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의무화·대규모 접종 장소 부활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보급되기 시작한 지 1년을 맞았지만 입원 환자와 사망자가 늘어나는 등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의 주요 징후들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13일 보도했다. 로이터는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이 처음 접종된 지 1년이 지났지만, 과거 팬데믹의 삶을 규정했던 여러 특징이 곳곳에서 되살아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마스크 의무화와 대규모 백신 접종소, 환자들로 붐비는 병원, 사망자 수의 증가 등 익숙한 정경이 다시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선 작년 12월 14일 뉴욕 롱아일랜드 주이시병원의 중환자실(ICU) 간호사 샌드라 린지가 임상시험 참가자가 아닌 일반인으로는 처음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 인류가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마침내 곧 주도권을 쥐리라는 기대 속에서였다. 미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개발 프로그램 '속도전'의 최고운영책임자(COO)인 구스타브 퍼나 육군 대장은 작년 12월 12일 백신 배포를 앞두고 "디데이(D-Day)가 시작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1년이 흐르면서 미국에선 2억 명 이상이 백신 접종을 마쳤지만, 아직 대(對)코로나19 전쟁의 끝은 보이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숨진 사람은 80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첫 백신 접종 이후에도 거의 50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블룸버그는 이날 미 존스홉킨스대학 데이터를 인용해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5천만 명을 넘겼다고 보도했다. 존스홉킨스대 자료를 보면 이날 누적 확진자는 5천만9천507명으로 집계됐다. 또 이날까지 79만7천90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존스홉킨스대는 파악했다.미국에서는 최근 1주일간의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가 12만명을 넘기는 등 코로나19가 재확산하고 있다. 겨울철을 맞아 날씨가 추워지고 사람들이 실내로 생활 무대를 옮기면서 바이러스가 전파되기 좋은 여건이 갖춰진 탓으로 풀이된다. 특히 백신 미접종자들의 전염이 심각하다. 뉴멕시코주에서는 백신 미(未)접종자들이 병상을 채우며 중환자실 입원 환자가 기록적인 수준으로 올라갔다. 이 주에서는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4명 중 3명이 백신 미접종자다. 코로나19가 재확산하자 뉴욕·캘리포니아주 등은 실내 마스크 의무화를 부활했다. 여기에 보태 전파력이 훨씬 더 강력한 것으로 알려진 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이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어 보건당국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50개 주 가운데 거의 절반인 22개 주에서 43명의 오미크론 감염자가 파악됐다. 뉴저지주에선 오미크론 확진자가 탐지된 지 며칠 뒤 문 닫았던 대형 백신 접종소를 다시 개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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