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넉달째 2%대 상승

    지난 3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7.61(2015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2.6% 올랐다. 앞서 5월에 기록했던 9년1개월 만의 최고 상승폭을 두 달 만에 다시 경신한 것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넉 달 연속 2%대 중반을 오르내리고 있다.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물가를 반영하는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4% 올라 2017년 8월 이후 3년11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조만간 물가가 잡힐 것이라 호언장담했던 정부 전망과 정반대로 하반기 들어서도 물가 상승이 멈추지 않고 있다. 밥상물가를 좌우하는 농축산물 가격을 비롯해 라면·햄 같은 생필품 가격과 외식비, 기름값, 전·월세까지 고공비행을 하자 주부들 사이에서는 “숨 쉬기도 무섭다”는 말까지 나왔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시금치, 마늘 등 채소값도 작년에 비해 1.5~2배 이상 뛰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집밥 한 끼를 먹기 위해 장바구니를 들었다가 10만원으로도 모자란다는 얘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글로벌 곡물가가 고공행진 중이다. 농축산물 가격 상승세가 반영되면서 외식 물가는 2.6% 올랐다. 여름 제철과일인 수박은 작년보다 두세 배가 4만5000원)올랐고, 라면과 가공식품 가격도 일제히 오르고 있다. 이달 들어 서울 시내 곳곳에서 휘발유 가격이 ℓ당 2000원을 넘어선 곳이 등장했다. 달걀값은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일부 식당에서는 달걀 반찬 서비스를 중단한다는 안내문도 내걸었다. 이상기후와 운송비용 증가 등으로 글로벌 곡물가와 유가가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수입물가를 안정시키기엔 역부족이다. 외국인 노동자 일손 부족으로 산지에서는 과일 수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달걀값을 잡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달걀 가격 담합 단속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산란계가 부족한 근본적인 이유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다. 3일 오후 한 대형마트를 찾은 주부 김 모씨(서울)는 “물가가 너무 올라 마트에 가도 집어 올 것이 없더라”며 “해먹을 반찬이 없다”고 했다. 맘카페의 한 네티즌은 “과일값이 왜 이렇게 올랐느냐”며 “장보기가 무서울 지경”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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