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쓰레기 대란으로 골치를 앓는 이탈리아 수도 로마시가 이색적인 환경미화원 노동 대책을 내놔 눈길을 끈다. 일간 '라 레푸블리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로마시의 쓰레기 수거를 전담하는 공기업 'AMA'는 최근 노동조합과 '보너스 지급 계획안'에 합의했다. 이달 22일(현지시간)부터 내년 1월 9일까지 병가를 내지 않으면 최대 360유로(약 48만 원)의 보너스를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병가로 사흘을 쉬면 260유로(약 35만 원), 닷새 빠지면 200유로(약 27만 원) 등으로 차등화된다. 로마시는 이를 위해 300만 유로(약 40억 원)의 예산을 책정했다고 한다. 크리스마스 전까지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민주당(PD) 소속 로베르토 구알티에리 신임 시장의 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긴급 처방이다. 이러한 전례 없는 보너스 지급 이면에는 그럴 만한 배경이 있다. 고용 인원 7천여 명 규모인 AMA는 직원들의 근무 태만으로 악명 높은 공기업이다. 2019년에는 매일 정상 업무를 하는 인력이 전체 65%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시 자체 실태 보고서가 공개된 적도 있다. 결근 사유는 대부분 병가다. 상당수는 정당성이 결여된 결근으로 시 당국은 추정한다. 의사들의 질병 확인증 남발이 주된 이유 가운데 하나라는 지적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병명이 '스모그 알레르기'라고 적힌 질병 확인증이 있을 정도다. 특히 연말연시로 갈수록 이러한 병가 횟수가 잦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 당국은 이번 조처에 대해 '성실하게 일하는 직원들에게 인센티브를 주려는 것'이라고 정책 의도를 설명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직원들의 합리한 결근을 오히려 합리화시켜주는 잘못된 정책이라는 비판도 비등하다. 제도 개선 혹은 주기적인 감찰을 통해 허위 병가 사례를 잡아내는 노력은 하지 않고 금전적인 유인책을 제공함으로써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는 우를 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도 "아픈 척하는 교활한 사람들에게 상을 주는 이상한 대책"이라는 등의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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