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 허구연 총재는 지난 6월 뉴욕에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를 만나 KBO리그 정규리그 개막전을 미국에서 치르는 방안을 논의했다. 당시 허 총재는 미국에서 스프링캠프 훈련을 소화한 국내 구단이 교민이 많은 캘리포니아주 MLB 경기장에서 개막전을 치르고 입국하는 내용을 제안했다. 맨프레드 커미셔너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KBO리그 미국 개막전은 조금씩 구체화하고 있다. 허구연 총재는 11일 “KBO리그 미국 개막전은 계속 추진 중”이라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열리는 2023년 3월엔 어렵지만, 2024년 3월엔 가능하다. 3월 셋째 주 주말이 적기라고 본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날짜를 특정한 허 총재는 “K팝 스타들을 초청해 교민과 현지 팬을 모으고, 미국 현지 중계방송을 통해 KBO리그를 홍보할 것”이라며 청사진을 그리기도 했다. 허 총재는 “미국에서 개막전을 치른다면 KBO리그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며 “미국 시장에 진출한 각 구단 모그룹들도 큰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개막전 장소도 수면 위로 올라왔다. 관계자에 따르면, KBO는 최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김하성이 뛰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구단과 접촉했다. 세 구단 모두 KBO리그 개막전 유치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저스는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 샌디에이고는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 에인절스는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을 홈구장으로 쓰고 있다. 다만 넘어야 할 산은 많다. 경기장 대관 문제와 비용 문제가 크다. 경기를 치러야 하는 KBO리그 구단들의 반응도 적극적이진 않다. 한 KBO리그 관계자는 “3월은 선수들이 시범 경기를 앞둔 시점”이라며 “정규시즌 경기를 치르기 위해선 선수들이 몸 상태를 완벽하게 끌어올려야 하는데, 리듬이 깨지면 선수들이 부상 위험에 노출되고 한 시즌을 망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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