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아이가 슈퍼 히어로 망토를 입은 여자 간호사 인형을 들고 노는 모습을 담은 '얼굴 없는 거리 화가' 뱅크시의 그림이 1천440만 파운드(약 224억 원)에 판매됐다. '게임 체인저'라는 제목의 이 그림은 크리스티 경매에서 뱅크시 작품 중 최고가로 팔렸다고 23일 로이터가 보도했다. 이는 당초 추정가 250만∼350만 파운드 보다 훨씬 높은 가격이다. 수수료까지 포함하면 구매자는 1천680만 파운드를 지불했다. 뱅크시의 이전 작품 중에선 브렉시트 과정에서 영국 정치권의 난맥상을 비판하며 하원의원들을 침팬지로 묘사한 '위임된 의회'(Devolved Parliament)가 990만 파운드로 최고가였다. '게임 체인저'는 가로·세로 각 1m 크기의 흑백 작품으로, 아이가 슈퍼맨과 배트맨은 바구니에 두고 간호사 인형으로 노는 모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의 영웅적인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평가된다. 뱅크시는 작년 5월 영국 사우샘프턴의 병원에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드리며, 비록 이 작품이 흑백이지만 병원을 조금이라도 밝게 하면 좋겠다"는 내용의 메모와 함께 이 그림을 기부했다. 크리스티는 수익금이 사우샘프턴 병원 직원들과 환자들의 복지 증진에 사용된다고 말했다. 경매가 이뤄진 날은 영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봉쇄를 발표한 지 1년이 되는 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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