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버삼성장로교회 이동훈 담임목사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들 중에 가장 드라마틱한 장면 하나를 꼽으라고 하면 서슴없이 다윗이 골리앗을 쓰러트리는 장면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다윗과 골리앗 이야기를 접할 때 무조건 다윗에게 열광하기로 마음을 먹습니다. 과연 성경 저자는 다윗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을까요? 하나님이십니다. 다윗은 골리앗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전쟁은 여호와께 속한 것인즉 그가 너희를 우리 손에 넘기시리라”(사무엘상17:47). 여기서‘전쟁은 여호와께 속했다’는 말은 하나님이 친히 싸우시는 전쟁이라는 말입니다. 그리고‘그가 너희를 우리 손에 넘기시리라’는 말은 전쟁의 성패가 하나님께 달려 있다는 말입니다. 단 한 번의 물매 돌이 정통으로 이마에 박혀서 골리앗이 엎드러졌다는 것은 그 자체가 하나님의 역사였다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증거가 아닙니까? 싸움이 너무도 허무할 정도로 빨리 끝나버렸습니다. 사무엘서 저자는 이런 말을 덧붙이며 이 싸움에 대하여 결론을 맺습니다. “자기 손에는 칼이 없었더라”(사무엘상 17:50)입니다. 눈 깜짝할 사이에, 골리앗의 그 장대함을 한 순간 허망한 것이 되게 하고, 칼도 없이 그 거구의 골리앗을 쳐 죽일 수 있는 것은 사람의 능력이 결코 아닙니다. 이 싸움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아니라 골리앗과 하나님의 싸움이기에 가능한 결론들이라고 생각지 않습니까? 하나님이 하셨습니다. 그러면 이 이야기에서 다윗은 제외시켜 버려야 합니까? 결코 그럴 수 없지요. 왜 그렇습니까? 다윗은 결국 곧 오늘의 우리들이기 때문입니다. 골리앗과 같은 악한 마귀 사탄, 그리고 이악한 세상과 맞서 싸워야 하는 오늘 우리들에게 다윗은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 있을까요? 첫째, 세상의 공갈 협박과 위협에 기죽지 말아야 합니다. 골리앗은 자신이 믿는 블레셋의 신(다곤, 아스다롯)의 이름으로 다윗을 향해 저주를 퍼 붙습니다. 그리고 이스라엘 사람들이 가장 두렵고 치욕스러운 죽음을 죽게 하겠다고 위협을 합니다. “내가 네 살을 공중의 새들과 들짐승들에게 주리라”(사무엘상 17:44)는 말이 그것입니다. 그동안 이러한 골리앗의 협박과 위협의 말 앞에서 모든 이스라엘 백성들은 기가 죽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유일하게 기죽지 않은 한 사람이 여기 있습니다. 누구입니까? 다윗입니다. 다윗이 뭐라고 골리앗에게 말합니까? “너는 칼과 창과 단창으로 내게 나오지만 나는 만군의 여호와의 이름으로 네게 간다.”(사무엘상 1:45), “내가 너를 쳐서 목을 베고 네 시체를 공중의 새와 들짐승의 먹이로 주겠다.”(사무엘상 17:46), “여호와의 구원하심은 칼과 창에 있지 않다.”(사무엘상 17:47). 이 얼마나 당당합니까? 다윗이 이렇게 골리앗 앞에서 당당할 수 있는 것은 골리앗의 위협적인 저주의 말들을 공갈 협박정도로 여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공갈과 협박은 하나님이 침묵하실 때까지만 허용되는 소음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교만하고 거만한 세상의 화법에 주눅 들 것이 전혀 없음을 알아야 합니다. 세상 앞에 기죽지 말고 사십시다!!


 둘째, 세상의 무기로는 세상을 이길 수 없습니다. 다윗은 골리앗을 향해 출정 선언을 이렇게 합니다. “너는 칼과 창과 단창으로 내게 나아오거니와 나는 만군의 여호와의 이름 곧 네가 모욕하는 이스라엘 군대의 하나님의 이름으로 네게 나아가노라”(사무엘상 17:45). 다윗의 말대로 골리앗은 칼과 창과 단창이라는 무기를 들고나왔습니다. 이것이 골리앗의 무기고 블레셋의 무기입니다. 그리고 또한 오늘 날 세상의 무기입니다. 하지만 다윗의 무기는 무엇입니까? 그의 고백대로 “만군의 여호와의 이름”입니다. 다윗은 “여호와의 구원하심이 칼과 창에 있지 않다”(사무엘상 17:47)고 선포합니다. 여호와가 싸우시는 전쟁은 군사력으로 이기는 싸움이 아닙니다. 골리앗의 그 철저하고 무시무시한 크기의 무기들도 하나님은 한순간 무용지물이 되게 하시지 않습니까? 골리앗의 40일간의 허풍을 잠재우는 데는 젖비린내 나는 소년과 물매와 돌 하나로 충분했습니다. 어둠의 세상 권세와 싸움에 임하는 자는 돈과 권력, 자신의 힘과 능력을 의지하려는 마음을 버리고, 하나님만 의지하는 믿음으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셋째, 다윗은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을 드러내는 도구로 사용되어졌을 뿐입니다. 다윗이 한 일은 물매 돌 하나 골리앗을 향해 던진 것뿐입니다. 그렇다고 다윗이 한 이 일이 별것 아닌 일일까요? 결코 아닙니다. 다윗은 적어도 하나님을 대신하여 싸운 사람입니다. 다윗은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이 무시되고 있고 모욕을 당하고 있는 현실 앞에 분노했습니다. 다윗의 초점과 관심은 철저하게 하나님께 있습니다. “하나님이 계신 줄을 알게 하리라!” 이것이 다윗의 관심입니다. 한 마디로 다윗은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을 드러내는 일에만 관심이 있는 것입니다. 자기 자랑하기 위해, 자기 잘난 것 드러내기 위해 나간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만 그러내면 되는 것이기에 화려함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왕의 군복과 갑옷과 칼을 거부한 것입니다. 다윗이 한 일이 뭐 거창한 일이 아닙니다. 돌팔매질 한 번 한 것뿐입니다. 그런데 결과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골리앗이 쓰러진 것입니다. 아직도 다윗이 한 일이라고 우기시겠습니까? 하나님이 하신일 입니다. 자신 스스로가 한 말대로“하나님이 계신 줄을 알게 하리라!”는 이 일에 다윗은 쓰임 받은 것뿐입니다. 다윗은 철저하게 자신이 하나님을 드러내는 도구로 사용되기를 원했습니다. 이것이야 말로 우리 믿음의 성도들의 지극한 영광이요 사는 보람 아니겠습니까? 내가 얼마나 잘난 사람인가가 아니라, 우리가 얼마나 잘 되었는가가 아니라, 우리가 얼마나 하나님의 역사에 바로 쓰임 받는 인생을 살고 있는가 하는 것이 최대의 관심사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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