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줄어든 영향

    미국의 노동력 부족 사태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며 그동안 억눌렸던 직원들의 퇴직이 분출하는‘대 사표(Great Resignation)의 흐름’이 나타나면서다. 고용률을 높이기 위해 기업이 올린 임금이 제품 가격에 반영되며, 비용이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물가도 올라 경제 전반에 부정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0일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인력난으로 미국 대형 프랜차이즈와 유통업체 임금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달 중순 근로자의 시간당 평균 임금을 기존보다 1달러가 오른 18달러로 인상했다. 일부 지점은 입사 후 3000달러(약 352만원)의 상여금도 지급하기로 했다. 아마존은 올해 4분기 임금 지출이 20억 달러(약 2조3500억원) 이상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또 다른 유통업체인 코스트코는 다음 달 1일부터 최저임금을 시간당 17달러로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력난 타개를 위해 지난 2월 최저임금을 기존 15달러에서 16달러로 올린 지 9개월여 만에 추가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CNN에 따르면 코스트코의 미국 내 고용 인원은 18만명으로, 이 중 90%인 16만2000명은 시간제로 일하고 있다. 맥도날드는 올해에만 미국 내 직원의 임금을 10% 이상 인상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일부 매장의 경우 인력 부족으로 인해 심야 영업시간을 줄이는 조치를 취했다고 한다. 또 다른 패스트푸드 업체인 버거킹도 직원 부족 사태로 일부 매장의 문을 닫았다. 미국 내 고용난이 계속되는 까닭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며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줄어든 영향이다. 인력난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으며 미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임금인상에 따른 비용이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이로 인해 물가상승 압력이 커지는 것도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미 고용비용지수(ECI)는 전 분기대비 1.3%가 늘면서 2001년 이후 가장 가파르게 늘었다. 임금 지출 비용 상승과 국제 공급망 병목현상에 따른 제조 원가 급등은 제품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맥도날드는 올해 미국 내 제품 가격을 지난해 대비 6%가량을 인상할 계획을 밝혔다. 생활용품 업체인 ‘킴벌리 클라크’도 올해‘크리넥스’를 포함한 자사 제품의 가격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구인난이 물가 상승압력을 키우며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더 부추길 수도 있다. 카르스텐 브르제스키 이코노미스트는 "근로자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을 경우 기업 생산량이 답보상태에 머무를 뿐만 아니라 경제 전반에 물가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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