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나는 편지 / 한용구 목사

◈눈을 위한 기도  마태복음 6장 : 22절~23절 

오래전 일입니다만 잊을 수가 없습니다. 어쩌다 아내와 함께 티브 홈쇼핑을 보게 됐습니다. 직화 냄비, 고기를 넣고 불이 슉슉 들어가는데, 그리고 그 고기를 짤라 먹는데, 환상적이었습니다. 제가 그걸 보고 그만 홀딱 반했어요.
“야, 저거 삽시다. 저거, 기가막히네.”
제가 억지를 부려서 구입을 했어요. 며칠 동안 고기도 구워먹고 고구마도 구워 먹고, 그런데 보기 보다 별 거 아니었어요. 얼마가지 않아 시쿤둥해 버렸지요. 이사하다가 내다 버렸습니다.
“내 눈에 내가 속은 거지요.”
그러니 누구에게 하소연도 못하지요. 그런데 저만 그런 게 아닙니다. 근대 철학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데카르트도 마찬가지였어요. 새벽 어스름에 산책을 좋아했는데, 저 앞에 구렁이가 똬리를 틀고 있더랍니다. 기겁을 해서 지팡이로 사정없이 내려 치고 얼른 자리를 피했어요. 그런데 이튿날 그 시간에 또 구렁이가 있어요. 다시 지팡이로 사정없이 내려치고 지나쳤는데, 이튿날도 또? 자세히 보니까 이건 구렁이가 아니라 밧줄이 엉켜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때, 이 철학자의 입에서 나온 말입니다.
“내 눈이 나를 속였다.”
종종 기억할 것입니다. 내 눈에 내가 속아요. 내 눈에 내가 속지 않기 위해서 이런 기도를 드리면 얼마나 좋을까요?
“내게 눈의 분별력을 주셔서 내게 유익한 것만을 골라서 보게 하소서.”
지금은 눈을 뺏기는 시대입니다. 영적으로 보면 사탄은 믿는 이들의 눈을 호시탐탐 노리는 시대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단들도 극성을 부리고 있습니다. 그러니 분별력없이 아무 동영상이나 보면 내 영혼을 망칠 수도 있는 것이지요. 정말 조심할 일입니다. 그러니 아무 거나 보면 큰 일이지요. 내가 보는 그것이 나를 결정한다는 사실을 인식한다면 내게 유익한 것을 골라서 보는 지혜가 너무나 필요한 시대이지요. 또 내 눈을 위해서 이런 기도가 필요하지요.
“보이는 것을 보면서 보이지 않는 것을 읽을 줄 아는 지혜를 갖게 하소서.”
그런데 이게 얼마나 중요한 일일까요? 선지자 사무엘도 보이는 대로 보고 말았지요.
사울왕의 뒤를 이어 이새의 집에서 다음 왕을 찾으라고 하셨을 때, 사무엘은 엘리압을 보고 이 사람이구나 생각했지만 하나님은 단호하게 책망하셨지요.
“사람들은 외모를 보지만 나 여호와는 중심을 보느니라.”
그러니까 하나님을 닮아가는 중요한 일은 보이는 것을 보면서 보이지 않는 마음을 읽을 줄 아는 데 힘쓰는 일일 것입니다. 주님은 사람의 중심을 읽으시니까요. 지난 주일 오후에 삼계탕 100개를 만들어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누어 드렸지요. 여기엔 우리교회의 중심이 담겨져 있는 거지요.
성경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이름이 다윗입니다. 심지어 다윗은 주님의 마음에 맞는 사람이라고까지 성경은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런 다윗도 눈을 잘 관리하지 못해서 평생 칼이 마음을 찌르는 아픔을 경험해야 했습니다. 사울왕의 문제도 다 해결되고 부하들이 너무 충성스러워서 전쟁이 벌어져도 걱정이 없었는데, 그때, 너무 편할 때, 다윗은 낮잠을 자고 일어났다가 목욕하는 여인을 보고 엄청난 죄를 범하지요. 심지어 그 남편 우리아까지 전쟁 깊숙이 들어가게 해서 전사하게 만들었지요. 하나님은 나단 선지를 통해서 엄하게 책망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로 다윗의 평생에 칼이 찌르는 통증을 종종 느껴야 했습니다. 대표적인 일이 맏아들 암논이 어머니가 다른 여동생 디나를 범하는 일이었지요. 다윗은 얼마나 괴로웠을까요? 그런가하면 가장 사랑하던 아들 압살롬이 아버지를 죽이고 왕이 되겠다고 달려 들었으니, 아들을 피하여 도망치면서 다윗은 얼마나 비참했을까요? 이 모든 일들이 눈 때문이었습니다.
다윗도 눈의 분별력이 없었습니다. 내게 유익한 것을 골라 볼 줄 몰랐습니다. 내 눈에 내가 속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평생 칼이 마음을 찌르는 것같은 아픔을 감수해야 한 것이지요. 현대는 우리의 눈을 뺏는 시대임을 늘 인식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기도할 것입니다.
“내 눈을 분별력을 갖고 잘 관리하게 하소서. 내게 유익한 것을 골라서 보게 하소서.”
“믿음의 눈을 열어 주셔서 영적인 세계를 보고 깨달아 알게 하소서.”
우리의 눈을 잘 관리하고 조절해서 허탄한 것에 눈을 뺏기지 말 것입니다. 그리고 좋은 것, 긍정적인 것, 밝은 것을 골라 봄으로 영혼이 늘 환하시기를 소원합니다.

◈사람사는 이야기

▷기분보다 소중한 것은? : 전 세계 사람들이 존경하는 링컨에 관한 일화는 참 많습니다.  그에게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지요. 그의 신앙, 그의 너그러움, 그의 지혜, 그의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유별나니까요. 남북 전쟁이 한창일 때, 맥클렌런 장군은 아주 뛰어난 장군으로 혁혁한 전과를 올리고 있었습니다. 맥클렐런 장군 때문에 남북 전쟁은 링컨 쪽으로 기울고 있었지요. 링컨은 그를 격려하기 위해서 국방부장관을 대동하고 야전 사령부를 방문했습니다.  그러나 장군은 전쟁 터에 가 있어서 한참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링컨은 동행했던 국방부 장관과 함께 몇 시간을 기다렸습니다. 드디어 맥클렐런 장군이 도착했는데,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을 보더니 그냥 2층 자기 방으로 올라가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옷을 갈아 입고 오려나 보다 하고 기다렸는데 나타나지 않습니다. 얼마 뒤 그 부하가 와서 설명합니다.
“장군께서는 너무 피곤해서 지금 뵈올 수가 없답니다. 잠을 주무셔야겠답니다. 그러니 그냥 돌아가시랍니다.”
정말, 기가 막혔습니다. 아니 대통령이 왔는데, 피곤하다고, 돌아가라고? 국방부 장관이 노발대발했습니다. 직속상관이 왔는데? 이런 무례한 사람이 어디 있나? 국방부 장관이 한 마디 했습니다.
“각하, 당장 직위해제 시킵시다. 저런 무례한 놈이 어디 있습니까?”
그러나 링컨은 허허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니오. 반드시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요. 이 전쟁을 이기기 위해서 그가 꼭 필요하오. 이 슬픈 전쟁을 빨리 끝낼 수만 있다면 나는 그의 말 고삐라도 잡아 줄 것이요. 그리고 그의 구두라도 닦아 줄 것이요. 우리 그냥 돌아갑시다.”
링컨이 위대한 것은 너그러움입니다. 기분대로 하지 않고, 기분을 잘 조절하며 관리할 줄 알았던 것이지요. 그리고 그는 기분보다 더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고 그대로 행동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아빠와 엄마의 차이 : 가족이 차를 타고 놀러 가는데 아들이 아빠에게 묻습니다.
“아빠, 자동차 바퀴는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연료가 소모되면 발생하는 열에너지를 기계에너지로 바꾸어 자동차가 움직이는데 필요한 동력을 얻어서 클러치-번속기-추진축-차동기-엑셀축-후차륜 순서로 동력을 전달하여 자동차를 움직이는 거야.”
고개를 갸우뚱하던 아들이 답답했는지 이번엔 엄마에게 물었습니다.
“엄마, 자동차 바퀴는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으응.... 빙글빙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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