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전문인 김정미

    지속되는 인플레이션으로 두 달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경험한 국내 경기는 과열 양상이 조금씩 수그러들고 있는 가운데, 큰 폭의 금리 인상은 부동산 시장에도 많은 영향과 부담을 주고 있다. 30년 고정 모기지율이 지난 4월에 5%를 넘어서더니 6월에는 최고 5.81%를 정점으로 8월 초에는 4.99%으로 주춤한 상태이다. 하지만 이자율이 하락하는 상황에서도 주택의 판매 가격이 상승하고 있어서, 주택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피부로 느끼는 시장 상황은 다가가기에 녹록하지 않다.


    지난 6월의 신규 주택판매는, 인플레이션과 상승한 모기지율의 영향으로 5월과 비교하여 8.1% 하락한 59만 채였으며, 중서부 지역을 제외한 미국 전지역에서 하락세를 보였다. 평균 판매 가격은 5월과 비교하여 9.5% 하락한 $402,400이었지만, 전년 동월 비교 7.4%가 상승한 것으로 NAR이 발표하였다. 주택 구매자들은 대출 비용과 주택 리스팅가격 상승의 이중고에 시달리며 자신들에게 적합한 가격대의 주택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래서 구매자들이 최근 몇 개월 동안에 주택 구매계획을 보류하게 되었고, 이런 추세는 아이러니하게도 인벤토리의 감소 상태에 반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건축업자들의 신규 주택건설이 보조를 맞추지 못하는 것 역시 구매 의지를 약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슬슬 건축업자들이 구매자들의 기호에 답하기 시작하며, 저금리 상태에서 과열된 시장이 현재와 같은 새로운 재정적 환경에서 과열 상태가 식어가면서, 업자들의 이러한 움직임은 구매자들에게 도움을 주며, 특히 규격당 건축용 목재 가격이 $600 이하로 내려가면서 건축에 활기를 더해 줄 전망이다. 


    NAR에 따르면, 기존 주택(Existing home)의 판매 역시 6월에 전국적으로 감소하였는데, 5월에 비하여 5.4%, 그리고 전년 대비 14.2%가 줄어들었다. 지역적으로 보면, 서부 지역이 작년과 비교하여 판매량이 가장 많이 감소하였으며(21.3%), 남부 지역의 경우 중산 주택 가격이 제일 많이 올랐다(16.8%). 6월에 판매 가격은 최고치를 경신하였으며, 중산가격은 $416,000이었고, 1년 전에 비하여 무려 13.4% 나 상승한 상황이었다. 이런 가격의 상승은 단독 주택 뿐만 아니라 타운 하우스와 콘도에서 넓게 이루어졌으며, 결국 이자율과 동반한 주택 가격의 가파른 상승은 잠재 구매자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다. 또한 일년 사이에 모기지 부담액은 51% 늘어난 반면, 중간치 가계 수입은 겨우 4.5% 증가하는데 그쳤다.


    기존과 신규 주택의 인벤토리는 6월말에 1백 26만 유닛이었고, 이 물량은 5월에 비하여 9.6% 증가한 것이며, 또한 전년 대비 2.4% 늘어난 것이다. 첫 주택 구매자는 전체 구매자 중 30%를 차지하였으며, 차압이나 숏세일은 작년과 비슷한 1% 미만으로 나타났다. 현금으로만 거래된 판매량은 전체의 25%에 달하며, 이 수치는 전년 대비 23%보다 높게 나타났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지난 1년간의 추세를 보면 주택 가격의 상승세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지만 상승폭과 속도는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고있다. 이런 전망의 배경에는 고질적으로 주택 시장의 구조를 왜곡하고 있는 인벤토리의 부족 상태가 도사리고 있다. 


    한편 금리의 인상이나 다른 요인들이 작용하여 구매에 대한 수요가 수그러들면 당연하게도 시장에서의 인벤토리 문제는 적어질 것이다. Realto.com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7월 주택의 중간치 리스팅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무려 15.9%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8월 5일에 노동 통계국이 발표한 고용 동향을 살펴보면, 실업률은 2020년 2월 수준을 회복한 3.5%로 나타났다. 이는 고용 상황이 팬데믹 이전 상태로 호전된 것으로, 농업 부문의 종사자를 제외한 고용자수는 52만 8천명이 증가했다. 6월의 39만 8천명보다 크게 늘어났고, 전문가들의 예상치(25만명)의 2배를 넘는 수준이었다. 고용 상황의 호조는 주택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이지만,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주는 임금 인상률은 5.2%로 6월(4.9%)보다도 높아졌다.


    지속되는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고용 상황이 좋게 나오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커졌다. 7월의 고용 상황이 예상을 뛰어넘자 연준은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덜면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지속적인 금리 인상은 불가피해 보인다. 인플레이션의 다른 한 축인 소비자  물가지수는 6월에 9.1%로 41년만에 최대치를 보였으며, 예상되는 7월의 수치는 8.7%로 금리 인상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아무튼 “미국 경제는 견고하다”며 급격한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침체를 피할 수 있다고 주장한 제롬 파월 의장의 입장도 강화될 것으로 보여, 9월 22일에 있을 연준의 새 금리 인상에 대한 내용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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