휄로쉽교회 이두화 담임목사

     코로나바이러스의 백신 보급이 사회 각계각층으로 점점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는 집단 면역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자연스러운 결과로 많은 사업장이 닫혀 있다가 다시 열기도 하고, 이벤트를 여는 등 다양한 사람들의 모임이 자연스럽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은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절대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 한 사람들의 말을 비웃기라도 하듯 모임이 늘어나고 있음을 봅니다. 이런 것을 보면 시대를 막론하고 또 인종을 떠나서 사람들은 모이기를 참 좋아합니다.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좋아하는 이유에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상호작용 때문입니다. 이는 첨단 기술로도 대체할 수 없는 것인데요. 우리는 AI(인공지능)이 보급화 된 시대를 살아가면서 기계가 우리의 필요를 채워주는 매우 편리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시대일수록 기계가 주지 못하는 감정을 인간은 선호하고 또 찾아다닙니다. 이것에 대하여 많은 심리학 전문가들은 ‘진짜를 찾아다니는 사람들’이라 합니다. 기계가 주는 것은 인위적이고 허상이지만 사람이 주는 것은 진짜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가 잘 나타나는 것이 지난 10여년간 TV 프로그램에서 나오는 Real Variety(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입니다. 어디서도 경험해 보지 못한 진짜를 대신 경험해 줌으로 그 감정을 대신 전달해 주는 것이 이런 인간의 심리를 잘 반영해 주고 있습니다. 이를 보면, 사람의 마음과 감정을 이해해 주는 것, 사람을 다독여 주는 것에 대해 기계는 전달의 통로가 될 수는 있겠지만 직접 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가능합니다. 그리고 이런 일들이 사람과 사람 사이 ‘모임’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상호작용입니다. 이러한 상호작용을 생각할 때 영화의 한 대목이 떠오릅니다. ‘한국 영화 <말모이>라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의 제목인 “말모이”의 뜻은 ‘우리의 말을 모은다’라는 것으로, 일제 강점기 우리말이 금지된 시대에 한글을 지키고자 했던 조선어학회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인데요. 영화 속에서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사람이 모이면 말이 모이고, 말이 모이면 뜻이 모인다.” 이 말이 참 맞는 것이 사람들이 모이면, 대화가 시작되고 소통하기 시작합니다. 소통이 되기 시작하면 관심사 혹은 뜻이 같은 사람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마음이 통하고 뜻이 모였을 때 혼자서는 할 수 없었지만 함께 하기 때문에 큰 일들을 이루어 내는 것을 봅니다.


       하지만 사람이 모이는 곳에 순기능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역기능 역시도 존재합니다. 역기능으로써 가장 대표적인 것은 사람이 모여서 갈등이 발생되는 일입니다. 사람이 많이 모이고 뜻을 모으려 할 때 모인 사람들 각자의 뜻이 다 다를 경우 모임이나 조직은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라고 한 것 같이 엉뚱한 방향으로 흐를 수 있고 심각하면 모임이나 조직이 아예 분열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교회도 이 범주에 해당됩니다. 교회에 사람이 많이 모이면 일단 말이 많아집니다. 많아진 말을 모아 가지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하나의 뜻은 무엇일까? ’와 같은 ‘하나의 뜻’으로 결집한다면 매우 큰 힘을 발휘하는 게 교회입니다. 이게 모임의 순기능입니다. 하지만 역기능 역시 존재합니다. 역기능은 함께 모인 많은 사람들 속에서 통일된 뜻이 없다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주장이나 뜻을 옳다고 밀어붙이며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주장하고 관철시키는 갈등의 모습들을 보게 됩니다. 이 때문에 교회에는 세상의 모임이 갖고 있는 장단점이 다 존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의 모임과 교회가 다른 점이 있습니다. 교회는 사람과 사람의 모임을 통한 상호관계를 가지고 뜻을 모으기 이전에 이미 하나의 뜻에 마음을 모을 수 있는 사람들이 모인 모임입니다. 교회는 ‘하나님의 뜻에 순종합니다.’라고 하는 하나님의 백성이 모인 곳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모든 사람들의 개인적인 뜻은 다 다를지라도 하나님의 백성들은 자신의 생각을 사로잡아 그리스도에게 복종하게 할 수 있는 신자들이 모인 모임이 교회입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스스로 연약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인지하되 여전히 모이기를 힘써야 합니다. 모일 때 하나님은 역사하십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사람을 통해 일하시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이야기이지만 하나님과 함께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성경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백성들의 모임인 교회가 연약해도 하나님이 친히 이끌어 가시며 교회를 통해 일 하십니다. 그래서 히브리 기자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서로 돌아보아 사랑과 선행을 격려하며 모이기를 폐하는 어떤 사람들의 습관과 같이 하지 말고 오직 권하여 그 날이 가까움을 볼수록 더욱 그리하자” <히브리서 10:24-25> 저는 현장으로 모이자는 것을 고집하고자 함이 아닙니다. 오프라인만 고집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우리의 모임은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의 형태를 뛰어넘어 모이는데 힘써야 하나님의 이끄심과 일하심을 경험할 수 있는 교회가 될 수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교제에서도 말이 모이고 뜻이 모이면 큰 일을 이뤄내는데 하물며 하나님과 교제하며 하나님의 뜻에 자신의 뜻을 같이한 성도들이 있는 교회는 어떻겠습니까? 그러므로 그동안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모임에 대해 위축되어 있다면 이번 기회를 통해서 어느 형태의 모임이든지 그 모임을 다시금 참석하시고 활성화시켜 하나님의 일하심을 더욱 경험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모이기를 힘쓰시는 분들이 되셔서 하나님의 뜻을 이 땅 가운데 이루시는 축복의 통로가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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