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예드 이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첫 유엔 총회 연설에서 미국의 제재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제76차 유엔 총회 화상 연설에서 "제재는 미국이 전 세계 국가들과 전쟁을 치르는 새로운 방식"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오늘날 우리가 사는 지역에서 보고 있는 것은 헤게모니뿐만 아니라 서구화한 정체성을 강요하는 행위 역시 비참한 실패를 맞이했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주장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그 예로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출구를 확보하지 못한 채 쫓겨났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후임자인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우선', '미국의 귀환' 등 슬로건을 사용한다면서 "하지만 세계는 이런 주장을 신경 쓰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미국과의 관여를 약속하면서도 바이든의 미국 정부가 일소하려는 이란의 미사일 개발 및 중동 내 반군 지원 등에 대한 협상 가능성을 배제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밝혀왔다.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파기했던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희망했지만, 이를 위해 진행 중인 국제사회와 이란의 협상은 진전을 보지 못한 채 일시 중단된 상태다. 이란은 핵 합의 복원의 전제 조건으로 자국에 대한 모든 제재의 해제를 요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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