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티빙의 오리지널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이 효녀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술꾼도시여자들'은 하루 끝의 술 한잔이 인생의 신념인 동갑내기 세 여자의 일상을 그린 본격 '기승전술' 드라마로 19세 미만 시청 불가 등급의 음주 콘텐츠다. 티빙은 지난주 '술꾼도시여자들' 7·8화가 공개된 이후 유료 가입자 기여 수치가 전주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고 16일 밝혔다. 드라마는 1억 조회 수를 기록한 미깡 작가의 다음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TV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음주 장면이 매회 닭발과 순댓국, 민어회, 라면 등 맛있는 안주와 함께 등장한다. 맥주병 뚜껑을 숟가락으로 '뻥' 소리가 나게 따는 것은 기본이고, 테이블에 깔린 유리잔에 소주와 맥주를 묘기 부리듯 콸콸 따라 붓는 진기명기가 펼쳐진다. 잔에 담긴 술을 한 번에 쭉 들이키도록 유도하는 "동구 밖~ 과수'원 샷~'"이라는 흥겨운 추임새도 빠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음주 장면만 나열하는 콘텐츠는 아니다. 주연 이선빈, 한선화, 정은지가 연기한 개성 뚜렷한 3인 3색의 캐릭터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선빈은 방송국 예능 작가 소희로 분해 직장 내 밉상 동료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며 공감을 자아내고, 한선화는 해맑고 솔직한 하이톤의 요가강사 지연을 연기하며 극에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정은지는 은둔형 종이접기 유튜버로 무심한 듯 보이지만 속정 깊은 지구를 연기한다. 이들은 맨정신이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일들을 만취 상태에서 저지르기도 하고, 다시는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다짐한 지 하루 만에 또다시 술병으로 고생하는 일상을 반복하며 '현실 웃음'을 준다. 세 명의 여성 캐릭터가 우정으로 똘똘 뭉쳐 서로에게 든든한 울타리가 돼주는 연대도 주목을 받는다.드라마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일각에서는 음주 콘텐츠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세상 모든 근심을 술로 털어낼 수 있다는 주인공들의 음주 철학이나 '오늘 먹을 술을 내일로 미루지 말자' 문구를 내세운 예고편 등이 음주를 조장하거나 지나치게 미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OTT 콘텐츠를 기존 TV 방송과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할 수 없다고 지적도 있다. 다양한 소재와 새로운 시도를 하는 OTT 콘텐츠의 차별성을 인정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우리나라 술을 테마로 한 넷플릭스 시리즈 '백스피릿'을 예로 들며 "OTT는 선택적으로 볼 수 있는 콘텐츠이기 때문에 (술을 소재로 한) 작품도 나올 수 있는 것"이라며 "이런 콘텐츠들이 음주 행위를 조장한다고 보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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