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막대한 자본을 등에 업고 출범한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를 견제하려는 미국프로골프협회(PGA)가 암초에 부딪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미국 법무부가 PGA에 대해 반독점법 위반 조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법무부는 최근 미국에서 활동하는 골프 선수들에게 PGA와 LIV 시리즈 사이에서 벌어진 일련의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PGA 측도 법무부가 LIV 시리즈 관련 사안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법무부가 문제로 삼는 것은 PGA에 등록된 선수들이 PGA가 아닌 다른 단체가 주최하는 대회에 출전할 경우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규정인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세계 남자골프계는 미국의 PGA와 DP 월드투어(옛 유러피언투어)가 양분했지만, 사우디의 자본은 두 단체에 대항하는 LIV 시리즈라는 새로운 투어를 출범했다. 이 단체는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PGA 소속 인기 스타들을 빼내 갔고, 지난달 영국 런던에서 열린 개막전에는 역대 메이저대회 우승자만 7명이 출전하는 등 팬들의 관심을 끌어모았다.  이 같은 LIV 시리즈의 도전에 대해 PGA는 선수에 대한 징계로 대항했다. PGA는 LIV 시리즈 개막전에 출전한 소속 선수들에게 앞으로 PGA가 주관하는 모든 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는 내용의 중징계를 발표했다. 이 같은 PGA의 징계는 시장에서 우월한 위치를 앞세운 횡포이고, 반독점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것이 LIV 시리즈 측의 주장이다. 특히 PGA는 LIV 시리즈를 겨냥해 일부 규정을 자의적으로 집행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PGA 규정상 소속 선수들은 PGA 주관 대회가 아니더라도 북미 지역이 아닌 다른 대륙에서 열릴 경우에는 시즌 중 3차례는 사전허가를 받고 출전할 수 있지만, LIV 시리즈 개막전은 영국에서 열렸는데도 허가가 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만 PGA의 사전 허가 규정이 반독점법 위반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논란은 지난 1994년에도 있었다는 게 WSJ의 설명이다. 당시 이 규정을 검토했던 연방거래위원회(FTC)는 결국 반독점법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와 관련, PGA 측은 "1994년에도 비슷한 일을 겪었지만, 이번에도 무혐의가 날 것으로 확신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유럽을 기반으로 한 DP월드투어도 LIV 시리즈에 출전한 소속 선수들에게 출장 금지 징계를 내렸지만, 최근 징계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에서 법원이 선수들의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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