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승구ㆍ김병직 공동회장, 서정일 이사장 체제로

   

이취임식 행사에 이어 제29대 대통합총회 및 이사회에서는 김병직·국승구 공동회장, 서정일 이사장(왼쪽부터)이 나란히 앉아 회의를 주재했다.
이취임식 행사에 이어 제29대 대통합총회 및 이사회에서는 김병직·국승구 공동회장, 서정일 이사장(왼쪽부터)이 나란히 앉아 회의를 주재했다.

    3개로 분열되어 극심할 갈등을 겪었던 미주한인회총연합회(이하 미주총연)가 통합을 이루고 지난 19일 토요일에 덴버에서 뜻깊은 제29차 총회 및 이취임식을 개최했다. 미주 한인사회의 대표단체이자 300만여명의 재미동포들을 대변하는 미주총연은 제 28대 임기에서 미주 한인회 총연합회(미주총연)와 미주한인회장총연합회(미한협)로 갈라졌다가 지난 2021년 제29대 총회장을 뽑는 선거에서 또다시 둘로 나뉘었다. 2개로 분열되었던 미주총연 각각은 김병직과 국승구가 회장으로 당선됐고, 미한협은 서정일 회장을 선출해 미주한인사회의 대표적인 분열조직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이에 콜로라도의 국승구 회장이 대통합을 제안하며 LA에서 3자회담을 제안했고, 결국 지난 2월 11일(금)과 12일(토) 양일간 장시간 논의 끝에 12일에 통합합의문에 서명함으로써 3개로 분열된 미주총연의 극적인 대통합에 성공했다.


    합의문에 따르면 2023년 12월 31일까지 미주총연의 김병직, 국승구 회장이 공동총회장을 맡고, 미한협의 서정일 회장이 이사장을 맡는 통합체제를 골격으로 하고 2024년부터 2년간 서정일 이사장이 차기 총회장을 자동승계하되, 이사장은 별도의 선거를 거쳐 선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전례없는 3개단체 모두의 ‘공동총회장’ 체제를 인준받기 위해 지난 19일에 오로라에 소재한 래디슨 호텔에서 통합총회를 열고 인준을 받아 이를 공식화했다. 국승구 신임총회장의 초청에 의해 열린 이번 통합총회는 18일부터 20일까지 3일간의 일정으로 진행되었으며, 총회준비위원회의 위원장은 조영석 전 콜로라도주 한인회장이, 조정위원회의 위원장은 이민휘씨가 각각 맡았다. 이날 총회에는 전미 각지에서 모인 한인회장 및 임원 115명 등 총 16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총회의 안건은 공동총회장 체제의 인준 외에도 제28대 사업 및 재정보고, 총회일정변경에 따른 임기추인의 안, 현재 버지니아 주정부에서 수십년째 등록되어 있는 미주총연의 주정부 등록을 콜로라도로 옮기는 동시에 덴버로 총연행정사무실을 옮기는 안, 이사장, 감사, 임원 인준의 안, 조직 개편 및 특별상임위원회 구성의 안 등이 포함되었으며, 모두 인준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미주총연은 이번 29대부터 콜로라도 주정부 산하로 등록지를 옮기게 되었으며, 총연 사무실도 콜로라도의 오로라로 이전하게 된다.  


    이날 행사는 먼저 국승구 회장당선자의 제29대 총회장 당선을 인준하는 총회로 시작되었으며, 이어 국 회장과 김병직 회장, 서정일 회장이 LA에서 합의한 통합안을 인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통합총회가 열렸다. 국 회장의 회장당선 인준총회는 이오영 제19대 총회장과 김진이  제18대 총회장이 공동 임시의장으로, 김유진 사무총장이 사회를 맡아 진행되었다. 정기총회의 개회사는 제28대 총회장 박균희 회장이, 환영사는 준비위원장 조영석 전 콜로라도 한인회장, 격려사는 제15대 총회장 신필영, 제19대 총회장 이오영, 제26대 총회장 김재권 회장이 전달했다. 특히 올해 89세인 조영석 전회장은 총회 첫날이었던 18일 만찬을 제공했으며, 환영사를 통해 “한국을 떠나온지 71년이나 되었다. 지금 미주총연의 공동회장 체제가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공동대표제는 이곳 미국에서 비즈니스나 비영리 단체에서 많이 볼 수 있다.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회장을 2명 두는 형식이다. 통합이라는 큰 대의를 가지고 어렵게 합의에 도달한 미주총연의 적극적인 지지와 협력, 더 나아가 하나되는 총연의 모습을 보여줄 때가 왔다. 아무쪼록 오늘의 행사가 회원 상호간의 친목도모와 미주지역 발전을 위한 좋은 생각을 교환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국 회장은 이어진 취임식에서, “그동안 우리 미주 총연이 너무나 많은 시련을 겪어왔다. 돌이켜보면 지난 십수년동안 미주총연은 아무 의미없는 분쟁으로 회원 여러분들은 물론 한인사회와 본국정부로부터 외면당해왔다. 여기에다 미주총연이 3개로 분열되는 참담한 일도 있었다. 그러다 지난 2월 13일에 당사자들이 모여 마라톤 회합 끝에 남북통일보다 어려운 통합을 이루고 새출발을 하는 합의에 성공했다. 이제 제29대 총연 총회장으로서 여러분들과 함께 바닥까지 추락한 미주총연의 위상을 회복하고 총연이 제구실을 해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 나는 가장 먼저 조직을 개편하겠다. 인재를 발굴해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새로운 정책을 개발해 실천해나가는데 힘쓰겠다. 또 한편으로 현실에 맞는 회칙과 선거법을 개정해 다시는 부끄러운 과거로 되돌아가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취임소감을 전했으며, 마지막으로 “미주총연은 하나다”라는 구호제창으로 모두의 단결을 호소했다. 이어 열린 제29대 대통합총회 및 이사회는 김병직, 국승구, 서정일 회장이 나란히 앉아 회의를 주재했으며, 사회는 폴 송 미주총연 통합추진위원장이 맡았다. 이 회의에서는 조광세 전 미주총연 수석부회장이 지난 13일에 LA에서 서명된 통합합의안을 소개하고 국승구 회장의 진행으로 합의안 인준에 대한 찬반논의가 진행됐다.  10여명의 전현진 한인회장들이 질의응답을 통해 합의안 인준에 대한 의견을 낸 끝에 국승구 총회장이 합의안 추인의 의사봉을 두드렸고, 이어 서정일 미한협 회장이 제29대 신임 이사장으로 인준받아 임명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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