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일간지 뉴욕타임즈(NYT)가 한국문화에 대한 극찬을 게재해 화제다.  NYT는 최근 한국 문화가 세계적으로 성장한 것과 관련된 분석 기사를 온라인 홈페이지 상단에 실었다.‘BTS부터 오징어게임까지 한국은 어떻게 문화계 거물이 됐나’는 제목의 기사다. NYT는 한국에 대해 수십년동안 현대자동차와 LG TV, 삼성 휴대전화 정도로 세계 시장에서 정의됐지만 TV 프로그램이나 음악은 한국 내 소비에 국한돼왔다. 그러나 이제는 블랙핑크 같은 K팝 스타나 드라마 ‘오징어게임’, 영화‘기생충’ 등이 삼성 스마트폰처럼 세계 어디에나 존재하게 됐다고 전했다. 또, 한국 문화가 성장한 배경에 대해서는 한국이 제조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일본과 미국을 차용한 것과 마찬가지로, 한국 감독들은 수년간 헐리우드를 비롯한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대해 연구했고, 이에 한국의 독자적인 감각을 추가한 것이라고 했다. 그 결과 넷플릭스와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가 지리적 장벽을 허물면서 거대한 문화수출국 반열에 올랐다고 분석했다. 전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보이밴드 방탄소년단(BTS)에 대해서도 세계에서 가장 거물급 밴드 중 하나라며 “한국의 문화 생산량은 반도체와 같은 주요 수출품에 비해 여전히 미미하지만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의 세계적인 파급력을 미친다”고 했다. 또 한국이 전쟁, 독재, 민주화 및 급속한 경제 성장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나면서 한국의 제작자들은 사람들이 보고 듣고 싶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예민하게 파고들었다며 칭찬을 이어갔다. 이런 극찬과 맞물려 지난 한 주간 한국은 또다시 세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NYT의 예상대로 방탄소년단이 지난 주말 열린 미국의 3대 음악 시상식 중 하나인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erican Music Awards·AMA)에서 대상인 ‘올해의 가수상(Artist of the Year)’을 수상해 AMA에서 4년 연속 수상이란 새 역사를 썼다. 이는 한국은 물론 아시아 최초의 영예다. 


    아메리칸 뮤직어워드는 미국 ABC 방송사가 한 해 동안 가장 인기 있는 가수에게 음악상을 주는 시상식이다. 올해의 아티스트상에는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아리아나 그란데, 드레이크, 테일러 스위프트, 더 위켄드, 올리비아 로드리고까지 총 여섯 아티스트가 후보에 올라 경쟁했으나 트로피는 방탄소년단에게 주어졌다. 이로써 방탄소년단은 페이버릿 팝 듀오 그룹, 페이버릿 팝송 올해의 아티스트 등 후보에 오른 모든 부문에서 상을 받아 3관왕을 차지했다. 이날 방탄소년단은 콜드플레이와의 협업곡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로 무대에 올랐다. 사회자가 “세계 최고의 밴드들이 모였고, 최초로 함께 공연한다. 콜드플레이와 BTS다”라고 소개하자 객석은 환호했다. 방탄소년단은 어두운 톤의 티셔츠와 청바지 등 캐주얼한 차림으로 무대에 올라 크리스 마틴과 함께 열창하며 미국을 장악했다. 특히 전세계인 앞에서 부른 ‘마이 유니버스’의 한글 가사는 애국심마저 솟구치게 했다.

 
    한국 드라마가 또다시 세계 1위에 등극해 화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지옥’이 공개 하루만에 세계 1위에 등극한 것이다. ‘오징어게임’이 공개 6일만에 세계 1위에 오른 것과 비교하면 한국 드라마의 1위 등극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다. 21일 온라인 동영상서비스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19일 전세계 190여 개국에서 동시에 공개된 ‘지옥’은 20일 현재 한국, 말레이시아, 멕시코, 벨기에 등 24개국에서 1위를 차지하며 전세계 TV쇼 부문 스트리밍 순위 1위에 올랐다. 앞서 ‘오징어게임’은 9월 17일 공개 이후 6일만인 23일, 세계 1위에 올랐다. ‘오징어게임’은 지금까지 90여 개국에서 한 번씩 세계 1위를 차지했는데, ‘지옥’이 이 기록을 따라잡는 건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나온다. 영화 평점 사이트인 ‘로튼 토마토’는 20일 오후 기준 ‘지옥’의 신선도를 100%로 평가하며 지옥의 흥행이 더 빠른 속도로 질주할 것이라는데 무게를 실었다. ‘지옥’은 공식 공개 전 부산국제영화제, 언론시사회 등을 통해 미리 공개될 당시부터 글로벌 흥행이 유력시되며 제2의 오징어게임으로 불린 작품이다. 그러나 공개 하루만에 세계 1위에 등극한 것은 예상을 크게 웃도는 돌풍 수준이다. 이제 이‘지옥’의 행보에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주말 여자 골프 대회에서도 한국의 고진영 선수가 3년 연속 시즌 상금왕에 올랐다는 소식에 전세계가 놀랐다. 고진영은 22일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LPGA투어 시즌 최종전인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만 9개를 낚는 맹타를 휘몰아치며 9언더파 63타를 적었다. 최종 합계 23언더파 265타를 기록한 고진영은 2위 하타오카 나사(일본)를 1타 차로 꺾고 우승컵의 주인공이 됐다. 디펜딩 챔피언인 고진영의 대회 2연패이자 올 시즌 LPGA투어 선수 중 유일하게 5승을 달성했다. 이날 가장 많은 우승 상금(150만 달러)을 챙긴 고진영은 다양한 개인 타이틀을 따냈다. 올 시즌 350만2161달러의 상금을 벌어들인 그는 2019년과 지난해에 이어 올해 3년 연속 시즌 상금왕에 올랐다. 3연속 상금왕은 2006~2008년 멕시코의 로레나 오초아 이후 처음이다. 또 올해의 선수상과 시즌 성적을 환산해 매기는 레이스 투 CME 글로브 포인트 등도 석권했다. 모두 세계 1위 미국 넬리 코다와 경쟁에서 이겨낸 결과였다. 뉴질랜드의 리디아 고가 수상한 베어 트로피(시즌 최저타수상)를 제외하곤 고진영이 모든 것을 가져간 것이다. 지난 주말 세계 랭킹 1위인 넬리 코다 역시 “고진영의 쇼가 펼쳐졌고, 뒤에서 구경 외에는 할 일이 없었다”면서 경이로운 그의 기록을 인정했다. 


    올 한 해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힘들었지만, 대한민국의 재외국민으로서의 위상은 상당해진 한해였다. 한국의 가요, 드라마, 영화 등의 대중 문화와 스포츠는 전세계를 들썩이게 했다. 나아가 한국의 문화는 전세계 많은 이들에게 코로나를 견딜 수 있는 힘을 주기도 했다. 이제 한국의 문화적 영향력은 세계 곳곳에서 체험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앞으로도 이 문화적 파워는 계속해서 주목받을 것이다. 대부분의 국가들은 일반적으로 정치력을 바탕으로  이미지 성장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는 정치력보다 문화 콘텐츠와 스포츠의 효과로 국가 이미지가 최고조에 이른 만큼 이를 적극 활용해 국가 이미지를 확실하게 고착시키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지금은 국가 이미지가 곧 국력인 시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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