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나는 편지 / 한용구 목사

   ◆지금은 어떤 지혜를 구해야 할까요? 야고보서 1장 5절~8절

야고보서를 기록한 야고보 사도는 예수님의 육신 동생 야고보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아마도 육신 동생이었던 야고보가 예수님을 메시야로 받아 들이는 것이 가장 힘들었을 것 같다고 판단하셨던 것 같습니다. 어려서부터 늘 형 형 그러면서 컸으니까요. 육신적으로 알았는데 메시야다? 그리스도다? 이걸 믿는 게 힘든 걸 아셨던 거지요. 그래서 부활장인 고린도전서 15장에 보면 12제자에게 보이시고 500여 형제에게 보이시고, 그리고 야보고에게는 일대일로 보이셨다고 기록하지요.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고 야고보는 사도가 되지요. 초대교회 최고의 지도자는 베드로가 아닙니다. 사도행전 15장을 보면 이방인들이 예수를 믿고 교회 안으로 들어올 때, 어떤 기준으로 받아 들여야 좋을 지를 논의하기 위한 최초의 예루살렘 교회 공회가 열렸는데, 그 회의에서 가장 마지막에 결론을 매듭지은 인물이 야고보 사도였지요.그 야고보 사도가 성도들의 삶을 살피고 난 다음에 가장 중요하고 심각한 문제가‘시험 당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파악하고 야고보서에서 가장 먼저 시험에 대한 말씀을 기록하지요. 그리고 그 다음에 그 시험을 이기는 힘이 뭐냐? 오늘 말씀입니다. 그것은 지혜다, 그러나 우리에게 지혜가 부족하니 그 지혜를 구하라, 그러면 주시리라. 의심하지 말고 구하라. 반드시 주시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지혜가 뭘까를 생각하면서 그 지혜를 구하고자 합니다.

    첫째가 분별력입니다. 정말 혼란스러운 세상을 살아갑니다. 과연 이것입니까? 저것입니까? 이 사람인가요? 저 사람인가요? 선택해야 하는데, 어느 쪽인지 분별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저는 교육대학을 다닐 때, 한 여학생을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그 여학생은 저를 그저 친구로만 생각한다는 얘기를 듣고 새벽마다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주님, 이 여자가 제 여자가 아니라면 심장에 타오르는 불을 꺼 주십시오. 그러나 이 여자가 제 여자라면 심장에 붙은 불이 더 활활 타오르게 하십시오.” 결국 심장의 불이 꺼지지 않았지요.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지요. 무엇을 선택했느냐가 나를 결정하지요. 그러니 분별력이 얼마나 중요할까요? 자녀손들을 위해 기도할 때에 날마다 간구해야할 것이 분별력입니다. 좋은 스승을 만나도록, 좋은 친구를 사귀도록, 좋은 배우자를 만나도록 기도해야지요. 두번째, 우리가 구해야할 지혜는 내다 보는 일입니다. 저 앞을 내다보고 오늘을 살 수 있다면 당장 좋은 것을 절제할 수 있겠지요. 자녀손들에게도 가르칠 것입니다. 3년 후를, 6년 후를, 10년 후를 내다 보도록 가르칠 것입니다. 달콤한 것에 눈과 마음을 뺏기지 않도록 가르처야지요. 대통령 선거가 끝났습니다. 우리는 국민 모두에게 분별력을 허락하셔서 합당한 지도자가 선출되게 해 달라고 간구했습니다. 이제 구할 것은 그 지도자가 저 앞을 내다볼 줄 아는 지도자가 되도록 기도할 것입니다. 5년 후를, 10년 후를 내다 볼 수 있다면, 우리로 말하면 하나님 앞에 갔을 때를 내다볼 수 있다면 지금 어디에 힘을 써야하는지가 분명해지겠지요. 또 하나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가 간구해야할 지혜는 말의 지혜입니다. 사람은 말을 먹고 살아갑니다. 그 말이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지요. 우리의 입 속에 지혜가 살고 있다면 그 입에서 나오는 말은 예쁜말이 될 것입니다. 사람을 위로하고 힘을 주는 말이 될 것입니다. 주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네 말로 의롭다함을 얻고 네 말로 정죄함을 받으리라.” 자폐증을 앓고 있는 아들을 두신 집사님의 간증을 들었습니다. 새벽마다 애타는 마음으로 기도하는 데 지혜를 얻었습니다. “아들을 무조건 칭찬하라, 무조건 예쁜 말을 하라, 무조건 격려의 말을 하라.” 그 집사님은 그 지혜에 순종했고 어느 기간이 지나면서 기적이 일어난 겁니다. 자폐를 앓고 있는 아이 표정이 환해지고 웃기 시작하더니 완전히 달라지기 시작한 겁니다. 우리 입 속에 지혜가 살면 내 말을 듣는 이들이 새로워지는 거지요. 기적이 생길 것입니다. 날마다 믿음으로 구할 것입니다. “일용할 분별력을 주십시오. 저 앞을 내다보고 지금을 살아내게 해 주십시오. 우리 입 속에 지혜가 살게 해 주십시오.”샬롬

◆사람사는 이야기 : 틀리면 어때?

아! 이런 글을 읽으면 신음소리가 나옵니다. 너무 좋아서 눈물 핑 돕니다. 학교 다니는 자녀들을 생각하면서 들려 드립니다. “애들아, 틀리는 걸 두려워하면 안 돼, 애들아 틀린다고 웃으면 안 돼, 틀린 의견에, 틀린 답에, 이럴까 저럴까 함께 생각하면서, 정답을 찾아가는 거야, 언제나 맞는 답을 말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틀리는 게 무섭고, 두려워져 손도 못 든 채, 작게 움츠러들고, 입은 꼭 다문 채, 시간만 흘러가, 할 수 없이 선생님은 혼자서 설명하고, 아이들은 딴청만.... 그러면 조금도 자라날 수 없어, 굉장한 사람들도 틀릴 때가 있는데,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우리들이, 틀린다고 뭐가 이상해? 틀리는 건 당연하다고. 고개를 푹 수그리고 살며시 든 손, 처음으로 든손. 선생님이 나를 시켰어. 가슴은 쿵쾅 쿵쾅 얼굴은 화끈 화끈 일어선 순간, 다 잊어버렸어, 뭐라고 말하긴 했는데, 뭐라고 말했는지 나도 몰라, 슬그머니 앉아버렸지, 온몸에 힘이 쭉 빠지고, 다리는 후들후들, 이렇게 말하면 좋았을 걸, 저렇게 말하면 좋았을 걸, 나중에야 좋은 생각이 떠올라. 그래도 괜찮아, 괜찮고말고, 그렇게 자꾸자꾸 얘기하다 보면, 두근거림도 줄어들고,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할 수 있게 되는 거야, 처음부터 멋진 말이 나올 수 있는 건 아니야, 처음부터 맞는 답을 말 할 수 있는 건 아니야, 자꾸 자꾸 말하다 보면, 자꾸 자꾸 틀리다 보면, 하고 싶은 얘기의 절반 정도는 말할 수 있게 되는 거야, 그리고 가끔 정답을 말할 수도 있지, 틀리는 것 투성이인 우리들의 교실. 두려워하면 안 돼, 놀리면 안 돼, 마음 놓고 손을 들자, 마음 놓고 틀리자, 틀렸다고 웃거나, 바보라고 놀리거나 화내는 사람은 없어, 틀릴 땐 친구들이 고쳐주고 가르쳐 주면 되지, 어려울 땐 선생님이 지혜를 내어 가르쳐 주면 되지, 그런 교실을 만들자 '너 좀 이상해'라고 말해도 '너 틀렸어'라고 말해도 괜찮아 누가 웃으면 어때? 틀리는 게 왜 나빠? 틀린 걸 알게 되면 스스로 고치면 되지, 그러니까 누가 웃거나 화를 낸다 해도 절대 기 죽으면 안 돼! 이런 멋진 교실을 만들자'

    어느 선생님의 글입니다. 이제 막 학교에 들어간 꼬마들 뿐 아니라, 누구든지 종종 마음에 새겼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 틀리는 것이 이상하지 않는 교실, 그런 가정, 틀린 것을 용납해 주는 선생님, 그런 부모님, 그러면 그 아이들은 용기를 품고 소망으로 자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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