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병사들에 싸우라고 뇌물 바쳐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철군 과정에서 불거진 혼란을 들어 조 바이든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7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바이든보다 철군을 엉망으로 다룬 사람은 없다"며 "내 생각에 이번 사태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수치"라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정파 탈레반이 수도 카불을 포함해 전국을 장악하면서 혼란에 빠졌다. 특히 탈레반의 예상보다 빠른 진격 때문에 카불 공항이 필사적인 탈출 인파로 아수라장이 되고 다수 민간인이 숨지는 참변까지 빚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프간 철군이 자신의 결정이라는 사실을 의식한 듯 "빠져나오는 것(아프간 철군 자체)은 훌륭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1월 퇴임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기에 탈레반과의 합의에 따라 올해 5월 1일까지 미군을 아프간에서 철수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는 미국인이 한 명이라도 해를 입으면 "어떤 나라도 맞아본 적이 없는 무력으로 때리겠다"고 탈레반 최고 지도자에게 경고했다고 돌아봤다. 후임자인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결정을 철회하지 않고 시한을 수개월 늦춘 뒤 철군을 단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철군 과정의 대혼란과 관련, 아프간 정부의 붕괴가 생각보다 빨랐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합의 때문에 탈레반의 군사적 위상이 (미국의 아프간 침공 때인) 2001년 이후 가장 강해졌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프간 정부군이 급히 와해한 이유는 병사들이 의무감 없이 돈만 밝힌다는 데 있다며 미국이 외국에 해당국 방위비를 헌납한다는 안보무임승차론을 되풀이했다. 그는 "많은 다른 사람들에게서 얻은 매우 불쾌한 정보"라며 "아프간 군인은 세계에서 돈을 가장 많이 받는 축에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프간군은 돈 때문에 일하니까 우리가 떠나는 즉시 싸움을 멈췄다"며 "미국은 아프간 병사들에게 거금을 줬는데 그건 싸우라고 우리가 주는 일종의 뇌물이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군이 아프간에 두고 간 무기가 전략적 경쟁국들에 넘어가 미국의 군사적 우위를 침식하는 데 쓰일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에겐 최신식 블랙호크 헬리콥터 수백억 달러(수십조원) 어치가 있다"며 "세계 최고의 군사장비이기 때문에 이제 러시아, 중국이 분석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테러 위험이 전파될 가능성을 우려해 극단주의를 경계하고 있기는 하지만 탈레반에 미국보다 훨씬 친화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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