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나는 편지/ 한용구 목사

◆말씀을 사랑하는 사람은? 시편 119 : 9~18

어느 도둑놈이 여자 신학교 기숙사에 숨어 들어갔습니다. 학생들이 없는 틈을 타서 도둑질하러 들어갔지만 여자 신학생들이 무슨 귀중품이 있겠어요? 그래도 닥치는 대로 이것 저것 쓸어 모아서 한보따리 챙겨 나와 버렸습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서 훔쳐온 것들을 살펴보니까 헛수고했어요. 돈 될만 한 게 없어요. 멍청한 짓을 한 거지요. 그래도 묵직한 게 손에 잡혀서 보니까 성경책이었어요. 그냥 심심풀이로 아무데나 척 펼쳐 봤어요. 그런데 거기 빨간색으로 밑줄 쳐 놓은 게 눈에 확 들어오는데, 뭘까 중얼 중얼 읽어 봤어요. 이런 말씀입니다.
“도둑질하는 자는 다시 도둑질하지 말고 돌이켜 가난한 자에게 구제할 수 있도록 자기 손으로 수고하여 선한 일을 하라.”(엡4:28)
뭐라고? 도둑질하는 자는 다시 도둑질하지 말라고? 도둑질도 허탕 쳤는데, 성경책까지 기분 나쁘게 한다고 내동댕이쳤어요.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부터입니다. 도둑질하러 가려고 하면 그 말씀이 자꾸 생각나는 겁니다.
“도둑질하는 자는 다시 도둑질하지 말고”
귀를 막아도 생각나고, 잠을 자려고 해도 생각나고, 도무지 괴로워서 견딜 수가 없어요. 한 번 읽었는데, 그 말씀이 그 도둑님의 마음을 붙잡아 버린 거지요. 너무 괴로워서 결국 교회 나가서 예수 믿고 새사람이 됐어요. 그리고 성경말씀을 지극히 사랑하는 성도가 됐어요. 성도 여러분, 하나님의 말씀은 살아 있어요.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은 이걸 믿는다는 뜻이지요. 성령이 역사하시면 말씀은 사람의 마음속에서 살아서 역사하세요.
“하나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활력이 있어 좌우에 날선 어떤 검보다도 예리하여 혼과 영과 및 관절과 골수를 찔러 쪼개기까지 하며 또 마음의 생각과 뜻을 판단하나니”(히4:2)
시편 119편은 하나님의 말씀을 사랑하는 사람의 기도입니다. 그 첫 째가 말씀을 소리내서 읽게 하소서. 선포하게 하소서. 읇조리게 하소서이지요. 하나님의 말씀이 살아 있음을 믿는다면, 그 말씀을 사랑하신다면 종종 소리 내서 읽을 것입니다. 말씀으로 선포할 것입니다. 둘째, 하나님의 말씀을 사랑하는 사람은 말씀을 즐거워하는 사람입니다. 말씀을 즐거워하면 표시가 나지요. 성경책을 읽은 표시가 나요. 저는 아버님과 어머님 성경책을 다 갖고 있습니다. 펼쳐 볼 때마다 두 분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도도 있고 밑줄 친 말씀도 있고, 그래서 저도 두 권의 성경책을 결정했습니다. 부모님이 물려주신 성경책처럼 기도도 적고 밑줄도 그었습니다. 저희 입 아이들에게 물려주기 위해서지요. 말씀을 즐거워하는 자는 표시가 나요. 셋째, 하나님의 말씀을 사랑하는 사람은 그 말씀을 마음에 두고 사는 사람입니다. 말씀을 암송하며 사는 사람입니다. 언젠가 그 말씀이 생각나서 내 인생을 주장하며 운전해가는 역사를 경험하는 사람입니다. 저는 아동부와 청소년부 청년들을 위하여 기도할 때마다 이런 기도를 드립니다.
“주여, 부모님과 선생님에게 들은 말씀이 성령께서 생각나게 하시는 축복을 경험하게 하소서.”
성령의 중요한 사역이 말씀이 생각나게 하시는 사역이지요. 들었던 말씀이 생각나서 그 말씀이 내 발에 등이 되고 길에 빛이 된다면 축복이지요. 하나님의 말씀을 사랑하는 사람은 기도하지요.
“주여, 주의 율례를 가르치소서.”
그래야 지혜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으니까요. 점점 지혜가 필요한 시대를 살아갑니다. 무엇을 먼저하고 무엇을 나중에 해야할까요? 지나가 버리면 시시한 것을 붙잡고 씨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말씀을 가르쳐 주시면 지혜가 생기지요. 하나님의 말씀을 사랑하는 사람은 그 말씀의 기이한 것을 보게해 달라고 기도하는 사람입니다. 말씀이 내 앞에서 설명되고 살아 역사하는 것을 확인하는 기쁨은 어디에 비교할 수 있을까요? 하나님의 말씀을 구체적으로 사랑하는 성도들이 되어서 그 말씀이 나의 지팡이가 되어 내 인생의 방향을 가르쳐 주시며 막대기가 되어 악한 마귀를 때려 좇아버리는 말씀의 축복을 누리는 삶이 되시기를 간절히 소원합니다.

◆사람사는 이야기

▷으와, 내 몸에 새겨진 말씀

언젠가 서울 병원 심방을 다녀오면서 책 한 권을 읽었습니다.
“으와 좋다. 이럴 수가!”
감탄하면서 읽었습니다. 제목은 ‘바디 바이블’, 책을 쓴 분은 서울 선한목자 병원 이창우 원장님이십니다. 이창우 원장님은 38년 동안 정형외과 의사로 사람들의 몸을 만지고 수술하고 고쳤어요. 그러면서 위대한 사실을 깨달았어요.
“사람의 몸속엔 하나님의 말씀이 새겨져 있다.”
“몸이 하나님의 말씀이다. 바디 바이블!”
그렇지요. 하나님이 창조하셨으니까요. 그 책 내용은 정말 흥미진진했습니다.
“건강하려면 내 몸에서 성경을 읽어야 한다.”
처음에 잠에 대한 설명이 나옵니다. 잠이 뭐냐? 하나님께 다 맡기라는 뜻을 갖고 있다. 사랑하는 자에게 잠을 주신다는 것은 그 인생을 하나님께 맡겼기 때문이라는 거지요. 세상에서 잠을 가장 잘 자는 사람이 아기입니다. 하루에 18시간 자요. 그러면서 몸이 자라요. 아기가 자라는 이유는 엄마의 품에 안겨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니까 잠을 잔다는 것을 통해서 우리의 인생을 하나님께 맡기라는 걸 깨달아야 한다는 거지요. 척추에 대한 말씀도 있구요. 뇌에 있는 구멍도 신비롭게 하나님의 말씀을 설명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정말 새롭게 읽었습니다.
“사람의 몸속엔 하나님의 말씀이 새겨져 있다.”
“몸이 하나님의 말씀이다.”
내 몸을 다시 한 번 살펴 볼 것입니다. 내 몸이 말씀입니다. 내 몸 속에 새겨진 하나님의 말씀을 읽을 수 있다면, 오늘 당장 감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나는 몸살을 앓느니!

나는 그대에게 뭐라고 말 할 수가 없네. 입만 열면 툭툭 떨어지는 낙엽들 때문에 나는 그대에게 서둘지 말라고 부탁 할 수도 없네.건들면 부서지는 흔적들 때문에

나는 그대에게 더 머물다 가라고 붙잡을 수도 없네.
그대, 이미 저만치 멀어져 가고 있으니.
잘 가게.
그래도 조금은 천천히 멀어져 가게
그대 뒷모습 보면서 그대 마음을 읽고 싶으니
그대가 남긴 이야기를 마음에 담고 새기고 싶으니
가을이여!
그대는 가고 나는 몸살이 앓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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