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북부에서 연료를 실은 트럭이 전복돼 폭발하면서 100명 넘는 사상자가 나왔다. 아리엘 앙리 아이티 총리는 14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밤사이 카프아이시앵에서 휘발유를 운반하던 트럭이 폭발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앙리 총리는 40명가량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고 전했는데, 이후 현지 언론들은 사망자가 60명까지 늘어나고 100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AFP·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13일 밤 아이티 제2 도시인 북부 카프아이시앵 동쪽 도로에서 발생했다. 파트리크 알모노르 카프아이시앵 부시장은 트럭이 오토바이 택시를 피하려고 급히 방향을 틀다 균형을 잃고 전복된 것으로 보인다고 AP·AFP통신에 말했다. 부시장에 따르면 넘어진 트럭이 연료와 함께 폭발하면서 인근 주택 20채에도 불이 붙었다. 로이터통신 기자도 폭발 현장 인근 주택과 상점 등이 폭발로 파손되고 오토바이와 자동차가 불에 탔다고 전했다. 사상자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아직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 알모노르 부시장은 현장에서 50구 이상의 불에 탄 시신을 봤다며 "(사람들이) 산 채로 불에 탔다. 신원을 파악하기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인근 주택에 있던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사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부상자들은 근처 병원으로 이송됐는데, 중증 화상 환자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인력과 의료용품 등이 크게 부족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럭이 전복된 뒤 행인들이 트럭에서 흘러나오는 휘발유를 가져가려고 몰려든 탓에 인명 피해가 커졌다는 정황도 나왔다. EFE통신은 100명가량의 사람이 흘러나온 연료를 가져가려고 몰려든 순간 폭발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카리브해 극빈국 아이티에선 수도 포르토프랭스 등지에서 극심한 연료난이 이어지고 있다. 도시 대부분을 장악한 갱단이 연료수송을 통제한 탓이다. 지난 7월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암살과 8월 대지진 등 연이은 참사 속에 갱단이 기승을 부리면서 몸값을 노린 납치도 급증하는 등 치안 상황도 더욱 악화했다. 한편 앙리 총리는 이날 사고 후 3일간의 애도기간을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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