슨 말입니까?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골리앗이 아무리 무장을 하고 사람들 기를 팍팍 죽이는 큰 몸집을 가지고 있다 할지라도 한 인간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사실 골리앗은 다윗이 던진 조그마한 돌멩이(물맷돌) 하나에 맥없이 쓰러졌습니다. 이것이 인간입니다. 그런 한 인간이 만군의 여호와 하나님의 군대를 모욕하는 모습에 다윗은 분노가 끓어 올랐습니다. 하나님의 군대를 모욕하는 것은 곧 하나님을 모욕하는 것과 같았기 때문입니다. 다윗이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다윗이 믿는 하나님은 어떤 하나님입니까? 한마디로 지금도 “살아 계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이 믿음이 결국 다윗을 하나님 나라의 챔피언이 되게 한 것입니다. 골리앗의 말을 듣고, 그리고 그의 모습을 보고 두려워 떠는 사울 왕과 이스라엘 군대와 달리, 다윗이 골리앗을 향해 분노하며 그를 죽여 이스라엘의 치욕을 제거하고자 하는 열정을 가질 수 있었던 결정적이 차이는 바로 이 살아계신 하나님을 믿는 믿음이었습니다. 


     무엇으로 골리앗 같은 이 세상을 이깁니까? 믿음이 이기는 것입니다. 엘라 골짜기에서 이스라엘 군대와 다윗은 똑같이 골리앗을 보고 그가 하는 말을 듣고 있었습니다. 똑같이 보고 들었는데, 반응은 전혀 달랐습니다. 사울 왕과 이스라엘 군대는 두려워 떨었습니다. 그러나 다윗은 그의 말에 대해 치욕스럽게 여기며 강력히 분노했습니다. 실상이 두려운 것은 너무나도 분명한 현실입니다. 그런데도 다윗은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다윗이 이처럼 반응할 수 있는 근거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그의 고백 속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내가 두려워하는 날에는 내가 주를 의지하리이다 내가 하나님을 의지하고 그 말씀을 찬송하올지라 내가 하나님을 의지하였은즉 두려워하지 아니하리니 혈육을 가진 사람이 내게 어찌하리이까”(시편 56:3-4). 그는 두려운 날에 하나님을 의지했습니다. 말씀을 붙들었습니다. 그에게는 ‘믿음의 방패’(에베소서 6:16)가 있었고,‘성령의 검 곧 하나님의 말씀’(에베소서 6:17)이 있었습니다. 다윗이 골리앗을 이긴 비결이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살아계시는 하나님을 믿는 믿음입니다. 살아계신 하나님의 말씀을 붙잡는 믿음입니다. 믿음이 이기는 것입니다. 골리앗 같은 이 세상을 이기는 것도 믿음입니다. 골리앗같이 온 세상을 집어 삼킬 듯이 달려드는 코로나바이러스를 이기는 것도 우리의 믿음입니다. 이 믿음으로 무장하고 사시므로 다윗처럼 승리하는 성도의 삶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믿음이 이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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