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도 14년 만에 최고치 기록

   

미국자동차협회(AAA)가 조사한 3월 8일 기준 덴버 지역의 평균 개스값 비교표.
미국자동차협회(AAA)가 조사한 3월 8일 기준 덴버 지역의 평균 개스값 비교표.

     미국 전역의 평균 개스값이 밤사이에 8센트가 치솟으면서 갤런당 평균 $4.17을 기록하면서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내 개스 평균 가격이 1갤런에 4달러를 넘어선 것은 금융기관들이 줄파산하면서 금융위기를 겪었던 2008년 7월 이후 14년 만이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레귤러 개스 평균가격은 지난 7일 월요일에 전국 평균 $3.75였으나 다음날인 화요일 오전에는 $3.83으로 8센트가 올랐다. 콜로라도 역시 개스값 인상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AAA가 조사한 덴버 지역의 평균 개스값 비교표에 따르면, 1주일 전과 비교하면 개스값은 갤런당 평균 45센트가 올랐고, 한달전보다는 평균 50센트가 인상됐다. 또 1년전과 비교하면 갤런당 $1.09나 올랐음을 알 수 있다.이렇게 미국의 개스값이 들썩이는 것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이 끊겨 석유 제품 가격이 상승할 것이란 우려가 번지면서다. 이와 동시에 미국의 장바구니 물가가 더 가파르게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6일, AAA의 발표에 따르면, 이날 미국 전역 주유소의 개스 평균 가격은 갤런당 $4.01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가 최고 기록을 쓴 2008년 7월의 갤런당 $4.11 이후 가장 높은 금액이다. 미국에서 주유소 물가가 가장 높은 캘리포니아의 개스 평균 가격은 갤런당 $5.29까지 올라갔다.


    지난해 갤런당 2.76달러였던 것과 비교해 현재 미국의 평균 개스 가격이 45% 대폭 올랐다. 자동차에 개스를 넣는 데 드는 비용이 불과 1주일 만에 갤런당 40센트 상승한 것이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57센트 비싸졌다. 차량용 개스 가격을 끌어올린 것은 국제 유가다.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개스 가격에서 원유 비용은 50% 정도를 차지한다.  AAA 측은 우크라이나 충돌 사태가 국제 에너지 시장에 불확실성을 가져오면서 원유 가격의 급격한 오름세와 미국 개스 가격 상승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약 미국 또는 다른 국가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할 경우 글로벌 공급망의 긴장 국면이 심화돼 유가상승을 더욱 부추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6일 조 바이든 대통령과 정부 부서들이 러시아산 석유 운송 금지 조치를 실시할지에 대해 논의 중이며, 관련 조치를 취해 국제 석유 시장의 정상적 공급에 영향이 가지 않도록 하는 데 미국과 유럽 동맹국 및 파트너들의 의견이 일치할 것이라고 전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미국은 베네수엘라 원유 수입을 재개하는 방안까지 논의하고 있다. 미 백악관과 국무부 관계자들은 지난 5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베네수엘라 관료들과 이례적 만남을 가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이는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를 베네수엘라 원유로 대체하기 위한 움직임에 나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미국은 2019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몰아내기 위해 양국 간 외교 관계를 끊었다. 하지만 바이든 정부가 마두로 정권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베네수엘라 석유 금수를 완화할 경우 져야 할 정치적 부담도 적지 않다. 미국이 독재자로 규정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제재하기 위해 또다른 독재자인 마두로 대통령과 협력하는 모순이 생기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시작된 인플레이션에 에너지난까지 겹쳐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상승)이 올 수 있다는 전망이 늘었다. 안전자산인 달러 가치는 급등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뜻하는 달러인덱스는 지난주 98.92까지 올랐다. 2020년 5월 이후 최고치다. 국제 유가와 미국 내 석유값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전 세계 원유 생산 위축 및 공급망 혼란으로 인해 지난해부터 상승세를 보였다. 설상가상 지난해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제기됐고 급기야 지난달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국제 석유 시장은 크게 요동쳤다. 러시아는 세계 2위 석유 수출국으로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의 11%, 유럽이 수입하는 천연가스의 40%를 제공하고 있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정유업체와 거래업체, 유조선업체, 보험사 등이 향후 미국 등 서방의 러시아 석유 수출 제재 조치를 고려해 미리 발을 빼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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