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필품 가격에 서민 고통

     미국 소비자 물가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으며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한인들의 장바구니 생활 물가에도 비상이 걸리면서 생활비 부담에 따른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한인들의 생활 물가 부담은 미국의 전체 소비자 물가 상승과 연동되어 있다. 14일 연방 노동부에 따르면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같은 달에 비해 5.3%나 올랐다. 시장 예상치였던 5.4%를 소폭 밑도는 수준이었지만 지난 7월 5.4%까지 치솟으며 금융 위기 직전인 2008년 8월 이후 13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8월 물가 상승도 사실상 그 수준을 유지했다. 가장 가파르게 상승한 것은 개솔린 가격을 포함한 에너지 관련 물가다. 개솔린 비용을 포함한 에너지 관련 물가는 전년에 비해 25%나 뛰어올랐다. 특히 개솔린 가격은 1년 사이에 무려 42.7%나 급등했다. 개솔린 가격 상승세는 그대로 이어져 14일 LA 카운티의 개솔린 가격은 일반 개솔린을 기준으로 평균 4.405달러로 한 달 전에 비해 1.3센트, 1년 전과 비교하면 1.182달러나 상승했다. 개솔린 가격은 국제 유가가 70달러 안팎을 오르내리면서 동반 상승하고 있는데 이번 겨울 날씨에 따라 최대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와 한인 운전자들의 개솔린 가격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중고차와 트럭 가격도 상승해 1년 전과 비교해 31.9%나 크게 올랐다. 신차 가격도 7.6%나 인상됐다. 이외에도 렌터카는 52.6%, 호텔과 모텔의 숙박 요금도 19.6%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올들어 가격이 오른 부문은 주로 코로나19 여파로 공급망 병목 현상을 겪거나 차질을 보이는 부문에 집중돼 있다. 그나마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의 오름세가 둔화됐다는 점은 위안 거리다. 전월 대비로 0.1% 올라 2월 이후 상승폭이 가장 낮았고, 전년 같은 월과 비교하면 4%를 기록해 지난 7월 4.3%보다 상승률이 떨어졌다. 이제 한인 소비자들의 관심은 인플레이션 여부에 모아지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는 8월의 상승률 둔화가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기 시작한 환영할 만한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에 반해 이 같은 전망이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플레이션의 둔화세가 지속되리라는 보장이 없는 데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집행하고 있는 각종 사회 안전망 관련 비용 지출은 장기적으로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연준의 통화 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다음 주에 열리는 가운데 연준의 자사매입 축소(테이퍼링) 계획 발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저작권자 © 주간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